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의 점거농성 이틀째,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 농성장에서는 긴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농성 둘째 날, 30일 오후 3시경 전날에 이어 사측의 용역이 농성장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
오후 3시 경부터 사측의 본사직원, 용역직원과 일부의 업주로 구성된 구사대 100여 명이 뉴코아 강남점 신관에서 킴스클럽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어제(29일)와 마찬가지로 "농성대는 물러가라"를 외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을 몸으로 밀며 입구로의 진입을 시도했던 구사대들은 한 시간 가량 경찰과 마찰을 빚다 물러났다. 일부 구사대들은 민주노총으로 항의방문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이랜드 사측은 구사대로 나온 직원들에게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에서는 "회사를 열심히 지켜준 댓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구사대들의 행동에 농성장 안에 있는 조합원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또한 경찰이 공권력 투입을 경고하는 방송을 하고, 사측도 조합원을 분열시키기 위한 방송을 매장 내 스피커를 통해 내보내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공권력 투입을 결정하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권력 투입은 오늘 밤이나 새벽이 가장 유력하지 않겠는가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농성 조합원 "더 많은 연대를"
이에 민주노총은 오후 7시,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문화제를 개최하고 전 조합원의 총력집중을 지시한 상황이다. 이외에 연대단위 400여 명은 어제 밤부터 킴스클럽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석행 위원장에게 농성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의 좀 더 많은 연대투쟁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우리는 두렵지만 일당백의 자세로 투쟁할 것이며, 끌려 나가도 다른 거점을 만들 것이다"라며 "민주노총은 우리와 얼마나 연대를 해 줄 수 있는가"라고 이석행 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휴가를 가는 철이라 어렵지만 최대한 조직해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조직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랜드 사측, 또 다시 '선 농성해제'
한편, 사측은 또 다시 '선 농성해제' 입장을 들고 나섰다. 노조 측은 점거농성을 풀기 위해서는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는 길 밖에 없음을 확실히 한 바 있다.
지난 1차 점거 당시에도 이랜드 사측은 '선 농성해제'를 모든 요구안의 전제조건으로 달아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노조는 "쟁점을 중심으로 교섭을 하자"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농성해제가 모든 요구안의 전제임을 고집했다. 이에 3일 간 진행된 교섭은 성과없이 마무리된 바 있다.
또한 사측은 점거농성이 경찰에 의해 강제로 해산된 이후에는 대표이사가 교섭에 참여하지도 않는 등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유지해 왔다. 이에 노조는 다시 한 번 '성실교섭'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측의 태도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최종양 뉴코아 사장은 오늘 오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노조가 매장 점거농성을 푼다면 노조가 요구하는 장소인 민주노총에서 교섭을 벌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시 '선 농성해제' 조건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어 최종양 대표이사는 점거농성에 단순 가담한 사람들은 선처할 수 있지만 노조 지도부에 대해서는 손배가압류, 고소고발 등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사태는 해결될 기미는커녕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와 정부의 폭력적인 공권력 투입 등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