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위기를 돌려세우는 녹색 스트라이크

[이슈] 들어가며


국제 사회는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하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최소 현재보다 50% 이상 탄소배출을 감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5도’는 지난 2015년 파리협약에서 국제 사회가 설정한 기후위기의 데드라인이다.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막아내지 못하면 경기는 끝난다.

심각한 회의들의 어려운 말들이 아니어도 우린 일상 곳곳에서 위기를 느낀다. 지구 곳곳의 기록적인 폭염과 화재, 폭우와 홍수, 가뭄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남부지방엔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발생해 농민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건조한 대기에서 발생한 큰 산불이 이어졌다. 지난해 5월은 기상관측 이래 비가 가장 적게 온 달이었다. 꿀벌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제주에서 시작해 북상을 거듭했다. 전국적으로 수십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며 생태 순환고리에 구멍이 났다. 폭염과 가뭄에 이어 한편에선 폭우가 쏟아졌다. 내리는 비와 불어난 강물에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기후재난 역시 가장 낮은 곳부터, 가장 약한 곳으로 불평등하게 찾아온다는 것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기후위기가 원인이 분명한 이 모든 문제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다.

여지없는 위기상황이다. 한순간, 한걸음만 삐끗해도 경기가 끝날 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나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기적 같은 일발 역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지금은 마치 점수차는 잔뜩 벌어졌지만 아직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주자는 가득 찬 8회말과 같은 시간이다. 우리에겐 단 한 번의 공격기회가 남아있고 일발역전을 위한 마지막 공격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의 위기를 넘겨야 한다. 공 하나 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 담아야 할 시기.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가와 기업들은 나름의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 대비책이라는 게 기후위기를 통해 ‘성장’을 노리겠다는 망상에 가까운 계획이지만. 위기 대응도 모자랄 판에 이를 통해 이윤을 남기겠다니, 위기의 순간에 나온 엉뚱한 사인에 대량실점을 예감한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오직 한가운데에 꽂히는 ‘스트라이크’다. 지금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마지막 남은 역전의 9회로 이어질 녹색 스트라이크, ‘기후 파업(Strike)’.

오는 4월 14일, 세종에서 시작하는 기후정의파업은 생태적 학살을 멈추고, 자본의 요깃거리가 돼버린 사회서비스의 공적 복원을 요구하는 ‘녹색 스트라이크’다. 그리고 이 돌직구를 던지는 이들은 분노한 시민, 우리들이다.

기적을 말하긴 쉽지만 정작 기적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희망은 멀리 있고 위기는 가까이에 있다. 등 뒤엔 꽉 들어찬 주자가, 타석엔 거대한 자본이 있다. 그러나 어느 만화의 대사처럼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끝이다. 지금은 약속의 8회, 가장 강력한 녹색 스트라이크가 일발역전의 기회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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