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시·도의원 사퇴 지역 보궐 불출마 결정

울산, 창원 두 곳...보궐선거 귀책사유 책임지는 자세 평가

통합진보당은 19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선출직 공직자가 사퇴한 선거구의 보궐선거에 시도의원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3일 5차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대표단이 발의한 이 안건을 운영위원 38명 중 23명이 찬성한 가운데 통과 시켰다.


이는 통합진보당 소속 시도의원 사퇴로 보궐선거를 유발한 것을 귀책사유로 보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유권자들에게 보여 준다는 취지다. 또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구 한나라당)과 차별화 된 정당임을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진보를 자처하는 당에서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시도의원들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본을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라는 당 내외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창원 을에 출마 하기위해 경남 도의원 직을 사퇴한 통합진보당 손석형 예비후보는, 2008년 총선 당시 출마를 위해 도의원을 사퇴한 한나라당 강기윤 전 의원에게 “재보선의 원인제공자에게 선거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중도사퇴를 막도록 해야 한다”며 “당선되면 도의회 차원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도록 추진하고, 결의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도의원 선거에서 발언한 바 있어 이중적 행태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구 민주노동당은 이숙정 경기도 성남 시의원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치른 지난 해 10.26 재보선에서 해당 지역위원회가 후보 추천을 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취소한 전례도 있어 이번에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대 쪽, “불출마 진보적 가치 아니다”, “무소속 나가자는 말도 나온다”

통합진보당에서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지역은 창원과 울산이다. 손석형 경남 도의원은 창원 을에 출마하기 위해 도의원 직을 사퇴했고, 이은주 울산 시의원은 울산 동구에 출마하기 위해 시의원에서 사퇴했다. 따라서 두 지역은 통합진보당 시도의원 출마를 하지 않는다.

애초 통합진보당은 지난 1월 15일 열린 4차 전국위에서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단이 이 안건을 발의해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국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안건이 반려 된 바 있다.

이미 한차례 안건이 반려될 정도로 입장차가 컸던 이 안건은 해당 지역 운영위원들과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 계열 운영위원들의 반대가 강했다.

경남도당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이병하 운영위원은 “이미 지역운영위에서 후보내자고 결정을 했다. 이 과정에서 후보를 내지 말자고 결론이 나면 지역의 혼란이 크다”며 “어제 지역 활동가와 간부 중심으로 이 문제를 논의 하는 자리에서 우리도 무소속으로 후보를 내서 나중에 입당시키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후보 불출마 결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병하 운영위원은 “우리당은 깨끗한 운동단체는 아니다. 깨끗하게 운동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개개인의 잘못을 가지고 당 전체 조직 골간이 쪼개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지방의원을 더 뽑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의회는 합의제 심의기구라 지방의원 절반이 없어도 행정부 감시도 하고, 지역주민 홀대 않는다. 지방의원 한 두 사람 없어도 지방의회가 안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행정부 견제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행정부나 국회에서 제도개선을 공론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하 위원은 이어 “이런다고 진보정당의 가치가 더 지켜진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 문제가 바람직하다면 국가적 합의로 가야한다. 우리만 지고지순하게 간다고 바뀌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창현 운영위원은 “이것이 진보적 가치냐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당의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이 가장 큰 이유는 노동 정체성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김창현 위원은 “이미 당명에서 문제제기 된 바도 있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진영에서 통합진보당이 분명한 중심을 못 잡는다는 제기가 광범위하게 나온다”며 “청년문제, 한미 FTA, 복지, 여성문제 등 갖가지 현안에서 진보적 가치를 가지고 적극적인 개입을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보궐선거 지역에 우리 귀책사유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유지할 진보가치와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인 정희성 운영위원도 “당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공직선거에 출마해 적극적으로 해당 권력기관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으로 대비되는 자본의 천국에 파열구를 내는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우리 주의주장과 배치되는 면이 있지만 울산 동구 주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당이 심사숙고해 판단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정희성 위원은 이어 “한나라당도 울산 시의원 후보를 낼 것”이라며 “그쪽은 우리가 계속 우위였는데 표를 잠식당하면 결국 의석에서 멀어진다. 적극적으로 국회의원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해 진보적 가치 실현을 위한 문제인데 이점을 잘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또 “모든 당원은 피선거권이 있다”며 “이 결정은 피선거권을 규정한 당헌을 뒤집어엎는 것이다. 당에 필요하다면 어렵더라도 전국운영위가 아닌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찬성 쪽, “당 이익보다 국민 입장 봐야”, “재보궐 선거 비용부담도 해야”

반면 찬성쪽 위원들은 진보적 가치 실현에 무게중심을 뒀다. 찬성 발언은 주로 구 국민참여당쪽 인사들이 이어갔다.

박무 운영위원은 “통합진보당은 국민이 안중에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 안건은 우리당의 이익을 중요시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보고 국민 입장에서 판단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무 위원은 “당이 전략적 선택에 의해 사퇴를 판단했다면 국민에 대한 보상을 위해 후보를 안내고 재보궐 선거 비용도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한 운영위원도 “우리가 당의 전략이라고 말해도 국민과 유권자의 눈에는 당리당략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후보를 안냄으로써 적어도 통합진보당은 책임 있는 당이라는 신뢰를 줄 것이다. 한 번의 보궐선거로 끝날 당이라면 모르나 길게 본다면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버리는 것이 우리의 기회”라고 찬성의사를 밝혔다.

이광철 운영위원은 “당이 전략상 꼭 필요하다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그 책임 다하는 측면에서 보궐선거 귀책사유로 후보를 안냈다고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성정당보다는 깨끗한 진보정당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광철 위원은 피선거권 제약 논란을 두고도 “당이 주요 정책을 결정 하고 후보를 내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피선거권 제약 주장은 당이 어떤 후보를 결정하면 그 후보 외에 다른 사람도 선거권이 있다고 정하는 것과 같다”며 “당의 방침을 거부하고 피선거권 제약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분은 무소속으로 나가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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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퇴한 자들은

    국개의원 선거에도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
    민심을 거슬리는 행위이다.
    민의를 반대하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