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FTA 비준안 소리소문 없이 국회 통과

개성공단, 북한의 세계 시장 편입 관문 역할도

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과 싱가포르간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소리 소문없이 통과됐다. 이번에 통과된 한-싱FTA는 2004년 8월 4일 양국이 정식 서명하고, 지난 8월 24일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한-싱가포르 FTA는 양국간 상품분야의 관세철폐와 함께 서비스,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무역확대 및 원활화 방안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이다.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양국간 무역, 투자 확대와 우리 기업의 동남아 진출기반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비준안을 통과한 주요 내용은 한국은 품목수 기준 91.6%(10,315개 품목)에 대하여 최장 10년내 관세를 철폐하고, 싱가포르는 발효즉시 모든 품목에 대하여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 동경과 함께 세계 4대 금융시장으로, 이번 FTA 체결로 외국자본의 이동이 더 용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싱가포르는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이미 거의 모든 품목에 걸쳐 무관세화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로 대 싱가포르 수출이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외교통상부가 아셈 및 기타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주력하고 있는 '개성공단 특구'의 동일 특혜 관세 부여 항목은 사실 한-싱FTA 에서 최초 합의, 명분화 된 부분이다. 외교통상부는 "동 FTA에서는 개성공단 등 북한 경제특구 생산제품에 대하여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에 부여하는 것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하여, 향후 개성공단 등에서 생산된 제품의 해외판로 확보를 위한 중요한 선례를 마련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종회 자유무역협정WTO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는 "개성공단 동일 관세 부여에 대해 정부는 통일로 가는 초석이라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남한이 북한의 싼 노동력으로 경쟁력을 얻고, 북한은 개성 특구를 통해 체제 안정적 요건을 확보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북한이 세계시장에 편입(일부)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남한의 노-자간의 모순이 이전되는 공간으로의 특구가 될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종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계속적을 개성공단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통일 담론'을 앞세워 남한 노동자의 반발을 우회해서 개성에서 생산된 물건을 가지고 자유무역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는 또한 남한 노동자에게 구조조정을 강제하게 하는 하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측면에서 "정부가 이를 남북간의 경제협력 통일로 가는 초석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통상정책에서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회 대표는 "정부는 한-싱이나 한-아세안 협상에서 개성생산물 정책은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농업에 관련한 주장은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농민들이 통일, 민족 농업 얘기하면서 남한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북한과 공유하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농업부분에서는 유독 북한을 제외시키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정부가 주장하는 개성공단 생산물이 통일 초석이 된다라는 주장은 노동자 농민의 주장에 대한 허구적 자기 미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국회로부터 비준동의서를 접수하는 대로 동 협정의 발효를 위한 국내법령을 정비하고, 발효일자는 싱가포르 정부와 협의하여 결정하므로 내년 1/4 분기내 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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