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이 오지 않기를 바랬다”
TV 카메라 앞에서 RCTV의 앵커와 스태프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았다. 앵커 에일라 아드리안은 “우리는 불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밤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며 차베스 정부를 비난했다.
▲ 전경들을 공격하고 있는 RCTV 지지자들 [출처: Aporrea] |
RCTV가 계약갱신을 거부당하자, 미디어 재벌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언론과 국제 사회는 일제히 이 책임을 차베스 정부에게 돌렸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RCTV의 계약갱신 거부에 대해 세계 언론은 "표현의 자유가 가로막혔다"며 비난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미 상원은 계약 마지막 날에 앞서 25일 “생각과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26일부터 RCTV를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며,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 동안 RCTV는 차베스에 대한 반동 쿠데타를 지지하는 등 베네수엘라의 혁명을 거꾸로 돌리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미디어에 대한 미국개입도 폭로돼
베네수엘라의 미디어에 미국이 개입한 증거도 폭로되었다.
25일 있었던 베네수엘라계 미국 변호사 에바 골링어는 카라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국제 비스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베네수엘라 언론인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2001년에서 2005년까지 훈련시켜 왔다고 폭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RCTV에서 일하고 있는 미구엘 앙헬 로드리게스도 참가했으며, 참가 대가로 6000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디어 독점재벌이 간 자리에
사회적 공영방송이 방송시작
RCTV화면이 사라진 지 몇 분 만에 ‘사회적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TVes가 방송을 시작했다. TVes는 국가연주를 시작해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수도 카라카스 시내 모렐로스 광장에 집결할 것을 호소했다.
모렐로스 광장에서는 RCTV를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이미 집결해 있는 상황이었다. 차베스 지지자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TVes의 출범을 축하하는 환호성을 질렀다.
▲ RCTV폐쇄를 지지하는 시위 [출처: Noticiero Digital] |
“우리는 쿠데타를 지지했던 방송의 허가권을 갱신하지 않은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 그리고 새로운 채널인 TVes를 통해 새로운 의사소통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결정도 지지한다”며 한 시위대가 기쁨을 표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다른 시위대는 “나는 오랜 동안 혁명을 지지해왔다. 혁명은 사회에 해악을 입히는 RCTV 같은 것들을 바꿀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와 어른들을 위해 더 나은 국가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의 변화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TVes는 '사회적 공영방송'을 표방하며, 국영방송과는 달리 정부와는 독립해 독립제작자들의 영상을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