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미행,폭행,표적단속... 인간사냥 계속 되고

안와르 위원장 석방과 이주노조 탄압 중단 촉구 결의대회 개최

지난 14일 연행된 서울경인지역이주노동조합(이주노조)의 안와르 위원장의 석방과 이주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19일 오후 3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정문은 오른편에 경찰병력이 막아서 있고 왼편에는 이달 말까지인 국적 포기 기간 내에 접수하려는 ‘손님’들과 이를 촬영하러 온 방송국 카메라들이 북적여 묘한 대조를 이뤘다.

출입국관리소, “잡고 보니 위원장이네”

민주노총과 노동사회단체, 대학생 등 8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사회를 본 김혁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이주노동조합 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표적 단속으로 인해 위원장이 연행되었는데도 출입국에서는 ‘단속하고 보니 위원장이더라’라는 망발을 하고 있다”며 “‘인간사냥’을 하고 있는 저 안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과연 ‘인간’같이 생겼는지 확인해보자”는 말로 표적단속과 강제연행을 규탄했다.

대회사에 나선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감시, 사찰당하고 매를 맞아도 항변을 못하는 것이 이주노동자의 현실”이라며 “노동자들의 투쟁은 피부색이나 언어나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포기한 적 없다, 40만 이주노동자의 조직적 과제인 강제단속 근절 투쟁에 나서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

원춘희 한원CC노동조합 대협부장은 “해외에 있는 우리 노동자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이 외국에서 한국의 이주노동자들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면 이런 짓을 할 수가 있겠냐”며 “잘못된 법을 고치라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라는 내용으로 연대발언을 했다.


“친구들 많이 데려오면 풀어줄께”

우삼열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의 사무국장은 강제단속으로 인해 이 자리에 이주노동자들이 참석치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실태를 폭로했다. 의정부 검사실에서 체불임금을 받고는 그 즉시 수갑 채워져 끌려간 방글라데시 노동자, 친구를 많이 데려오면 풀어주겠다는 말에 18명의 동료를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베트남 노동자 등의 사례를 들어 “오로지 가난을 벗어나보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에 온 선량한 노동자들을 기계처럼 부리고 헌신짝처럼 팽개치다 못해 양심마저 팔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대한민국은 이러고도 국제사회에서 떳떳한가?”는 말로 일침을 놓았다.

한편 집회 중반부터 인근 승용차 안에서 샤킬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집회 현장을 지켜보던 까지만 조합원이 단속의 위험을 무릅쓰고 발언에 나서, 참가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까지만 조합원은 “왜 우리 위원장님을 잡아가냐”고 외친 뒤, 최근 단속반에 쫓겨 달아나다 흉기에 맞아 발뒤꿈치뼈가 쪼개진 로크만 씨를 언급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또 “우리는 물건이 아니고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한국땅에서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해 한국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 말하고, “안와르 위원장 즉각 석방하고 출입국관리소장 내려와라!”, “이주노조 탄압하는 법무부장관 즉각 내려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출입국관리소장과의 면담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이를 막는 경찰과의 마찰로 한시간 가까이 몸싸움을 벌였다.



정원경 이주노조 사무처장은 “출입국관리소에서 이미 안와르 위원장에게 강제퇴거를 명령했다”며, “이렇게 강제출국을 빠르게 추진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긴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등 지난 18일 청주외국인보호소를 찾아 안와르 위원장을 면회한 이들에 따르면, 안와르 위원장은 연행될 당시 팔이 꺾인채 바닥에 얼굴을 대야 했으며 발로 머리를 심하게 밟히는 등 많은 부상을 입은 상태인 데다 한쪽 손에 감각이 사라지고 목을 전혀 움직일수 없어 정밀 진료를 요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주노조는 22일에 명동성당, 24일에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이주노조 탄압 분쇄와 위원장 구출을 위한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