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문날인 거부자들의 모임인 ‘지문날인 거부 78+’는 10일 성명을 내고 “경찰이 전자지문 채취에 이어 휴대용 무선신원조회기까지 도입하려 한다”며 “이를 통해 ‘전자지문과 사진 감식’이 허용되면 경찰에 의한 국민들의 인권유린행위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지문날인제도와 경찰의 지문관리에 대해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경찰이 이를 의도적으로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휴대용 신원조회기 도입을 추진해왔다”며 △휴대용 신원조회기 도입 계획의 즉각 철회 △불법적인 지문 전산화 작업 중단과 책임자 처벌 △몸수색과 다름없는 지문감식 중단 △경찰 예산집행 내역 공개를 요구하였다.
[관련자료] 지문날인거부 78+ 성명서
– 경찰의 전자지문감식기 도입계획을 규탄한다 전자지문감식기, 경찰의 휴대용 무선신원조회기 도입계획을 철회하라! –
바야흐로 경찰국가가 탄생하려 하는가. 전자지문 채취에 이어 경찰
에서 휴대용 전자지문조회기까지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일간지 보도
에 따르면, 경찰은 차량번호는 물론 지문과 사진까지 조회할 수 있
는 휴대용 무선조회기를 도입하려 하고 있으며, 그것도 해킹의 우
려가 큰 상업망을 이용하여 이러한 개인정보를 조회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를 위해 경찰은 국민들 몰래 올해초 이 무선조회 시스템
도입을 확정, 지난달 기획예산처에 22억1500만원의 예산을 신청했
다고 한다.
휴대용 무선조회기 도입이 범죄의 기동화와 광역화에 대응하기 위
해서 필요하다는 경찰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 주된 목적은 ‘지
문과 사진에 대한 전자감식’에 있다. 이미 경찰은 무전기와 경찰통
신망을 통해 차량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하는 시스템을 운영하
고 있다. 만약, 전산처리된 지문과 사진에 대한 조회와 감식이 목
적이 아니라면 이러한 휴대용 무선조회기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
휴대용 무선조회기가 도입되어 전자지문과 사진 감식이 허용된다
면, 경찰에 의한 국민들의 인권유린행위는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
다. 아무런 사유없이 거리의 행인을 붙잡아 범죄인 취급하는 불심
검문의 인권침해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자지문감식과 사진감식을 통해서 불심검문을 하겠다고 하
니, 이 나라 이 사회가 민주적이라고 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어디
에 있는가?
국민들의 손가락을 전자지문감식기를 통해 조회하겠다는 것은 지나
가는 행인의 몸수색을 하거나, 행인을 발가벗기우고 신체의 특징을
확인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행위이다.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
를 침해하는 경찰의 이러한 불법적인 음모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
다.
또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자지문감식기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실효가 없는 주장이다. 1년간 총 범죄 150만여건 중에서 약
1,000여건의 범죄를 해결하기 위하여(경찰청 보도자료, 1998년도
지문감식에 의한 검거건수) 3,600만명의 국민 모두로부터 열 손가
락의 지문을 채취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불과한 일이다. 이런 상황
에서 전자지문감식기를 도입한다는 것은 범죄예방과 검거에 효과적
일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보다 정부와
경찰에서 노리는 목적은 국민들에게 누구든지 범죄자로 간주하여
감시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주는데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휴대용 신원조회기가 우
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에서 열손가락 지문의 전산화작업을 10년 넘게 진행해 왔고,
이미 전자지문감식기를 보유하고 있다. 1999년 7월 19일자 일간지
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미 지난 90년부터 지문 전산화 작업
을 시작하여 그 당시까지 65년생 이하 남성 800만명과 여성 370만
명 등 도합 1170만명의 열손가락 지문 모두를 전산화시켰다. 이 작
업은 2002년까지 전체 국민에 대한 지문전산화 작업을 마칠 계획이
라고 한다. 또한, 제보에 의하면 같은해 5월 대학가 시위 때에 경
찰이 불심검문을 하면서 전자지문감식기를 역이나 고속터미널, 대
학가 주변에 가지고 나와서 지문을 전자감식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전자지문채취와 지문의 전산화가 전체 국민에 대한 감시통
제를 강화하여 정보감시사회의 경찰국가를 낳게 될 것임을 수차례
경고 하였다. 국가에서 전체 국민들에게 강제로 지문날인을 받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지만, 경찰이 전국민에 대한 특정한 신체정보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
나 지문날인제도는 국민을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지만, 법률
적인 규정조차 없이 경찰이라는 공안기관에서 이를 관리하고 있다
는 것은 명백히 위헌적인 행위이지만 현재에도 시정되지 않고 있
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문날인제도와 경찰의 지문관리는 현재 헌법재
판소에서 위헌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위헌소송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번연히 알면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묵살하고
있다. 단 한차례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휴대용 전자감식기를 도
입하려 했을뿐만아니라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국민에게 숨기려고
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잘못을 알고 이를 은폐하려고 한 범죄행위에
다름아닌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찰의 휴대용 신원조회기 도입의 계획을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휴대용 신원조회기 도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둘째, 경찰의 불법적인 지문 전산화작업을 중단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하라!
셋째, 몸수색과 다름없는 지문감식을 중단하라!
넷째, 경찰 예산집행 내역을 공개하라!
만약, 우리의 이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국의 지
문날인 거부자들과 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경찰의 휴대용 지문감
식기 도입 철회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또한, 국민들과 함께 경
찰이 보관하고 있는 지문 반환청구와 지문감식 거부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2000. 7. 10.
지문날인 거부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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