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민중의 건강과 부담은 아랑곳없이 병원은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때까지 부당하게 챙긴 의약품 이익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여전히

약가차액에 미련을 두고 있다. 의료기관이 사회건강을 책임지는 파수꾼으

로 서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와 개혁이 요구된다.

■ 약값 실거래제 삐걱…병원·제약사 뒷거래 성행 ■

의약품 가격의 “거품” 을 빼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시행 중인 의약품 실

거래가 제도가 의료기관의 재계약 기피, 의료기관과 제약업체간 이면 계약

성행 등으로 삐걱대고 있다.

이같이 실거래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종전과 같이 의보재정에 부

담을 안겨 결국 의보료 인상 등 일반인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실거래가 제

도는 의약품의 고시가가 실제 거래가보다 높아 생기는 과도한 약값마진(평

균 24.7%)과 불필요한 투약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 재계약 기피=의료기관과 제약업계간에 의보약값 재계약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제약업계는 의보적용 기준 약가가 지난 1일부터 평균 30.7% 낮

아졌으므로 다시 계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지속적인 약값 차익을 바라는

의료기관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현재 실거래가제 시행 이후 재계약을 마친 의료기관은 부산대병원. 국

립의료원. 원자력병원.강남병원 등 4개 의료기관과 보건소 25곳 정도. 이

들 의료기관은 지난 상반기 납품계약 때 기준약가보다 낮게 계약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상향조정해 재계약키로 했다.

한국제약협회측은 “국.공립 의료기관은 약값이 5% 이상 증감된 경우 계약

금액을 재조정하도록 법률(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규

정돼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 있다” 며 “사립 의료기관도 이번 의보약값 변

경이 국가의 강행규범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재계약에 나서야 한다” 고 말

했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측은 “과거 1백원짜리(고시가)약을 50~60원에 사왔는데

제약업계가 정부의 방침이라며 30% 인하된 70원으로 재계약하려고 해 재계

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 밝혔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실거래가제 도입으로 병.의원의 전체 수입이 15~20%

줄어들 됐다” 고 주장했다.

◇ 이면계약 성행=제약협회 관계자는 “실거래제가 실시된 이후 중소 제약업

체를 중심으로 의료기관과 이면계약을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소염진통제.세파계 항생제 등 생산업체가 많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품목들을 대상으로 이면계약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 이면거래로 의료기관

은 약값 마진을 계속 취할 수 있고 일부 중소 제약업체들은 판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과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사작업에 들

어가 이면계약 거래내역이 밝혀지면 차액을 환수조치하고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중앙일보,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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