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언론들은 하나같이 25일과 26일의 촛불집회에 대해 '불법'과 '도심 교통 마비'를 강조하며 '엄정한 법 대처'를 주문했지만,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까지의 과정이나 시민들의 분노, 연행과정에서의 경찰 폭력 등은 모두 '생략'했다.
▲ 조선일보 26일자 기사 |
조선일보는 26일자 <시위대 "청와대로 가자"... 법 사라진 '서울의 주말'> 제호의 기사에서 "25일 밤 서울 도심 도로는 시위대의 전유물이었다"며 "경찰이 시위대의 도로 점거를 막지 않고 지켜보면서 방관해 서울 도심의 주요 도로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강경근 숭실대 교수의 "과거 불법적인 집회와 시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지 않았던 것이 시위대들에게 '불법이라도 괜찮다'고 잘못 인식하는 학습효과를 준 것", "불법집회까지 헌법이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시민의 이름을 빌린 독선'"이라는 발언을 인용해 촛불시위를 비판했다.
▲ 동아일보 26일자 사설 |
동아일보는 26일자 사설에서 <누구를 위해 "청와대로 쳐들어가자"고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반정부 좌파세력이 본격 가담하고 수백 명이 청와대로 쳐들어가겠다며 경찰에 맞서 새벽까지 수도 한복판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것은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서는 일탈"이라고 규정했다.
거기다 "과연 이들이 국민 건강을 염려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려고 거리에 나선 순수한 시민뿐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25일 촛불문화제에 이날 낮 동안 집회를 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대거 가세한 점을 들어 "특정 세력이 계획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썼다.
주말 도로 시위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구호가 빈발한 것에 대해서도 "취임 3개월밖에 안됐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 대통령에 대해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며 "이들의 행동은 다수 국민이 바라는 경제 살리기, 국정 및 민생 안정에는 도움이 될 리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중앙일보 26일자 사설 |
'특정 세력 배후론'에는 중앙일보도 예외가 없었다. 중앙일보는 26일 <촛불집회 17번만에 불법시위로 변질> 제목의 '뉴스분석' 꼭지에서 "검경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구호가 전면에 나타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촛불집회가 평화적 문화제에서 불법 야간 정치집회로 변질된 것은 촛불시위의 주역이 중고생, 가족단위 시민에서 시민·학생단체로 바뀐 것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시험대에 오른 새 정권의 법 집행 의지> 제목의 사설에선 "이번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법과 원칙 준수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불법행위자를 엄정 조치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불온 세력이 개입했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경찰과 사법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 7명이 시위자들을 연행하다 다쳤다",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위반에 폭력 혐의까지 적용된다"며 "법에 허용된 대응수단을 아낌없이 활용해 공권력의 권위를 세우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