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근 분회장 |
7월 1일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뒤로 홈에버 울산점에서는 사측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났나?
분리직군제가 도입됐고, 비정규직 15명이 직무직급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15명 가운데는 2년 이상 근무자뿐만 아니라 3개월과 6개월 계약직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말이 좋아 정규직화지 직무직급 정규직 1년 연봉이 1,100만원이다. 정규직에 대해서도 7월 1일자로 서울 발령이 3명 났는데 파업이 벌어지면서 현재 보류 상태다.
홈에버에는 뉴코아처럼 외주화 계획이 없나?
계산대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돼 있다. 예전에는 수납(계산대)에 50여 명이 일했다. 지금은 40명이 채 안된다. 그 가운데 9명이 9월에 계약만료다. 가뜩이나 인원이 준 데다가 그 시점에 회사가 재계약을 하지 않게 되면 예전에 비해 거의 절반이 줄어들게 된다. 회사는 그 타이밍에 "조건 똑같다. 여기서 일할래 말래" 하며 외주화하려고 할 것이다. 전체로 보면 매출은 30% 정도 늘었다고 하는데 인원은 30% 이상 줄었다. 누가 봐도 분리직군 만들어서 외주화하려고 정지작업하는 거다.
사측 태도에는 변화가 있나?
전혀 변화가 없다. 사측이 먼저 교섭을 하자고 통보해놓고, 막상 노동조합에서 교섭하자니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매출 타격은 어느 정도인 것 같나?
생각보다는 타격이 큰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홈에버 고객수가 엄청 줄어들 것이다. 회사는 일방적으로 버티기만 할 게 아니라 빨리 교섭에 나와서 원활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그게 노사가 사는 길이다.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투쟁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변화는?
처음에 멈칫거리던 조합원들이 투사로 돌변하고 있다. 회사의 무리한 행동을 직접 보고 겪으면서 조합원 스스로 분노하고 있다. 처음 쟁의에 돌입했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 더구나 조합원들은 파업은 커녕 집회도 참석 한번 안해본 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까 조합원들 스스로 분노하기 시작했고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울산지역 노동조합과 사회단체들에 하고 싶은 말은?
연대를 호소하기도 미안하다. 다른 곳에서야 연대를 가더라도 집회 1~2시간이면 끝나는데 홈에버는 매출 타격을 주기 위해 몇 시간씩 매장을 점거하고 집회를 열어야 하니까 죄송하다. 그러나 이 투쟁은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도 있지만 전체 노동자에 해당되는 의미있는 투쟁이다. 힘들더라도 지역에서 연대를 해준다면 우리 조합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싸워서 이 기회에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나갈 것이다.
23, 24일 상황
홈에버 울산분회는 23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24일에는 오후 7시30분부터 10시까지 부분파업을 벌였다.
23일에는 매장 점거농성 중 입점업주들과 메니저들이 고성능앰프와 피켓을 동원 시위를 벌여 조합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2시간 동안 매장 안에서 2개의 집회가 계속됐다. 오후 8시 조합원들은 매장 밖으로 나와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24일 오후 7시부터 매장 앞 투쟁문화제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500원짜리 물 한병을 사고 카드로 결재하는 투쟁"을 벌이기로 하고 오후 8시쯤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홈에버 사측은 셔터 문을 내렸다. 안에서 쇼핑하던 일부 소비자들은 한동안 매장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매장 문은 10시 15분께 다시 열렸다.(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