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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하이닉스 사태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우택 도지사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라"
"하이닉스 매그나칩은 불법파견 인정하고 부당해고 노동자 원직복직 실시하라"
"노동조합 설립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공장에서 쫓겨날만큼 무리한 요구입니까"
"충북도민 여러분 해고노동자들이 정든 일터로 돌아가도록 도와주세요"
14일 오후 2시 30분경, 옛 충북경찰청 건물인 충북도청 서관 옥상에서 10개의 대형 플래카드가 일제히 내려졌다. 플래카드를 내린 이들은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노조 조합원 십 수명이며,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안에서 잠그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이 옥상을 기습 점거한 후, 당황한 충북도청 공무원들이 플래카드를 창문 안쪽에서 잡아당기다가 도청 앞마당에 모인 조합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건물 앞에 모인 30여 명의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충북지역 노동자들은 약식 집회를 갖고 하이닉스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취임하면서 "하이닉스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이닉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우택 도지사와 면담을 하면 '노력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정작 사태는 방관하고 있다"면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길에서 지내고, 면담이나 집회, 투쟁을 얼마나 더 많이 해야 돌아갈 수 있단 말이냐"며 분노했다.
오병웅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정우택 도지사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 있다. 도지사와의 면담에서 하이닉스 사측과 직접 대화할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바 있는데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도지사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병웅 부지회장은 "우리가 옥상에서 플래카드를 내리고 집회를 열고 하는 것을 귀찮아 하지만 말고 빨리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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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은 "정우택 도지사가 취임 후 처음 한 일이 하이닉스 사내하청노조 농성장을 방문해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일이다"라며 "정우택 도지사는 그 후로도 '노사분쟁이 없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다니면서, 1년 8개월이 넘게 목숨걸고 투쟁하고 있는 하이닉스 하청노동자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 본부장은 "정우택 도지사가 과연 도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면, 지역내 노사평화 실현을 원한다면 가장 최우선적으로 하이닉스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청 측은 조합원들이 옥상에 올라간 서관의 출입을 통제하고 건물 안에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5시 30분경에는 소방차가 출동해 옥상을 향한 사다리를 놓으려다, 건물 아래쪽에 있던 30여 명의 조합원들이 소방차 밑에 드러누으며 완강히 저항하고 옥상에 있는 조합원들도 뛰어내리겠다고 하자 일단 포기했다.
옥상에 올라간 조합원들은 하이닉스 사측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절대 내려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건물 뒤편 소방차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함께 노숙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