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장 상공을 비행하며 위협하고 있는 경찰 헬리콥터 |
▲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노동자 1차 총궐기대회'가 27일 오후 4시에 열렸다. 당초 이날 대회는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봉쇄로 공장 정문으로부터 6km가량 떨어진 진입로에서 개최됐다.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등 타 지역에서 연대를 위해 참석한 2천여 명의 노동자들 사이에는 오후 4시경 본대회가 시작되면서부터 '아름다운 순천'이라는 피켓을 들고 대회장 주변에 늘어서 있던 정체불명의 '순천시민 참관단'을 내쫓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 결의대회 중간에 경찰 병력이 뒤쪽에서 포위해 산발적인 마찰을 빚었다. |
▲ 하이스코 공장 진입로에 붙어있는 순천경찰서의 집회 금지 플래카드 |
주최측인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에서도 기자들에게 일일히 '협조' 표시가 되어 있는 보도증을 발급하는 등 경찰의 도발을 거듭 경고했으나, 보도증을 지참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과 전의경 부모들과 실랑이가 벌어진 장면을 몰래 촬영하던 경찰 측 사람이 적발돼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희성 광주전남본부장은 "오늘 1차 총궐기에서 해결돼지 않는다면 2차, 3차로 해결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남다른 결의'를 주문했다.
구속된 박정훈 지회장을 대신해 지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종안 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며 그만두는 것이 어떠냐고 조합원들에게 물으면, '정몽구는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며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우리 지회의 생일인 6월 13일 이전에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발표했다.
오후 6시경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실천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일어섰을 때는 이미 뒤편에도 수천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어 오도가도 못하게 된 상황이었으며 산발적인 마찰을 빚고 있었다.
▲ 현대자본과 현대하이스코, 정몽구 회장의 이름이 씌여진 천을 불태우는 상징식 |
▲ 경찰이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컨테이너 박스 주변에서 경찰이 배치돼 있다. |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앞편의 경찰들과 대치를 시작했지만, 진입로에 경찰이 세워놓은 컨테이너는 여느 때처럼 노동자들이 밧줄을 엮어 넘어뜨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선지 면적이 넓고 용접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었으며 쇠말뚝을 곳곳에 박아놓아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다.
컨테이너 사이로 노동자들이 진입을 시도하자 오후 7시부터 경찰로부터 물대포와 소화기가 발사되기 시작해 격렬히 대치하며 많은 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보건의료노조 순천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부상자 응급처치에 나섰고, 경찰이 던진 돌에 안면이 찢어진 노동자들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 결의대회가 끝나자 경찰들이 진압 준비를 하고 있다. |
▲ 대치한지 한 시간여 만에 물대포와 소화기를 쏘아대고 있는 경찰 |
약 한 시간 가량 대치 후 12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참가자들이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연좌했으나 경찰은 진입로를 막은 채 해산 경고방송을 거듭했다. 수 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하던 참가자들은 오후 9시경 대표자회의를 통해 다음 투쟁을 기약하고 오후 10시경에 해산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노동절인 5월 1일 오후 3시에 순천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서 2차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