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 실현을 위해 당 지지단체들과 ‘5자회담’을 제안했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의 형태로 ‘계급프라이머리’를 제시했다. 또 한미FTA 저지, 비정규직 투쟁 조직을 위한 ‘100만 민중대회’를 제안하며, 민중이 참여하는 경선 방식은 대중투쟁 과정에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1일 권영길 의원은 당 구로 지부에서 주최한 시국강연회 자리에서 “내가 하자고 하는 ‘민중참여’는 국민경선제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민중참여와 국민경선제는 정신이 다르다”며 구여권의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과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주장한 ‘100만 선거인단 조직’에 대해서는 “제2의 노사모를 만들어, 제2의 노무현이 되겠다는 뜻”이라며 직격탄을 쏘았다. 이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조건부 대선 연대’의 대상으로 김근태 전 의장을 지목한 것과는 다른 행보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민주노총 등과 5자 회담, 대상 단체들과 일정 조율 중”
권영길 의원은 민중참여경선제(민중경선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국민경선제를 부결한 대의원대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당원직선제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며, 내가 주장하는 민중참여는 당원들이 배제되고 소외되는 형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원제의 기틀인 당비 납부규정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농민, 빈민들에게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당원의 값을 당비로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비 규정 완화 등을 통해 당원을 확대해 ‘민중경선제’와 유사한 효과를 꾀하자는 당내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권영길 의원은 “물론 (당원제를) 다 허물자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조건이 있다”며 “내 이야기는 경선문제보다 큰 민주노동당의 대선 과제를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경선 문제에만 국한해서 생각하지 말고 이제 핵심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FTA 협상 비준 위기와 오는 7월 시행되는 ‘비정규악법’을 막기 위해 11월 노동자, 농민, 빈민 100만 명이 모이는 민중대회를 열어 대중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의 대선은 그것을 이루는 목적이 되어야 하고, 대선후보는 그것을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과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빈민연합(전빈련), 한국진보연대(준)으로 구성된 ‘5자 회담’ 제안과 관련해 “만나서 고민하자는 제안에 다 동의했다. 민중참여의 상은 이제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현재 권영길 의원 측은 이들 단체들과 5자 회담 개최를 위해 일정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민중경선제 도입이 불투명해진 이후, 민주노총이 “5자 회담에 적극 결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에서 권영길 의원의 이날 제안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권영길 의원의 ‘계급프라이머리’ 실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