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이귀남 대검찰청 공안부장은 긴급브리핑을 갖고 “5일 군이 설치한 철조망을 훼손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해 불법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100 명 중 방호장비 없이 경비하던 군인들을 폭행하고, 충돌을 의도적으로 야기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속자는 1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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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남 공안부장은 “방호장비 없이 경비하던 군인”이 경비업무만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았다. 기자가 본 평택 대추리 논에 있었던 군인은 전투경찰의 완전무장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군인들은 곤봉은 물론이며 나무를 그대로 잘라 만든 듯한 나무작대기에 청테이프를 감아 들고 있었으며 판자로 만든 방패를 들고 있었다.
개인 보호장구? 살인무기!
군인들은 시설을 경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방망이와 방패로 중무장을 하고 민간인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은 ‘개인 보호장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군인들의 손에 들려진 ‘무기’는 민간인들에게는 살인 위협을 받을 정도의 공포였다. 군인들은 철조망을 걷어내기 위해 논으로 향한 ‘비무장’의 민간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방망이를 휘두르며 순식간에 내리치게 시작했다. 군사작전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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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남 공안부장은 “충돌을 의도적으로 야기한 사람”이라 말했다. 그러나 폭력을 의도적으로 야기한 사람은 군인이었다. 군인들은 전투경찰과 같은 모습으로 민간인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방패를 휘두르면서 뛰어 갔다. 민간인들은 그저 논밭을 뛰어다닐 뿐이었다. 논밭을 뛰어다니다가 군인에게 잡힌 사람들은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군화발로 짓밟혔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군인들은 기자를 밀어내며 폭력을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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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쫓아 뛰어가고 있다. |
군인들, 민간인 둘러싸고 군화발로 밟고 포박하고
5일, 대추리 논은 실로 아비규환이었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헌병들은 민간인들을 방망이로 제압했으며 군인들은 빨래줄로 민간인들의 손발을 묶기 시작했다. 기자가 사진에서 봤던 518혁명 당시 진압군의 모습 그대로 였다. 기자는 장교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어떤 근거로 군인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민간인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수없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대답을 회피하면 다행이었다. 경찰과 군인은 기자증을 패용하고 있는 기자에게도 방패를 휘두르는 것은 물론이며 심지어 폭력적으로 연행을 자행했다. 이는 명백하게 취재방해 행위이며 언론탄압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숨기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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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은 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들고 무기로 사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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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은 나무작대기로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폭력을 자행했다. |
군화발에 짓밟힌 평화의 함성
대추리 들녘을 지나가며 만난 주민들은 분노에 차서 철조망을 걷어내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미 논에 볍씨를 다 뿌려놓았다”며 “내 땅에서 농사짓고 살겠다는데 왜 이걸 막느냐”고 분노를 담아 생각을 전했다. 기자는 국방부에서 보상금을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조심스럽게 주민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돈 필요 없다. 그냥 이곳에서 살다가 죽게 해 달라”
세상에 알려져야 할 주민들의 목소리, 그리고 대추리에 평화를,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고자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이렇게 짓밟히고 있었던 것이다. 군의 민간인에 대한 폭력은 앞으로도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