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3일 오전 11시에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매일 낮 12시부터 '지역건설노조의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대검찰청 앞에서 벌인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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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병규 인천지역건설노조 조합원은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던 건설노동자들이 '우리도 노조를 만들어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20년 가까이 노동조합 활동을 해 왔고, 긴 터널 끝에 건설 현장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지만, 정부는 ILO의 시정 권고조차 '내정간섭'으로 치부하고 있다"면서 "수십 명, 수백 명을 잡아가두고 탄압한다 해도 우리 싸움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문대 변호사는 "검찰 수사의 부당성은 법리적으로 봤을때 명확하다"며 "단체협약 체결이 '공갈협박'이라면 지금 검찰이 하고 있는 수사도 공갈협박이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현장의 수많은 모순을 검찰이 모를리 없을 텐데도, 산적한 문제를 수사하려는 생각은 않고 오히려 문제제기한 집단을 없애려 노조에 칼을 들이대는 것은 건설노동자들의 조직과 단결을 두려워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규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김세균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오민규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기획국장 등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은 지역건설노조의 정당한 활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ILO권고안을 이행할 것 △구속된 노조간부를 석방하고 수배조치를 해제할 것 △정부는 다단계하도급을 철폐하고 원청사용자성을 인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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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릴레이 1인시위에 나선 양규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
"더 많이 모여 물길을 터 주세요"
고공농성 중인 허근영 남양주지회장 부인 이기원 씨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림픽대교 위에서 14일째 고공농성 중인 허근영 경기도건설산업노조 남양주지회장의 부인 이기원 씨도 참석했다. 이기원 씨는 "남편은 그전부터 늘 바빠 한 달이 넘게 집을 비우는 일도 잦았지만 이제는 '금품갈취범'이 되어 14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우리 남편이 금품갈취범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기원 씨는 "남편이 고공농성하러 가면서 남긴 것은 수첩 속에 끼워진 빈 통장 2개였다"며 "한 달에 60만 원, 그것도 지난 두 달째 안가져왔던 남편이 고공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도 했다.
고공농성자들에게 물품을 올려주는 것에 까다롭게 굴고 있는 경찰은 어제인 12일에야 처음으로 긴 소매의 옷을 전달하도록 허락했다고 한다. 이기원 씨는 그것도 공중파 방송에서 취재 도중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남편의 고공농성으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에 대한 현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되면 어떤 일에도 물길이 트인다고 해요. 이 싸움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곧 물길이 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