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집단정신질환에 대한 산재 불승인에 항의하며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8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하이텍지회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속한 전원 산재승인을 촉구했다.
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이 조합원 13명 전원에 대해 산재 불승인 결정을 내린 후 하이텍지회와 공대위는 노숙농성, 결의대회, 문화제 등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산재 승인을 요청해 온 바 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측은 이를 전면 거부하며 면담시 폭언과 폭행, 수시로 농성장 철거 위협을 해오다 급기야 공대위가 단식에 돌입하는 8월 17일에는 경찰 병력을 동원하여 김혜진 지회장을 비롯한 4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이어 22일에는 17일 서울남부지법이 근로복지공단이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 김혜진 하이텍지회장 등 8명을 상대로 낸 '영정사진및비닐텐트철거등가처분' 신청에 '철거' 결정을 내린 결정문이 송달되기도 했다.
"공단 비판 한번당 20만원 내라"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면 방용석 이사장의 영정사진과 비닐텐트(농성장) 2동을 즉각 철거해야 하며 △공단 의사에 반해 건물에 진입하는 행위 △건물에 계란, 페인트, 오물을 투척하는 행위 △페인트, 스프레이 등으로 칠을 해 놓거나 구호를 적어놓는 행위 △공단에 대해 "노동자탄압·비리의 선봉장", "노동자를 탄압하는 기관", "산재노동자를 다 죽인다", "방용석을 때려잡자", "복지공단을 박살내자"는 내용의 △확성기 방송 △구호제창 △유인물 기재·배포 △피켓·벽보·현수막 게시 금지 등 구체적인 사항이 적시돼 있으며 이를 어기면 1회당 20만원을 공단에 지급해야 한다.
공대위 관계자 이민정 씨는 "농성장은 이미 철거된 상태고 공단측이 '영정사진'이라며 부득불 요청한 방용석 이사장 현수막도 이미 철거했으므로 가처분 결정 집행은 모두 끝난 상황"이라며 "다만 (표현에 대한 금지 처분 때문에)대표자 8명이 직접 나서서 선동하거나 연설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하이텍지회는 8월 25일 조합원 13명 전원이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에 심사청구(행정기관에 대하여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에 대한 심사를 구하는 행정소송 절차)를 접수하기에 이르렀다.
심사청구 신청과 관련 '노무법인 참터'의 유성규 노무사는 △특진을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심리 △철저한 현장조사 및 검증 △명확한 사실관계 확정 이후 자문의사협의회 개최와 피재자 주치의 또는 공대위 추천 전문의의 참여 보장 △공정한 심사장의 임명과 운영 △신속하고 공정한 처리 등을 근로복지공단 측에 요청했다.
재조사, 재심의 가능했었다
또한 행정절차법 제25조("처분에 명백한 잘못이 있는 때는 지체 없이 정정하고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한다")와 근로복지공단 요양업무처리규정 제23조("요양결정의 취소는 요양결정을 행한 지사장이 하되 관련 지사장에게 이를 통보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를 들어 재조사의 법적 근거가 있음을 주장했다. 유성규 노무사는 "이미 피재자들이 재심의 재조사를 포기하고 심사청구를 제기하긴 했지만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공단의 태도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했다는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김혜진 하이텍지회장을 비롯한 공대위 소속 활동가 4명이 무기한 단식 14일차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지단식과 릴레이단식에 참가하고 있는 노조와 단체의 활동가 수도 73명, 총 단식일수는 152일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