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진보신당 지키려는 마음 끌어안아야”

[인터뷰] 강상구 진보신당 구로당협위원장, “진보신당이 주도적으로 새흐름 만들어야”

지난 6월 초 5.31 진보대통합 연석회의 합의문이 발표되자 진보신당은 들끓었다. 조승수 대표를 비롯한 협상단의 직권조인 논란이 일었고, 당원들은 합의문 반대와 찬성으로 나뉘어 극단으로 치닫는 듯 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그 무렵 강상구 당시 진보신당 대변인(구로당협위원장)이 나서 ‘진보신당 하나로’ 선언운동을 제안했다. 가결과 부결로 나뉜 당의 분열을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그 사이 진보의 재구성을 중심으로 당이 분열되지 않을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당 게시판에 당내 화합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독자파, 통합파의 주된 활동가들 면면을 생각해 보면,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분들 모두 지난 10년, 20년, 30년 동안 노동운동, 사회운동, 시민운동, 소수자 운동 등을 거쳐서 지금 이곳에서 함께 진보정당 운동을 일궈온 분들입니다. 이런 보석 같은 사람들과 헤어질 수 없습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하나로’ 선언운동은 실패했다. 민노당과의 통합안을 부결시킨 9.4당대회 이후 통합을 주도해 온 당의 스타급 정치인 중심으로 ‘통합연대’가 구성됐다. 탈당의 신호탄이었다. 부결을 이끌어낸 당내 독자파들은 통합파가 탈당하더라도 장기적 전망을 갖고 당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대회 이후 김은주 권한대행 체제로 이어진 3주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통합파 지도부가 물러난 자리에 강경 독자파인 김은주 권한대행 앉았고, 김 권한대행의 갑작스런 인사와 비대위원 선출을 둘러싼 입장차로 독자파들 사이에서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당시 혼란 속에서 김 권한대행에게 가장 날카롭게 날을 세운 사람은 강상구 진보신당 전 대변인(구로당협 위원장)이었다. 그는 대변인 사퇴 고별브리핑을 통해 김은주 권한대행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전국위원회 연기공고로 잡힌 긴급간담회에서는 김 권한대행의 퇴장을 요구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해 안 된다. 미쳤다”라는 말도 들었다.

평소 당의 입을 맡아 개별적인 의견을 자제해 온 그가 고별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당의 혼란을 드러내며 권한대행을 공격한 것은 당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불과 몇 달 전 당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던 강 위원장은 왜 그렇게 김은주 권한대행에게 날을 세운 것일까. 9월 25일 진보신당 전국위에서 비대위가 꾸려진 이후 강상구 위원장은 어떤 포지션을 택할까.

강상구 구로당협 위원장을 28일 참세상 사무실에서 만났다. 강 위원장에게 진보신당은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여전히 유효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혼란 상황에서 꾸려진 비대위가 독자파와 통합파로 나뉘어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듬어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6월 11일 처음 ‘하나로’ 운동을 제안하면서 “저는 이 당의 이런 보석 같은 사람들과 이렇게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되뇌고 있었다.

강상구 위원장은 진보신당이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봤다. 진보신당이 진보진영 전체가 직면한 어려움을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진보신당이 살 수 있다고 봤다.

강상구 위원장과 일문일답이다.


“당에 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 현재 진보신당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은주 권한대행 3주 동안 내부 분란이 굉장히 컸다. 많은 사람들이 전국위를 거치면서 비대위가 통합적 인사로 구성되지 않는다면 당 수습은 쉽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했다.

전국위가 1차 연기 됐을 때 연기 전 일주일은 김은주 권한대행과 이용길 충남도당 위원장 등이 비대위 구성 관련 논의를 했으나 결렬된 상태였다. 이후 전국위를 일방적으로 연기해 인사 문제로 자질론 등이 거론되면서 비대위를 빨리 구성하고 당내 다양한 의견그룹 분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원게시판에도 있었고 독자파 상당수도 그런 얘기를 했다. 권한대행 자신도 다양한 의견분포를 고려해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게 상식이다.

통합연대야 당을 나가겠다는 뉘앙스의 선언을 했으니 논외로 쳐도 통합연대가 아닌 통합파까지 아울러 대책위를 구성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정당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본 상식 수준의 대책이었다. 그게 안됐다.

- 9월 25일 구성된 비대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전국위에서 권한대행이 추천한 인사 4명이 비대위에 들어갔고, 실제 중도파나 통합파의 성격이 분명한 인사들은 빠졌다. 그 과정에서 당내 주요 의견그룹인 (구)‘전진’의 핵심 활동가들도 비대위에 들어가지 못했다. 전진 쪽 활동가가 못 들어간 건 김은주 권한대행의 반대라고 들었다. 전진은 어떻게든 비대위를 꾸리고 김은주 권한대행 사퇴가 주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자기들이 들어가지 않아도 비대위를 우선 구성하자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당내 통합 및 중도파를 배제하고, 전진은 책임을 회피하고, 김은주 대행은 자기가 추천한 인사를 다수 집어넣음으로써 도저히 ‘통합비대위’라고 볼 수 없는 비대위가 돼버렸다. 이 비대위가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당내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결과적으로 비대위는 김은주 대행을 부대표 직에서 사퇴시켜 최악은 아니지만 차악의 선택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로는 당원들에게 진보신당을 재정비 할 수 있다는 메시지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 비대위 과제는 차기 대표단 선출과 조직 안정화 정도다. 구성이 그렇게 문제가 되나

조직 안정화가 시급한 목표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문제다. 조직 안정화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사고를 치지 않는다고 안정되는 게 아니다. 당을 지키려는 마음이 있던 사람들을 끌어안고 그걸 전제로 독자파부터 통합파 활동가들까지 전체의 힘과 의지를 추스르고 모으는 과정이 안정화의 핵심이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부터 납득할 수 없는 과정으로 되면서 통합연대에 속하지 않고 당을 지키겠다던 통합파와 중도파를 대단히 크게 실망시켰다. 이 당에는 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비대위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이번 비대위 구성 과정이 향후 1-2주일 사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진보신당이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당내 온건 독자파 의견 그룹들은 김은주 부대표가 사퇴했고 당을 수습할 수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하지만, 당내에 중도나 통합파 성향 활동가들의 상태를 전혀 이해 못하고 하는 얘기다.

- (비통합연대)통합파나 중도파에게 비대위가 어떤 메시지를 던졌어야 하나

9.25 민노당 당대회 이후 통합연대 쪽이 당원들을 조직해 대거 탈당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비대위가 당 안정화를 신속하게 이루려고 했다면 통합연대에 소속되지 않거나 아직 입장을 안정했거나, 그래도 진보신당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당 활동가와 대의원에게 함께 당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던졌어야 한다.

주요 활동가들에게 당에 남아달라는 호소를 구체적으로 했어야 한다. 당에서 마음이 떠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 분들에게 최소한 전화라도 돌렸어야 한다. 지금 시기 당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그런 거다. 그런 것을 회피하고 안정화는 불가능하다. 당을 패배주의에 휩싸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대위는 실망스럽다. 차악도 악은 악이다.

- 비대위 구성의 오류를 보여주는 징후 같은 게 있나

비대위 구성 직후 중앙당 당직자 상당수 그만둔 것도 말하자면 전국위에서 비대위를 잘못 구성했다는 부정적인 첫 신호다. 앞으로 그런 신호들이 계속 늘어날 거다. 당을 지키겠다는 통합파들이 대거 탈당할 수도 있다. 중도파도 더 이상 애정을 못가지고 일부는 탈당할 수도 있다. 그런 경향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

- 우여곡절 끝에 일단 비대위가 꾸려졌다. 비대위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보나

지금으로선 대표단 선거를 빨리 치르는 것 말고는 없다.

“(비통합연대)통합파와 의논해서 비대위 구성했으면
그들은 끝까지 함께 당을 수습하려고 노력했을 것”


- 김은주 권한대행 얘길 더 해보겠다. 김 대행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중권력 상태까지도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너무 과한 주장 아닌가

김은주 대행 세력은 좌파라고 볼 수 없다. 민주주의를 자기 편한 대로 활용하고 갖다 버리는 파시스트들이다. 그래서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힘을 통해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주 권한대행이 법적 소송까지 가더라도 전진이 의지가 있으면 이중권력 상태로 갈 수 있었다고 본다. 전국위원회 전까지 많은 온건 독자파들이 동의하고 있었다. 설령 사퇴를 안 해도 이중권력 상태로 가면서 비대위에서 김은주 권한대행 추천 인사들을 배제하고 통합파까지 아울러 구성했으면 통합연대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과 중도파가 실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통합연대에 속하지 않은 통합파와 같이 의논해서 비대위를 구성했으면 그들은 끝까지 함께 당을 수습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 김 권한대행은 전국위원회 비대위 합의과정에서 배수진을 쳤다. 그런 배경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있었고, 그 입장에 따라 통합파가 비대위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이건 통합파에 대한 서로의 입장 차이인데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비대위 구성도 전국위원들이 서명해서 인선한 수정동의안을 본인과 합의가 안됐다고 하면서 회의진행을 못한다며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기 맘에 안 든다고 회의를 안 한다고 강짜를 부렸다. 민주주의 훈련이 전혀 안된 사람이고, 당의 질서를 완전 무시한 행위다. 정당한 권력 행사로 볼 수 없고 입장관철을 위한 정상적 노력이라고 볼 수 없다.

- 김은주 대행 입장에서는 전진과 통합파가 손을 잡고 비대위에 들어오면 차기 당대표 선거 등에서 통합연대가 당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그건 전혀 근거가 없다. 자기 상상에 의한 의심이다. 통합연대는 비대위에 관심이 없었다. (비통합연대)통합파들도 비대위는 독자파 중심으로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당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소통 없이 본인이 구상하는 대로 주장하고 밀어붙였다. 그래서 지도부의 자질이 없다는 것이다.

“마음 떠났어도 완전히 절망하기 전까지는 함께 했으면”

- ‘전진’이 비대위안에 합의한 것을 두고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국위에서 비대위 구성에 가장 크게 역할을 할 세력은 당내 온건 독자파다. 온건 독자파는 김은주를 선택하든지, 당내 중도 및 통합파를 선택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 국면에서 타협과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김은주 대행 사퇴 없이 통합적 비대위 구성은 불가능하다는 말도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전진 등 온건독자파는 중도파나 통합파가 아니라 김은주 권한대행의 손을 잡은 것이다. 따로 전진 쪽 인사들에게도 말을 했다. 물밑에서 김은주 대행과 짝짜꿍이나 할 궁리하지 말고 나와 하자고 했다. 그들은 김은주 대행 쪽 세력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9.4당대회에서 통합안을 부결시킬 요량이었으면 그 이후 벌어질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계획을 미리 갖춰놨어야 했다. 그러나 전진은 그러지 못했다. 특히 전진의 일부 활동가들이 ‘김은주 대행이 그 정도일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당원들이 보기에 납득할 수 없는 얘기다. 김은주 대행의 전횡이 3주 동안 계속되는데 이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면서 ‘진보신당이 독자적으로 가자는 것이 이런 거였나’라는 회의가 광범위하게 커졌다.

마지막으로 기대한 비대위 구성도 김은주 대행과의 투쟁이 아닌 타협을 선택해 대단히 무능한 세력이라는 사실이 확인 됐다. 진보신당이 전진을 주축으로 해서 내년 총선을 잘 치를 것이라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녹색 신좌파 그룹은 총선 3%를 넘어 원내 진출을 기대하는데 전혀 현실을 모르는 얘기다.

- 온건 독자파가 그런 선택을 한 배경이 뭐라고 보나

김은주 대행의 당장 사퇴가 가장 최우선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그 판단을 할 때, 중도와 통합파를 아울러서 가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이고 그들은 타협하기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그 순간 망각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저는 후자라고 본다.

- 통합연대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통합연대의 움직임은 유감이다. 당대회 결정 사항을 따르겠다고 했던 통합파들 일부가 통합연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통합연대의 정치행보에 대해 통합에 대한 자기 확신이 있는 분들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지만, 당에 남아서 당을 수습하겠다는 사람 입장에서는 김은주 권한대행 같은 사람에게 빌미를 줌으로써 행동을 제약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었다. 빌미를 줬고 수습하려는 사람의 운신 폭이 줄어들었다.

- 강 위원장은 통합파 중에 당에 남겠다는 사람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

그분들의 진정성을 대단히 신뢰한다. 나경채, 이봉화 위원장, 성정치 위원장이었던 토리, 이런 분들의 진정성을 존중하고 신뢰한다. 그분들이 지금 실망한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전국위가 연기 됐을 때 대변인 고별 브리핑을 하며 김은주 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고 그 이후 물어오는 기자들에게 통합비대위 구성이 안 되면 탈당을 불사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걸 보고 통합연대에 속하지 않은 통합파 한 분이 저를 찾아왔다. 당을 수습하고 함께 가야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러니 탈당한다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하셨다. 독자파가 아니라 통합파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상황은 독자파가 이렇게 만들었다. 이렇게 될 때까지 역할을 못한 저는 죄송할 따름이다. 이분들이 어떤 판단을 하고 결정하든 이분들 결정을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할 것이다.

- 현재 당의 모습을 보고 실망한 당원들이 많은 것 같다.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크게 실망했을 거라고 본다. 아무 역할도 못한 저도 반성하고 자책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희망이 있겠느냐고 말하는데 그 심정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진보신당이 내건 진보의 재구성이란 가치와 이 국면에서도 지역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동지들 계신다. 이런 당의 소중한 자산들을 어떤 방식으로 지킬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이 마지막으로 한 번쯤 더 있어야 한다. 대표단 선거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당에서 마음이 떠난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지만 그래도 완전히 절망하기 전까지는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진보신당이 선도적으로 새로운 흐름 만들어야”

- 9.4당대회 표결에서 강 위원장의 입장은 뭐였나

9.4당대회 하루전날 쓴 글이 있다. 첫 번째, 진보의 재구성이 빠진 통합-독자 논의는 잘못됐다. 두 번째, 통합 논의는 선거 공학적 이유에서 제기된 측면이 크다. 세 번째 따라서 지금 통합-독자 논의는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지역정치 활동 강화와 노동정치 혁신이라는 재구성 핵심 과제를 제대로 실현할 것인가를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 독자노선은 통합파가 대거 이탈하고 주요당직자가 사퇴하고 당조직이 무너질 것까지 감안한 상황을 구체적 계획으로 제시한 한에서만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 계획을 계속 요구했다. 독자파는 그런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통합을 통해 진보의 재구성을 모색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 진보의 재구성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다

통합논의 자체가 진보의 재구성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승수 대표도 8.27 새통추 회의에서나 통합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통합논의 과정에서 진보의 재구성에 관한 고민이 빠진 것이 안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진보의 재구성이 논의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고, 두 달 간의 토론과정에서 진보 재구성의 의미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심지어 반영하겠다는 당 지도부 주요인사의 언급도 있었다. 하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출처: 자료사진]
- 이런 상황에 ‘하나로파’가 무능하게 대처했다는 생각도 든다

제가 참 무능했다. 개인으로 발언하는 것이 당내 주요 의견그룹 사이에서 전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하나로’를 주장했던 책임을 통감하고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당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 ‘탈당’을 언급한 적 있는데, 이후 강 위원장의 거취가 궁금하다

공식브리핑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제가 기자들에게 탈당 얘기를 꺼내고 기사화돼서 걱정한 분들이 계셨다. 당시 탈당 얘기는 김은주 대행과 타협하지 말아야하고 통합비대위를 꾸려야한다고 얘기하다 나온 말이다. 당시의 제 마음가짐과 결의가 거짓말이거나 혹은 무책임한 것이라는 평가를 듣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진보정당 운동,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진보대통합 노력을 1년 했는데 결과는 진보대분열로 귀결됐다. 민주노총은 자유주의 세력과연합 관련해 민주노총 내의 이견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민노당은 당권파는 당권파대로, 비당권파는 비당권파대로 큰 타격을 입었다. 진보신당은 독자파와 통합파가 조직적 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고 죄다 졌다.

통합 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데, 통합연대가 노력해서 민노당이 재창당이 되든 아니면 다른 어떤 방식으로 통합이 되든 애초에 그렸던 진보대통합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진보신당도 논쟁은 격렬하게 했지만 통합파라고 해서 남아 있는 독자파들이 다 소멸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고, 독자파라고 통합파가 다른 당과의 통합 이후 존재감 없는 세력으로 전락하기를 바라진 않는다. 또 국민참여당과 통합문제에서 나름대로 민노당 대대 부결을 이끈 비당권파들의 노력은 그 노력대로 인정해야 한다. 정치게임 양상으로 흘러가 모두가 패배자일 수도 있는 진보대통합의 과정과 결과를 다시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지금부터 진보신당에 어려운 시기가 될것은 틀림없다. 진보신당이 어떻게 살것인가 문제의식에서 벗어나, 진보대통합 과정 평가를 통해 진보진영 전체가 직면한 어려움을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신당이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과정이 돼야한다.

진보신당이 먼저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선도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그 과정에서 진보신당도 살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구상하고 있다. 어떤 방안이 있을지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고민 중이다. 지금은 숨고르기도 필요하고 피차 너무 높아져 있는 긴장도 낮추고 내년 총선을 잘 돌파할 수 있게 이런 고민을 함께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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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힘냅시다.

  • 당원

    9.4 당대회 결과에 따라 진보신당 하나로 가겠다고 했다면 분란이 없었을 것입니다. 비대위가 독자파와 중도파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니 공감합니다. 강 위원장님 입장에서는 미흡한 비대위지겠지만 믿고 새로운 지도부 선출되어 진보신당이 순항하는데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 111

    해산이 답이다........

  • 민노당 탈당파

    김은주 직대에 대한 개인적이고도 노골적 불신과 혐오감을 가지고 계시네요. 그런데 위의 언급하신 이봉화, 나경채 이런분들을 비롯한 강상구님은 강남좌파 또는 먹물좌파로 불리는 분들이죠. 김은주 직대의 꼴깝이 맘에 안들었을뿐. 당원은 아니지만 이들 먹물좌파(관악파)들이 결단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배우지도 못한 노조출신들의 과격한 행동을 못참는 것이겠죠. 진보신당의 한계가 바로 노동자성을 상실한 먹물들의 자뻑이 심하다는 게 민노당과 다른 점이죠. 무식한 노동자들의 진보를 표방한 급진주의가 이들을 경악케 한것이죠. 진보신당은 사회당보다도 못한 당이 될 것입니다.

  • 학벌없는사회

    최소한 당의 입으로 불리우는 전직대변인의 입에서 나올말은 아닌가 십습니다.더군다나 하나로 운동을 추동했던 사람으로서 김권한대행에대한 무조건적 반감이 역력해보입니다. 이유야 어떻건간에 비대위는 당의 안정을 도모하기위한 비대위가 아니란점에서는 의견이 불이치합니다. 선거를 통해 당의 지도부를 세우는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고 이를 실현하기위한 비대위여야만 합니다. 통합에대한 당의 진로가 부결로 결정이난이상 통합 독자 이분법으로 사고하는것은 맞지않습니다. 적어도 당원이라면 당의진로가 결정된 순간부터 누구나 그 결정에따라야 하므로 94이전에 어떤의견을 가졌다 하더라도 더이상 거론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강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가진사람들의 문제점이죠. 설령 비대위에 그런입장을 가진사람이 들어가지 않았다고해서 그리도 독설을 뱉어내야할 사안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관전하는 입장에서보면 아직도 강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하는사람들은 통합논쟁 연장선에 있다는것같이 보여지며 자기 결정에 확신이 없는것으로 보입니다. 통합연대에대한 미련이라고나할까? 자중하시고 지난 3개월간의 활동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남의 티끌은 눈에 보여도 자신의 들보는 보이지 않는법이지요.

  • 이런

    민노당 탈당파 / 그럼 김은주 권한대행이 노동자성을 보여준거란 의미인가요? 그런 노동자성은 개나 줘버리라고 그러세요.

  • 홧팅

    속이 다 시원하다. 강상구 화이팅이다~!!

  • 참나

    강상구 애는 뭔 말이 이렇게 많냐?
    하나로와 민주의집이 모든 걸 해결해줄것 처럼 말하더니 도대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