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결국 두 개로 갈라진 가운데, 민주노총도 두 개로 갈라지는 양상이다.
23일, 공무원노조가 서울역에서 공무원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총력투쟁을 진행한 가운데 같은 시각 88체육관에서는 공무원노조특별법 수용 측 비상대책위원회가(비대위)가 대의원대회를 열고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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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가 두 개로 나눠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왼쪽은 23일 열린 공무원노조 결의대회, 오른쪽은 23일 열린 비대위의 대의원대회 |
조직이 두 개로 갈린 상황에서 정통성 인정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일단, 민주노조로서의 정통성은 공무원노조에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의 일부 핵심 간부들이 비대위의 대의원대회에 내빈으로 참석해 앞으로 논란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7일, 공무원노조의 단식농성장을 찾아 “공무원노조에 당연히 정통성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비대위 대대, 자민통 계열 인사 대거 참여
비대위의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내빈은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 남궁현 건설연맹 위원장,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민점기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이혜선 前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노동운동 내 자민통 계열에 속하는 인사들이다.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 열린 공무원노조의 결의대회에서는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은주 부위원장, 주봉희 부위원장과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이영원 공공노조 위원장 이갑용 前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쥐’냐 ‘다양성’이냐
장소에 따라 발언의 내용은 차이가 났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비대위 측을 ‘쥐’에 비유해 강력히 비판하며, “배에 구멍이 나면 제일 먼저 도망가는 것은 쥐”라며 “조직이 어려울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노총 임원들 사이의 발언의 내용이 극과 극을 달려 앞으로 공무원노조에 대한 민주노총의 태도가 어떻게 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은 것이 맞냐”라고 조합원들에게 묻고, “정권과 자본이 공무원노조를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끝까지 공무원노조를 지지 엄호할 것”이라고 공무원노조의 정통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근 위원장은 “나는 혁신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데”라며 “이 획일화된 운동을 가지고는 21세기 운동을 지향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신중한 태도
일단, 민주노총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조합원들이 결정해야지 어느 쪽이 맞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결이라는 기치를 최대로 해서 양 측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어느 지도부를 인정할 것인가 등을 놓고 정통성을 어느 단위에 둘 것인지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문숙 대변인은 “중집에서 논의를 해 달라고 하면 논의를 할 것”이라며 “현재는 양 쪽 조합원 모두가 조합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판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자격 ‘6급 이하’로 규정
한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은 이 날 대의원대회를 통해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을 탄핵하고, 지도부를 선출했으며 설립신고에 따른 규약을 개정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노조와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현 공무원노조의 위원장인 권승복 위원장을 탄핵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의원대회를 진행했다. 이에 규약도 새롭게 재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정’하는 절차로 진행되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은 권승복 위원장 탄핵과 동시에 지난 2월 24일 진행된 17차 정기대의원대회 이후에 모든 의사결정을 무효로 할 것도 결정했다.
지도부에는 정헌재 前공무원노조 영도구지부장이 위원장으로, 이충재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을 사무처장으로 선출했다. 또한 오는 7월 4일로 예정되어 있는 설립신고를 위해 규약을 개정했다. 이에 이들은 조합원 자격을 ‘전국의 모든 공무원’에게 준 것을 축소해 “전국의 6급 이하 공무원”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