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해명에도 사퇴 요구 거세

'독립성 부정' 발언 전원위원회서 안건 다뤄

지난 달 18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병철 위원장은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인권위는 법적으로 행정부 소속", "인권위 조직축소는 이유가 있다"는 등 국가인권위의 독립성을 부정해 인권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12일 열린 국가인권위 전원회의에서도 몇몇 인권위원들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날 상정된 '위원장 국회 발언에 대한 해명 요구 및 의견 표명' 안건을 통해 현병철 위원장이 입장을 밝혔지만 전원위원회를 참관한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해명이 미흡하다"며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에 따르면 전원위원회에서 인권위원들이 해명을 요구하자 현병철 위원장은 "인권위가 독립성을 갖는다는 대전제에는 이의가 없으며 다만 현실적 운영에 있어서 예산.조직.인사 등이 전부 행정부 규제 하에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공동행동은 13일 낸 성명을 통해 "거듭된 논란과 갈등은 오해가 아닌 현병철 씨의 '소신'이었다"고 비판하며 "현병철 씨는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맡겨진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부적합한 인사에 불과했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이날 전원위원회에서 몇몇 인권위원들이 회의 비공개를 요구하거나 안건 상정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 등을 들어 "이들 부적절한 인사들은 현병철 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편승하거나 동조하는 행태를 보여 인권위원 본연의 임무를 망각했다"고 비난했다.

공동행동은 "부적절한 현병철 씨의 위원장 취임 이후 날로 인권위 위상과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현병철 씨가 하루라도 빨리 인권위를 떠나는 것이 죽어가는 인권위는 물론 자신의 명예와 인격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