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30일차를 맞아 여의도 국회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국회로 향하던 산업인력관리공단 비정규직노조(산비노조) 조합원 전원이 연행됐다.
22일 오후 4시 여의도 구 한나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산비노조는 추운 날씨에도 두 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순조롭게 진행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파업 투쟁 동안의 투쟁 영상물을 관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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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앞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는 임세병 산비노조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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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대회가 끝나자 조합원들이 빠른 속도로 쇠사슬을 몸에 감고 있다. |
결의대회 말미인 오후 6시경, 두 명의 조합원이 삭발식을 진행하자 90여 명의 조합원들 사이로 작은 상자가 배포되고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삭발식을 마치고 전원이 일어나 파업가를 부르는 동안 임세병 위원장이 돌연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우리 모두 국회에 가서 죽자!"고 외쳤다.
이 발언을 신호로 조합원 전원이 상자에서 쇠사슬과 밧줄을 꺼내 몸에 감기 시작했다. 산비노조 조합원들은 서로의 몸을 쇠사슬과 밧줄로 얽고 순식간에 두 무리가 되어 국회 방향으로 진격을 시도했다.
조합원들이 누구 할 것 없이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 방향으로 나서자 순식간에 경찰들에 의해 에워싸여졌고 몸싸움 끝에 두 무리의 조합원들은 한 곳에 몰려 포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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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로 향하려던 조합원들을 경찰들이 막아서며 위협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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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진입 시도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자 자리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는 조합원들 |
쇠사슬과 밧줄에 의해 '한 몸'이 된 조합원들은 아스팔트 바닥 위에 누웠고, 누운 채로 구호를 외치고 투쟁가를 부르며 20여 분간 농성을 벌였다. 전원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조합원들의 몸과 머리에 바짝 밀착해 있던 둥근 방패 바리케이드에 이내 작은 틈이 생기고 전경 버스가 그곳에 입구를 댔다.
조합원들은 격렬히 저항했으나 폭력적으로 한 사람씩 끌어내 연행하는 경찰에 대항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쇠사슬과 밧줄로 인해 몸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경찰들은 막무가내로 줄을 잡아당기고 쇠사슬을 절단하면서 연행을 시도, 한 시간여 만에 전 조합원이 사지가 들린 채 연행됐다.
민주노총의 비정규권리입법 쟁취 농성 첫날 저녁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맞은 편에 대기하고 있던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금속노조 등의 노동자들이 달려와 전경 버스를 가로막고 대치하기도 했으나 이내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연행 과정에서 머리가 찢긴 조합원을 비롯, 4명의 부상자는 한강성심병원과 영등포병원으로 후송되었으며 연행된 81명의 조합원들은 성동, 강서, 구로경찰서 등에 분산 수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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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조합원 몸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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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줄을 절단하겠다며 대형 펜치를 조합원들 사이로 밀어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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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방패에 찍혀 머리가 찢긴 조합원이 피를 흘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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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행과정에 여경을 동원하지 않은 경찰은 여성조합원을 끌어내는 과정에 조합원들이 격렬히 항의하자 내팽개친 채 한동안 방치해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