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아베 독주의 장기 발판이 마련됐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 이어 크게 뒤처져 일본 보수 정치의 버팀목이었던 양당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공산당은 의석을 3배 가까이 늘리면서 지난 선거에 이어 좌파의 바람을 재확인했다.
NHK의 최종 집계결과에 의하면 14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전체 의석 475석 중 290석을, 연립 공명당은 35석을 각각 얻었다. 이로써 자민당은 단독으로 과반(238석)을 달성한 한편 연립여당 차원에서는 3분의 2(317석)가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은 3석이 줄고, 공명당은 4석이 는 결과다.
민주당은 73석을 확보하며 선거 전 57석에서 16석을 늘렸지만 자민당과 함께 양당제를 지탱해온 과거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유신당은 41석으로 현상을 유지했다.
공산당은 비례 20석에 지역구 1석 등 모두 21석을 얻어 기존 8석에서 3배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공산당이 두자리 수 의석을 내기는 지난 2000년에 이어 14년, 지역구 의석을 확보하기는 1996년 이후 18년 만이다. 한편 차세대당은 기존 19석에서 2석으로 몰락했다. 사민당과 생활당도 각각 2석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52%로 지난 2012년 12월 선거보다 7.3%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 자민당 대안 못됐다...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 반대 후보 완승
자민당의 연승 배경으로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민주당이 대안 세력으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민주당 대표가 15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이 어쨌든 좋다는 목소리가 강했다고 생각하지만 의석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자민당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었음을 시인했다”고 지적했다.
이 언론은 또 “민주당 대표가 14일 밤 <티브이아사히>에 ‘아베노믹스는 앞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지만 대안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고 또 유신당과 선거 공조를 진행하면서 민주당의 존재감은 더욱 희박해져 버렸다”고 평했다.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지지층을 늘린 것 외에도 비례구 의석을 크게 늘리며 무당파층을 확보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아사히신문>의 14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층은 비례구에서 지난 30%에서 40%로 지지율을 늘렸다. 또 20%인 무당파층 가운데 22%가 비례투표에서 자민당에 투표했다.
한편, 오키나와 현민과 함께 주일미군 새기지 반대 투쟁에 나섰던 후보들은 4개 선거구에서 완승했다. 자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한 각 후보는 공산당, 사민당, 생활의당과 무소속 출신이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는 15일 “새 미군기지 반대를 내걸고 오나가 타케시 지사가 10만 표 차이로 압승한 11월 현 지사 선거에 이어 미일 양국 정부에 큰 타격을 주는 역사적 쾌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