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용역, 제2의 김길태 될까 우려

용역깡패 때문에 더 불안한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

“그 사람들이 팬티 바람으로 , 우리가 지나가는데 뛰쳐나와 가지고... 처음에 저는 그게 칼인 줄 알았어요. 들고 있는 게, 회를 쳐버리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근데 보니까 그게 목검이었어요.”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해요. 걔네들은 막 밀어도 이런데(여성의 가슴부위) 있잖아요. 일부러 성적 모욕을 진짜 많이 해요.”

“용역들이 점심때부터 한 열 명 정도가 시커먼 옷을 입고, 키도 커요. 딱 보면 깡패야. 동네를 휘젓고 다녀.”

“낮이고 밤이고 애들끼리는 내 보낼수가 없고 꼭 엄마랑 같이... ‘니 딸 조심하라고’ 이런 말을 들어서 꼭 같이 다녀야 해요.”- 용산 4구역 세입자 용역깡패 폭력 증언 중에서



부산 김길태 납치살해 사건이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함에 따라 경찰과 행정당국이 재개발 현장 범죄활동을 강화하겠다며 곳곳의 빈집을 수색 하고있다. 범죄자들의 은신과 도피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흉흉한 빈집 주변에서 생활하는 재개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경찰의 태도를 전혀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길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은 치안과 관련 수많은 민원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철거민의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재개발 이주 대책이 없는 세입자들이 이주 대책이 나올 때까지 이사를 하지 않고 버틸 경우 조합이 고용한 철거업체 직원들의 폭력은 강력범죄에 맞먹는 지경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형편이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교육위원은 “재개발 지역 빈집과 연관된 범죄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재개발 지역마다 원인모를 화재는 통과의례처럼 매번 발생한다”면서 “이미 재개발지역 치안은 경찰의 손에서 공사업체에서 고용한 용역직원들에게 넘어가다 시피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폐허가 된 동네의 치안문제를 경찰에 제기하면, 용역들이 순찰강화라는 이름으로 더욱 위세를 떨며 동네를 어슬렁거리고, 이주를 종용한다는 것이다.

이래서 세입자들은 경찰이 이들의 폭력을 묵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일부 재개발 지역에선 조직폭력배를 철거용역에 투입해 문제가 됐다. 철거업체 직원들은 빠른 시일 내에 철거민들은 쫓아내야 하기 때문에 갖은 협박과 공포분위기 조성을 일삼는다. 이들이 이렇게 폭력과 협박을 행사해도 큰 처벌을 받지 않는 이유는 재개발 지역이라 빈집이 많고 상대적으로 지나는 사람이 없어 증거나 증인을 내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론 경찰이 철거업체 직원의 편을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철거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주민과 용역직원사이 다툼이 생겨 용역들이 신고하면 3초면 오지만 우리 철거민이 신고하면 30분이 돼서야 온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또 “경찰은 용역들이 철거할 때 오히려 보호해주고 세입자나 지나는 시민을 보호해 주지는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용역이 아니더라도 빈집을 지날 때는 낮에도 으스스하고 밤엔 겁이 날 정도”라며 “철거민 들은 김길태 사건 전에도 불안감이 많았는데 사건 이후에는 더 절실하게 불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재개발 지역은 용역 폭력에도 노출되어 있지만 질병과 성폭력, 방화,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권유린 등 각종 위험요소도 많다. 철거현장에서 성폭력과 성추행은 이미 관행화 됐다. 주거권운동네트워크의 이재영 활동가는 지난 2월 열린 철거용역 폭력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용역들은 여성들의 성적인 수치심을 최대한 자극해 여성의 저항을 무력화 시키는 수단으로 성폭력과 성추행을 적극적으로 동원한다”고 밝혔다.

재개발지역 빈집엔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주거환경 문제도 심각하다. 조합이나 철거용역들이 주민들을 빨리 쫓아내기 위해 죽은짐승의 사체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다. 여름이 되면 동물의 사체와 음식쓰레기가 썩어 악취가 진동 한다. 또 재개발 지역 빈집에는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나 본드 흡입을 하는 광경도 자주 목격된다.

지난해 11월엔 서울 왕십리 재개발 지역 빈집 일대에서 방화성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재개발 지역 화재는 대부분 용역들이 세입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위협용으로 방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세입자 대책위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 CCTV를 설치했다.

이원호 교육위원은 “이번 김길태 사건으로 재개발 지역 치안문제가 부각되고, 대책마련이 이야기 되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적인 대책으로 갈지는 의문스럽다”면서 “‘빠른 속도의 개발, 개발이득’이라는 인식과 구조하에서는 사후처방식 치안대책의 효과와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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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 철거민 , 빈집 , 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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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쿠랭이

    http://video.nate.com/212135762
    성범죄 처벌에 관한 영상입니다.~!
    ^^ 재미있게 봐주세요

  • 독자

    기사 잘 읽었습니다. 김길태 사건 이후 재개발 지역이 우범지역이라는 둥 하는 뉴스 보면서 정말 완전 퐝당했습니다. 용역깡패 풀어서 주민들 폭행하는 것들이!!

  • 반한나라당투쟁결사대장

    한나라당정부놈들이 아주 민중들을 노예로 부려먹고 싶을 정도의 본성적인 목적으로 용역깡패들로 민중에게 권력적 억압 폭력을 지시했습니다.
    지시자는 서울땅을 소유한 한나라당소속투기꾼의 소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