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15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대선후보 선출대회를 열고 지난 10일부터 6일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결선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권영길 후보는 19109표(52.74%)를 차지하며 17122표(47.26%)를 받은 심상정 후보를 5.48%p차로 누르고 최종 당선됐다. 이날 최종 집계된 투표율은 73.6%로, 지난 1차 선거 투표율인 77.8%에 약 4%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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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로 당선된 권영길 후보와 탈락한 심상정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진보정치(이치열 기자)] |
권영길 대선후보 “서민의 밥과 지갑 채워주는 사람경제 이루겠다”
대선후보로 당선된 권영길 후보는 “민주노동당 경선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경선이 아니었다. 민주노동당 경선은 심상정 후보의 승리이자 노회찬 후보의 승리”라며 경선 과정에서 활약한 심상정, 노회찬 두 후보를 치켜세웠다.
권영길 후보는 “서민의 밥과 지갑을 채워주는 사람경제, 일하는 사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경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또 “진보적 정권교체를 통해 서민이 행복한 나라와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며 자신의 공약인 ‘코리아연방공화국’과 ‘한미FTA저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11월 100만 민중대회’ 실현을 약속했다.
마지막까지 선전한 심상정 후보는 “비록 오늘 감동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저는 오늘 행복하다”며 “후보로서 저의 역할은 오늘로 마감되지만, 당의 변화와 혁신을 열망하는 ‘심바람’은 계속되어 민주노동당 대선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소연 씨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자리를 고산 씨에게 넘겨주며 “멋지게 어시스트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빗대 “민주노동당 대선승리를 위해 멋지게 어시스트 하겠다”고 전했다.
심상정, 결선서 47% 기록...'심바람' 저력 과시
권영길 후보의 당선은 지난 1차 선거에서 0.6%p차로 과반에 못 미쳐 당선이 좌절됐던 만큼 당 안팎에서 예상된 귀결이었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권영길 후보는 과반을 조금 넘긴 득표율 52.74%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반면 심상정 후보는 1차 선거 득표율인 26.08%에서 20%p 이상 도약하며 마지막까지 ‘심바람’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심상정 후보가 노회찬 후보 지지층의 표를 대부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4%의 당원들이 표를 행사했다면 결과가 뒤집어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가 1차에서 끝났더라면 경선 과정 중 제기됐던 정파투표, 네거티브 선거 논란으로 후폭풍이 심각했겠지만, 두 후보가 결선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여 어느 누구도 상대를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당선된 권 후보 측도 당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헤아리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를 적극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