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도 26일자 1면 하단 광고로 이랜드 그룹의 광고를 실었다. |
노조 측은 이 광고에 대해 “노동자들은 배를 곯아가며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게 해 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고 점주들은 늘어가는 피해에 수심이 가득한데 이렇게 거액 광고비를 날리면서 거짓 사실을 홍보하는 이랜드 경영진은 이성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라고 반발했다.
이에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26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측, 양보안 아닌데 양보안이라 주장
“거짓 선전할 시간과 돈 있으면 성실교섭이나”
이랜드 사측은 이 광고를 통해 “이랜드는 노사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경영여건으로는 가능한 한 최대의 양보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노조가 회사의 결정을 거부한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랜드 사측이 양보한 안이라는 것은 뉴코아 외주화 중단, 홈에버 18개월 이상 비정규직 고용보장, 계약만료 비정규직 70명 재계약, 법 시행보다 2년 빠른 정규직화 등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는 교섭 당시 나왔던 사측의 구체적 안과는 차이가 있고, ‘양보안’이라고 보기에 힘든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어 노조는 이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일단 노조는 “이랜드가 외주화 중단과 법시행보다 2년 빠른 정규직화 이행을 공표한데 대해선 환영한다”라고 밝히고, “그러나 외주화는 중단뿐만 아니라 철회돼야 하고, 정규직화는 제대로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섭에서 외주화 중단은 ‘1년 유예’라는 전제를 담고 있다. 이미 계약한 외주업체와의 계약이 마무리 되는 1년 후가 되어야 외주화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외주화가 1년 연장된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홈에버의 ‘18개월 이상 비정규직의 고용보장’은 노사가 이미 작년 3월 맺은 단체협약을 통해 약속한 것으로, 이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에 이를 양보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홈에버 사측은 18개월 이상 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 해 지난 2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결한 상황이다. 결국 양보가 아니라 법적으로도 사측이 잘못한 일을 그대로 이행해야 하는 것이다. 계약만료 비정규직 70여 명의 대부분은 이에 포함된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근로계약서 변조 등 위법한 사실이 밝혀져 원래 계약기간을 찾은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두고 마치 고용보장을 해 준 것처럼 포장하니 대단한 사기술”이라고 사측을 비난했다. 2년 이상 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법에 따라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사측의 악선전에 대해 노조는 “박성수 회장과 경영진은 대국민 사기극을 그만두고 조합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성실교섭에 임해야 한다”라며 “거짓 사실 홍보에 들일 시간과 돈이 있으면 당장 파업 조합원들을 만나서 그들의 절절한 육성을 들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26일 교섭, 노조 측 신변보호도 안하고 대표이사도 안 나오고
한편, 26일 재개될 예정이었던 교섭은 사측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못하면서 열리지도 못했다. 노조는 노조 측 교섭위원의 신변보장을 요구하며 민주노총으로 장소를 제안했으나, 사측은 실무급만 교섭장으로 왔다. 이에 노조는 “대표이사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라며 교섭 재개를 위해 사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했으나 결국 오후 9시 20분경 사측 실무진들은 교섭장을 떠났다.
이에 노조 측은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되는 교섭은 사측의 언론플레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교섭에서는 대표이사가 계속 참석했다. 사측의 태도가 바뀐 것에 대해 노조 측은 점거농성이 강제로 해산된 상황에서 이제 별로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 실무진만 보낸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중단된 교섭은 내일 오전 10시에 재개하기로 했으나, 사측이 계속 실무진만을 교섭에 보낼 경우 실질적인 교섭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