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비정규직 전원 해고하고 용역전환

뉴코아노조, 노동쟁의 조정 신청하고 투쟁 본격화

비정규직 대량학살 시작

이랜드 계열 뉴코아가 지난 주 비정규직(킴스클럽 계산원)을 전원 해고하고 오는 9일부로 용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전비연)에 따르면 뉴코아 강남점에서는 점장이 직접 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으며, “9월 이후에는 책임질 수 없다”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비연은 이 상황을 ‘대량학살’이라 표현했다.

뉴코아는 오는 7월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앞두고 축산, 수산과 일부 영업담당 비정규직 90여 명과 계산직 380여 명에게 계약해지와 재계약 의사 없음을 통보한 상태였으며, 이를 위해 작년 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계약기간을 강제적으로 단축해 현재는 계약기간을 ‘1개월’로 단축시킨 상황이었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계약해지를 할 수 있게 계약기간을 ‘0개월’로 표시하기도 했다.

고용 유연화에 인건비 줄이고, 차별시정도 피해가고

[출처: 뉴코아노동조합]

이렇게 이미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해고와 외주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뉴코아는 예상보다 2개월 빠르게 이를 시행에 옮긴 것이다.

이에 대해 전비연은 “경총, 대한상의, 한국노동연구원 등이 사용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정규직 고용형태는 용역·하청·도급 등 간접고용이었으며, 그 주요한 이유는 ‘고용 조정이 용이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라며 “뉴코아 측은 인건비도 깎고 고용도 유연화하고 차별시정을 안 해도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코아의 이번 조치는 직군 자체를 모두 외주용역화하면서 비정규직법에서 ‘차별시정’의 근거가 되는 동일노동의 개념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경총에서 출판한 ‘비정규직 법률 및 인력관리 체크포인트’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하여 운영되는 기업의 작업환경을 직무와 일의 역할 등에 따라 구분하고 근로자를 각각 분리하여 배치, 운영하도록 한다”라며 “차별은 비교대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차별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전비연은 뉴코아 이번 조치에 대해 “단지 비정규직을 내쫓겠다는 것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몰아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코아는 계산원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전혀 생소한 업무로 배치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비연은 “비정규직법이 종국적으로 공격하려는 목표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전비연은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비정규직 스스로의 단결이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이라고 밝혔다. 뉴코아노조는 지난 4일부로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는 등 투쟁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뉴코아노조는 “정규직의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고, 비정규직은 용역회사로 넘어가거나 계약해지 될 위기에 직면했다”라며 “회사는 아무런 부담 없이 모든 구조조정의 수순을 계획대로 밟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