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30일 이석행 위원장과 만나 민중참여경선제(민중경선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10분 만에 논의를 끝냈다.
민주노동당은 중앙위원이 발의한 ‘민중경선제를 위한 임시당대회 소집’ 안건에 대해 민주노총과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며 26일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 일자를 연기한 바 있다. 이날 문성현 대표는 민중경선제 안건 상정을 거부한 최고위원회 결정에 대한 민주노총의 해명 요구에 대해 대화로 풀겠다며, 현장대장정 차 전북 부안에 머무르고 있는 이석행 위원장을 직접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문성현 대표는 민중경선제 도입 주장의 진정성을 살려, 민중경선제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취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대해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며, 향후 중앙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의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논의 현장에 대한 분위기 전달은 제각각이었다.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10분 만에 논의가 끝났으니 분위기야 뻔한 것 아니겠냐. 썰렁하고 서로 소 닭 보듯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이석행 위원장이 문성현 대표에게 ‘바쁘실 텐데 굳이 오시지 않아도 될 것을 오셨냐’고 인사했다”며 당시의 냉랭한 태도를 전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더 이상 할 역할이 없다”며 “민주노동당 중앙위원들이 안건으로 상정한 만큼 중앙위원회에서 다뤄질 문제지만 민중경선제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은 변함없다”는 말을 전했다고 이영희 정치위원장은 말했다.
정연욱 민주노동당 비서실장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만나 싸움질한 것처럼 비춰진 일부 언론 보도는 오해”라며 “문성현 대표와 이석행 위원장은 30여 년간 노동운동을 함께 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날도 중앙위원회 결과가 양 측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맺어질 수 있도록 잘 해보자는 말로 논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영희 정치위원장은 “이석행 위원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제안한 ‘당·노·농·빈·진보연대 5자회담’에 적극 참여한다는 구상”이라며 “이날 문성현 대표에게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영길 의원은 진보대연합 실현을 위해 민주노동당 지지단체인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빈민연합(전빈련), 한국진보연대(준)와의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민중경선제 재논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 개최일은 6월 16일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