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4수생, 랄프 네이더 2008 대선 출마 선언

"선거 훼방꾼"비난 일축...영향력 미비할 듯

1992년 이후 대선에 네 차례 출마했던 랄프 네이더가 2008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4일 미 NBC 방송의 '언론을 만나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랄프 네이더는 "소수에서 다수로 권력을 이동시키겠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소비 운동가 출신의 랄프 네이더는 1996년과 2000년에는 녹색당의 후보로, 그리고 2004년에는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며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양당 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제3당의 후보로 나서왔다.

공화당 후보였던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2000년 민주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의 표를 아먹어 부시 당선에 일조했다며 "선거 훼방꾼"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언론을 만나다'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네이더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기업의 이익에 지배받고 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미국의 양당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권자의 80퍼센트가 기존 정치 구조 밖에서의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네이더는 선거 운동에서 이라크 전쟁과 부시 정부의 카타리나에 대한 대응,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 미국의 보건 의료 시스템의 위기, 세계화로 인한 미국 노동자들 삶의 질 악화 등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기업의 이익을 옹호한다고 비판했으며, 버락 오바마에서 대해서는 '친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네이더는 오바마가 일리노이 주시사로 있을 당시에는 '친 팔레스타인'의 입장이었으나,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이스라엘의 파괴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네이더는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의 표를 갉아먹어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선거 훼방꾼"으로 비난받은데 대해서도 “부시가 (표를 갉아먹은 것이) 아니고?”라고 반문했다. 네이터는 “미국은 다양한 선택, 다양한 정당 민주주의를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네이더의 출마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냉담하거나 불편한 모습이다. 힐러리는 네이더가 출마결정을 내린데 대해 "스쳐가는 환상"이라고 깎아내렸다. 오바마도 "네이더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정책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채택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실체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공화당은 2000년의 기억을 상기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마이크 허커비 공화당 경선 후보는 네이더가 대선 참가를 발표하기 직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출마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0년 민주당의 패배를 네이더에게 떠 넘겼을 당시만큼의 지지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 선거에서 2.7퍼센트를 득표한 네이더는 2004년 대선에서 겨우 0.3 퍼센트의 지지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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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더 , 부시 , 미 대선 , 힐러리 , 미 민주당 ,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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