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서울유유 공장 앞 CCTV 촬영화면을 확보하고 있는 안산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고모 씨와 박모 씨 두 사람이 밤 12시 20분께 공장 정문 앞으로 배송차(고모 씨의 차량)를 몰고 와 인화물질을 뿌린 후 차 위에 올라가 불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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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 씨와 박모 씨가 분신을 기도한 고모 씨의 서울우유 배송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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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내부 운전석은 완전히 연소됐다. |
자신이 몰던 차량과 함께 불탄 고모 씨, 평소 파업 이탈 조합원 문제로 고민
안산 한도병원에서 1차 응급치료 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모 씨의 경우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차량 위에 올라갔던 박모 씨는 현재 안산경찰서에서 방화 방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안산경찰서에서 박모 씨를 면담한 김영기 변호사(법무법인 다산)에 따르면 두 사람이 "함께 죽자"며 차 위에서 불을 붙인 순간, 박모 씨는 얼떨결에 뛰어내려 큰 화상을 면했으나 고모 씨는 시너를 뿌리는 과정에서 옷에 상당량이 묻어 하체에 순간적으로 불길이 붙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우유지회 조합원들은 이 소식을 접한 새벽 1시 30분경부터 낮 2시 30분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11시간 동안 공장 정문 앞을 봉쇄했다. 아침 한때 격앙된 일부 조합원들이 스스로의 몸에 시너를 뿌리며 절규하는 등 극도로 긴장된 상황도 연출됐다.
치료를 받고 있는 고모 씨는 서울우유지회 파업조 조장으로, 최근 조원들이 파업대오에서 점점 이탈하자 이에 대해 무척 괴로워했다고 전해진다. 사건 당시 박모 씨와 술자리를 함께 하긴 했으나 평소에도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 술김에 저지른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 주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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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우유지회 조합원들이 낮 동안 공장 정문을 봉쇄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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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행각서.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고 화물연대를 탈퇴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
또 한국노총... "노조원이 구사대 되어 회유 공작"
전준식 서울우유지회 지회장은 "회사쪽에 고용안정과 화물연대 인정 등 단협을 요구하며 파업한지가 보름이 넘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자 이 친구가 이를 비관한 것 같다"며 "회사에 6개월째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상조회'를 권유하면서 유독 화물연대는 절대 안된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 서울우유 노조원들이 구사대로 나서서 집회를 방해하고 회유 공작을 하는 통에 많은 조합원들이 이탈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박태주 서울우유지회 사무장은 "두 조합원이 회사의 태도에 분을 참지 못하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 같다"며 "박00 조합원은 다행히 다치지 않았지만 고00 조합원은 아직 상태를 확답할 수 없다, 모든 조합원들이 이번 일에 대해 열화와 같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날인을 강요하고 있는 '이행각서'에는 "단체행동으로 인해 발생된 손해를 배상하겠다", "업무에 지장을 주는 불법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겠다", "현재 가입된 단체를 즉시 탈퇴하겠다", "각서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 계약해지 등을 감수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으며, 일부 조합원들은 이의 작성을 종용받은 끝에 파업대오에서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태주 사무장은 이 '이행각서'에 대해 "이게 노예문서가 아니고 무엇이냐"면서 "이번에 발생한 사태는 전적으로 사측에 책임이 있으며 모든 조합원들이 서울우유 측이 협상에 응할 때까지 모두가 끝까지 투쟁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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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되지 않은 서울우유지회 조합원들은 현재 파업 농성장이기도 한 반월공단 능길운동장에 모여 있으며, 화물연대 및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곳으로 모여 대오를 정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