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 부결이후 첫 개각에 나섰다. 이번 개각은 지난 12월 국민투표 부결 평가를 반영한 첫 행보여서 더욱 주목된다.
3일 현지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차베스 대통령은 “심대한 개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각료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발을 땅에 딛을 것”을 주문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부통령을 포함해 27개 중 13개 장관직을 교체할 예정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민중들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베네수엘라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쓰레기, 범죄,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사보타지로 인해 해결하지 못했던 식료품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더 큰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베네수엘라 사회의 고착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차베스 정부가 무능함을 보였다는 것도 이번 개헌 국민투표 부결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론은 적제, 실천은 더 많이”라는 말을 해, 국민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국정운영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번 개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 현재 부통령직에 있는 호르헤 로드리게스를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의 총 코디네이터로 임명한 점과 현 텔레수르 대표인 안드레스 이자라를 정보부 장관자리에 임명한 것이다.
PSUV 강화에 나선 차베스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은 차베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 제안한 것으로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으로 가는 “엔진”중의 하나로 주목해 왔다.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정당들에게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로 결집할 것을 호소해왔지만, 포데모스(Podemos: 우리는 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공산당(PCV), 모두를위한조국(PPT) 등은 통합을 거부해, 지지세력을 하나의 당으로 통합하는 데 실패했다.
또, 내부적으로도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은 개헌 찬성을 조직하는 데 실패했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에 등록된 당원은 600만이지만, 전체 개헌 찬성표는 400만에 불과했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은 여전히 ‘형성’과정에 있는 당이며, 전국적으로 불균등한 질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이번 개헌 투표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헌 국민투표 부결이후, 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호르헤 로드리게스와 만나서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 정부, 그리고 많은 다른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로드리게스는 당과 정치 투쟁의 책무에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개헌 국민투표 선거운동 전국 코디네이터를 담당하기도 했다. 부통령에는 라몬 카리살레스 전 주택장관을 임명했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은 1월 12일 당 창립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보부 장관 교체로 민간 미디어 여론 조작 대응
정보부 장관 교체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국민투표에서 차베스 정부의 문제점으로 대중들과의 효과적은 의사소통 전략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점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남미 미디어 연대 프로젝트로 추진되었던 텔레수르(Telesur)의 현 대표인 안드레스 이자라를 정보부 장관에 임명할 예정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국영 텔레비전인 Vtv와 Tves를 “사람들이 거의 보지 않는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며 미디어 재벌이 소유한 민영 미디어의 여론 조작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스 이자라 현 텔레수르 대표는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국적인 공동체 네트워크 및 대안 미디어를 구축해 “야만적인” 차베스 반대세력의 미디어 조작에 싸울 수 있는 계획을 제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직 차베스의 개각 구상은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으며, 이후 며칠간 개각발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베스 대통령은 올해 10월로 예정된 주지사 및 시장선거에서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 모두를위한조국(PPT), 베네수엘라 공산당을 포함하는 “애국 세력”의 동맹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