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상·이해관, 민주노총 앞 무기한 농성 돌입

"노동조합의 민주적 기풍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지난 22일 KT노동조합에 의해 조합원 자격을 박탈당하고 해고자 구제기금 지급이 중단된 유덕상 KT노조 전 위원장과 이해관 전 부위원장이 '해고 조합원 제명 철회'와 'KT노조 부정선거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28일부터 민주노총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동시에 유덕상 전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28일부터 두 KT 해고자가 민주노총 앞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유덕상 전 위원장은 농성에 들어가기 전날 가진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조준호 위원장이 이 농성에 대해 자칫 정파 문제로 비화될까 적잖이 부담스러워하는 듯 했다"고 전했다. 조준호 위원장의 주선으로 28일 오전에 만난 지재식 KT노조 위원장은 단식 농성을 만류하며 "정 하려거든 KT본사 앞에서 하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유덕상 전 위원장과 이해관 전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동조합의 민주적 기풍을 되살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지속할 뜻임을 밝혔다. 다음은 두 해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단식 농성 장소로 민주노총 앞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유덕상 해고자 문제는 노사간의 문제임에도 사측은 내부 노노갈등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해에 맞게 노조를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기도들이 KT 뿐만 아니라 확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단순히 KT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의식을 협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노동자들에게 이 문제를 보다 많이 알려야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 전선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해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민주노총 선거였던 만큼, 있을수 없는 보복행위라는 생각이다. 잘못이 우리 쪽에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잘잘못 여부를 떠나서 이런식의 제명 조치는 있을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이번 일에 민주노총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조준호 위원장에게 이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간다면 공공부문 해고자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민주노조의 정체성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관련해서 이번 농성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유덕상 이번 일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무너지고 내부 민주주의, 형식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민주주의가 실종됐음을 보여준다. 조합원을 제명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쥐고 흔들수 있기 때문이다. KT노조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노동조합에서 자주성과 민주성이 실종돼 가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바로 세우고 민주적 기풍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중들에게도 아래로부터의 혁신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이해관 우리가 해고 조합원의 원상 회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예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기풍'의 문제다. 노조가 아무리 무너졌기로서니 이번 건도 해결하지 못하면 혁신은 요원하다. 때문에 이번 일이 민주노총 혁신의 작은 잣대가 아닐까 한다. 면면히 이어온 민주노조운동의 힘과 저력을 믿는다.

  '해고 조합원 제명 철회'와 'KT노조 부정선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KT노조 이해관 전 부위원장과 유덕상 전 위원장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주변의 분위기는 어떤가

유덕상 소식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는 말을 제일 처음으로 한다. 대부분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이해관 주변에서 관심은 굉장히 많은데 운동의 역학상 민감한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농성으로 조준호 위원장을 어렵게 만든다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정파 갈등으로 왜곡해 볼 수 있는 모습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번 제명 사태에)노동조합 활동가들도 그렇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오히려 더 큰 쇼크를 받은 것 같다.

규율위원회에 제소돼 있는 KT노조 부정선거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유덕상 작년 11월 7일에 KT노조 부정선거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한 이래 규율위원회가 구성되어 다루기로 했지만 4개월 이상 정체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사태가 여기까지 왔다. KT노조의 노사 담합 부정선거의 증거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인된 바 있다. 많은 사업장에서 사측의 입맛에 맞게 노조가 재편되고 민주노총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난 황우석 사태 때, 소속 학교인 서울대가 대중의 비난을 면한 것은 황우석을 신속히 직위해제하고 진상 조사에 들어가는 등 빠른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민주노총 규율위원회가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의 비리로 인해 구성된 기구인 만큼 이렇게 오래 직무유기 상태인 것은 문제가 있다.

이해관 수원지법에서 복사해 간 투표용지 등의 자료는 증거로써 보존되고 있다. 조만간 법원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소송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법원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태그

KT , KT노조 , 부정선거 , 지재식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인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투쟁을 지지하지만...

    이 투쟁이 민주노총 선거로 인한 것임은 일면맞다. 그리고 이 동지들이 해고조합원의 자격까지 박탈당하는 것은 도저히 있어서는 않될 일이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이번에 아주 태연하게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투쟁할 장소를 사측앞이나 노조쪽에 잡아야지 민주노총에 잡아서 될까? 민주노총 선거와 관련한 직접적 계기가 있지만, 조준호가 이번 사태에 기여한 바가 있고 나쁜 놈이 맞지만,보다 핵심적인 이유는 사측의 노무관리에 포섭된 노조의 현 실상이지 않는가!!
    투쟁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대조합원을 향해 대 사측을 향해 KT가 왜 무슨 연유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조합원들을 향해 자신들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돌아보도록 하게해야 하지 않는가?? 근원적인 문제, 근거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은 허깨비일 뿐이다. 보다 용이하게 공론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은 존재할 지 모르나 그것의 결론은 근거지를 근본적으로 바꿔내지 못하는 한계에 대해 원인을 찾을 뿐이다.
    힘들더라도 현장에서 투쟁하라! 좀더 공세적이고 열정적으로 지금까지 사실상 어용노조하에서 해고자 신분 오래 했다고 오히려 생각하고 어용노조를 내부에서부터 바꿔낼 수 있는 고민을 하라!

  • 아줌마

    투쟁타겟을 엉뚱하게 잡고 대영빌딩 앞에서 농성하던 LG아줌마와 아무런 차별성이 없다.

    알만한 사람이 왜 안그래도 어려운 노동운동에 똥칠을 하나??

    답답하다.

  • 어용타도

    저는 이번 케티의 제명조처는 단순히 지난 민주노총 선거가
    원인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이미 해고동지에 대한 제명 얘기는 제가 듣기로도 지난해에도 있었습니다.
    현노조의 어용과 비민주성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어용성에대한 실상이 확대되니 아마도 이에 대한 대책으로 두 동지를 영구제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본과의 싸움 힘든일인데 노노 갈등이라니...
    전 단순히 노노 갈등이 아닌 어용과 민주노조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기회에 확실히 민주정과 방향성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두 동지 힘내세요!! 아자아자아자!!!

  • 개과천선

    많이 받아 먹고 다니니 얼굴 좋구만
    죽어바라

  • 노동자

    자본가도 밉지만 너희도 만만치 않게 밉다. 너희도 노동운동이 어떠니 저떠니 하며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오며 우리에게 증오와 희생을 강요했지만 너희도 권력을 맛을 본 추악한 노동자일 뿐이다
    이기회에 단식하다 죽던지 이 판을 떠나라. 그리고 이런 놈들에게 돈대주는 노조도 반성해야 한다

  • 아니

    시민사회단체 개량이라고 하던 때는 언제고..
    솔직히 연봉 7천이면 정말 귀족아닌가?

  • 본질호도

    본질호도말라 KT노조는 조합원을 협박해서 당선된 어용노조가 아니냐! 그리고 그런 어용노조 옹호하는 현 민주노총 지도부와 민주노총 상당수 대의원들이 똑같은 협잡군이 아니더냐!

    물타기하는 자들 당신들도 똑같은 자들일 뿐이다.

    노조관료 박살내자! 뿌리가 깊은 노조관료 한 번 바람에 흔들리지 조차 않는다. 지속적으로 잘라내고 근절해야 한다.

  • 조합원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해고자동지일동이 보내온 "-----조합원께드리는글"
    이라는것을 보았다 95년도에 오만이넘는 조합원이 있었다 나도 그당시에
    서울의 큰 전화국에서 근무를 했었으니 실감할수 있는 근무여건 이 었다
    지금 3만명정도의 조합원이 있다 우리 지사에도 500명이 넘던 조합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100여명이 조금 넘어 노동의 강도 라는 것이 지나치게
    스트래스를 주고 있다

    나는 그 글을 읽다가 참으로 어이 없는 구절을 보았다 " (중략) 95년 5만
    이 넘는 조합원이 이제 3만을 갓 넘는 숫자가 말해주듯이 그동안 수많은
    조합원들이 회한을 뒤로 한채 구조조정과정에서 우리 곁을 떠나갔읍니다
    (중략) --- 그렇읍니다 해고자 동지들은 그동안 KT노조집행부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왔읍니다 그러나 2만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쓰린 가슴을 안고 눈
    물을 흘리며 회사를 떠나갈때-- (중략) -- 투쟁을 주저하거나 방기하는 집
    행부를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실로 조합원들에 대한 용서 받을수 없
    는 직무유기 일 것입니다 "

    참으로 어이가 없는 대목이다 해고자라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었던가 소위
    " 민동회" 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그동안 행했던 짓들을 모르고 있는가 말
    이다

    참으로 말 잘했다 우리 조합원들이 2만명이라는 숫자가 나가게 된

    첫번째 원인을 생각해보자

    유덕상 전위원장이 집행부를 꾸리고 있던 지난 5대때를 상기해보자
    전국의 조합원들이 집행부를 어떻게 지원했던가 나도 그때 성금으로 그
    당시에 거금이라고 할수 있는 50만원을 냈었다 아마도 우리 모두 그러 했
    을 것이다 잦은 투쟁에도 여의도 ,보라매 ,서울 시내를 누비며 집행부의
    뜻에 따라서 안 다닌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지지했던 집행부에서
    우리에게 준것이 무었인가 그렇게 지지했고 지원했던 지금의 유덕상,이해
    관,양한웅 등 5대 집행부를 끌고 갔던 사람들이 진정 한통조합원들을
    생각 했더라면 우릴 용공세력으로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고 구조조정의 시
    작의 장을 만들지 않았을 것 이다

    두번째 원인을 생각해보자

    95년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그때의 기억을 잃어 버렸나보다 전국의 조합원
    들이 모아준 성금으로 파업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당신들이 과연 그 이
    후의 집행부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그 당시 중앙에 있던 간부중 한사
    람이 얘기한 것을 기억 할수 있다 그 당시 조합원들의 성금과 집행부에서
    가지고 있던 돈이 100억이 넘었다고 한다 조합비가 70억이 넘었었고 전국
    의 조합원들이 피와 살을 애리며 보내준 성금이 30억이 넘었었다고 들은
    기억을 살려 보았다 그 많은 돈들이 어디로 갔는가 고려대에서 서울대에서
    명동에서 부산에서 유덕상 전위원장이 조합원들의 바램을 무시하고 조합원
    들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려버리고 관과 짜고 백기를 들고 항복하였을 때
    부터 우리 조합원들이 사랑하는 일터에서 쫓겨나기 시작한거다

    그런데 100억을 넘게 꿀꺽하고도 10년동안 해고자기금에서 세금 한푼 안때
    고 받아 왔던 해고자들이 당신들 스스로 6대,7대,8대,현재 9대 집행부 까
    지 비판만하고 발목울 잡았다고 스스로 밝혀 놓았으면서,내옆의 사랑하는
    동료들이 회사를 떠난것이 다른 사람들 탓이라고 할수 있는가

    웃기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런 사람이 지금 단식투쟁이라고 하고 있다
    무엇을 위한 단식 투쟁인가 정권과 자본에 대하여한다지만 궁극적으로는
    돈 끊지 말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노동조합에서 뼈가 굵은 분들이 " 반 민주적제명조치"라고 얘기하
    는데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노동조합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에
    서 결정한 사항을 반민주적이라 하면 어떤것이 민주적이란 것인가
    95년도에 정부와 관과 짜고 스스로 항복하여 조합원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행위가 아님 계속해서 집행부를 비판하며 발목을 잡는 행위가 아님
    자신이 속해있는 집행부를 꺼꾸러 트리고 상관없는 타사업장의 조합원들
    을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그런 행위가 민주적인 행위란 말인가

    전국의 조합원님들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사람들을 비호하여야 합니까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사람들한테 우리의 혈세인 조합비를 줘야 합니까

    생각해봅시다 조합원아니 내 옆에 있는 직장 동료들께 물어보고 싶군요

    언제까지 이런 사람들이 좌지우지 하는 꼴을 보고 싶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