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진보대연합 실현 위한 연석회의’ 제안

“대선후보 단일화, 진보통합 신당까지 열어놓겠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 총단결과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석회의를 정치권에 제안했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적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정치세력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석회의를 구성해 정책연합, 선거연합, 진보통합 신당 창당 등 진보대연합 실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선 예비후보 노회찬, 심상정 의원과 김형탁 대변인, 김성진 대선준비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 정종권 서울시당위원장이 참석했다. 권영길 의원은 지방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왼쪽부터 김성진 대외협력위원장, 심상정 의원, 문성현 당 대표, 노회찬 의원,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


“10월말~11월경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 목표”

문성현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진보세력의 통 큰 단결을 통해 신자유주의 정치집단인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사이비 개혁세력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서민들에게 절망과 좌절이 아닌 희망을 주는 대안세력으로 진보세력이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문성현 대표는 “진보세력의 역사적 임무는 한미FTA를 막는 길에 있다”며 “지난 3월 한미FTA 반대 단식농성을 할 때 수많은 정치, 사회, 시민단체 인사들이 찾아 왔다. 국회에서 단식을 전개한 정치인들도 있었다. 한미FTA 협상 반대를 외치며 민중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분들과 함께 이번 대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소한 차이를 인정하고 통 큰 단결만이 진보를 갈망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에게 화답하는 길”이라며 “연합 대상과 방법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겠지만 민주노동당은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진보 기준’은 △신자유주의 반대, 한미FTA 반대(한미FTA 원천무효) △비정규직 차별 철폐(비정규 확산법 전면개정) △615 정신 계승, 한반도 평화통일 실현 △국가보안법 폐지 등 민주주의 심화 발전(제반 반민주악법 개폐) 등이다.

민주노동당은 7~8월에 걸쳐 연석회의 구성과 후보 단일화를 위한 방식을 마련해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인 10월 당 의결기구에서 최종안을 확정하고, 10월말~11월경 진보진영 단일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보대연합’ 주장 속 서로 다른 스펙트럼 존재”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김성진 위원장은 “가능성이 100% 있다고 자신한다”며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열린우리당에 반대하는 계층이 존재하는 만큼 진보 기준을 고려할 때 충분히 성사될 수 있고, 국민들에게 진정한 희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 대상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상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공식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얘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 세력, 단체들과 만나면서 공식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당내 경선 및 후보단일화 시기와 관련해 “당내 경선은 민주노동당의 일정이고 진보대연합은 전체 일정이기 때문에 각각의 일정은 일정대로 가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형탁 대변인도 “후보단일화 룰을 정하고, 룰에 따른 결과를 승복하는 것이 원칙적 입장”이라며 “9월 15일 대선후보 선출 이후 합의된 선출 절차에 따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연합 방식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판별할 수도 있고, 관심 있는 제 정파가 (당이 제시한) 조건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입장 발표를 할 수도 있다”며, 회견장 곁에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이 조건을 받겠다면 홍준표 의원도 받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심상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심상정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참석에 대해 “진보대연합에 대한 원칙적 지지의 뜻을 밝힌 것”이라며 “진보대연합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다른 스펙트럼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영길 의원이 말하는 상층 중심의 진보대연합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진보대연합, 한미FTA 전선 강화가 심상정 캠프의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