1999년 12월 6일 ∼ 1999년 12월 12일 : 제317호

노조속 노조, 시선 엇갈려

전교조 상근직 노조 결성에 긍정·부정 시각

한국노총 직원노조 4년간 협상 한번 없어

‘관료화된 조직을 혁신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갈등과 불신만 키

울 것이다.’ 전교조 상근자노조 결성 소식에 노동계의 엇갈린 반응이

다.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이 안돼 임금·노동조건 등의 격차가 심해졌다

면 노조라는 형태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있지만, 심각한

갈등이 있는 걸로 외부에 비춰져 조직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

전교조 상근직원노조도 물론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서준영

위원장(37·총무부장)은 “바깥에 이상하게 비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노조가 상근자 개인과 조직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

견에 따라 설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노조 안 노조’가 생길 수 있었던 건 지난 10월 합법화 된 뒤 전교

조가 ‘비영리법인’으로 조직형태를 등록한 탓. 애초 전교조 조합원

이었던 전국 16개 지부 상근자 40여명은 초중고 교사만 조합원으로

인정한 합법화 조건 때문에 자격을 상실, 법인 직원으로 바뀌었다.

합법화가 노조 설립의 법적근거를 마련해 주긴 했지만, 상근직원들이

노조 결성 논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결성 선언문에서 “상근노동

자들은 조직에 헌신해왔으나 자신에 대한 전망 부재, 사회 경제적 상

황과의 갈등으로 주저앉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다”고 밝혔듯이,

상근직원을 가장 괴롭힌 건 임금이었다. 전임자(교사)는 학교 호봉체

계대로 교사월급을 그대로 적용받지만, 상근직원들은 수당이 하나도

없어 전임자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

전교조 지도부가 이같은 문제 해결에 소홀했다는 점에서 상근직원노

조 설립이 불가피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노동계의 한 인사는

“전교조가 합법화에 매달려 자기 식구를 챙기는데 실패했다”며

“노조가 전교조 내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조직의 활력을 되찾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근자노조가 전교조 가입대상에서 빠진 교직원과 대학교수,

교육관련 단체 노동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교육산별노조 설립을 앞당

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부영 전교조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창립

대회에서 “상근자노조 결성이 교육산별노조 건설 등 전교조의 발전

에 힘을 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

하지만 상근자노조가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무엇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기동성을 생명으로 해야 할 노조가 내부문제로 발

목이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95년 설립된 한국노총 상근자노조

가 4년동안 단 한번도 단체협상을 하지 않은 사실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배영환 기자 hansae@kngo.net>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