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던 국회의원들 어디로…” 김원웅 의원만 방문
▲ ‘손님’을 맞기 위해 아이들이 ‘폭격장 폐쇄’풍선을 들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 통과가 매향리까지 불똥을 튀겼다.
여야 국회의원 9명이 25일 아침 매향리에 현지 답사를 오겠다고 했지만 막상 매향리에 도착한 국회의원은 김원웅 의원(한나라당) 한 명뿐. 국회의원들의 집단 방문에 잔뜩 기대를 가졌던 주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7월 24일 매향리 폭격장 폐쇄를 위한 주민대책위 사무실에 팩스가 한 통 날아왔다. 16대 국회 내에 만들어진 ‘나라와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대표 김원웅) 소속 국회의원 9명이 25일 매향리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현지 답사를 오겠다는 내용이었다.
매향리 현지답사에 참가키로 한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 등 5명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 등 4명이었다. 이미 24일 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혼자 매향리를 방문한 뒤여서 국회의원 집단방문 소식에 주민들은 ‘이제야 우리 국회의원들이 매향리에 관심을 가지는 구나’하는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매향리 주민들은 25일 새벽 2시까지 ‘갑작스런 손님’을 맞을 채비를 했다. 주민들은 환영 현수막과 ‘폭격장 폐쇄’라고 적힌 스티커 수백 장을 만들었다. 25일 날이 밝자 주민 150여명은 몸에 스티커를 붙이고 의원들을 기다렸다. 국회의원들과 함께 사격장 안으로 들어갈 아이들과 할머니들까지 미리 정해 놓았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의원은 ‘온다’던 9명중 김원웅 의원 한 명. 김 의원은 “어제 국회법 날치기 통과와 관련해 각 당에 비상 대기령이 내려서 오기로 약속했던 의원들이 오지 못했다”며 “다음 정기국회 때 다시 논의해 함께 오겠다”고 밝혔다.
아쉽지만 어쩌랴. 마을 주민인 방옥례(63)씨는 “한 명밖에 오지 않아 아쉽다”며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찾아온 김 의원에게는 고맙다”고 말했다.
김원웅 의원은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소파협정은 차별적이고, 모욕적이고, 불평등한 조약이므로 이를 강요하는 미국은 더 이상 우리의 우방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국민들 사이에 반미감정이 조장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매향리 문제는 충분히 국정 감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과반수의 동의를 얻기 위해 소속당 내에서 이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과 함께 미군 사격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전만규 위원장 등 주민30여명은 사격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에 의해 저지 당했다. 결국 사격장 안에서의 실질적인 현지 답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 주민은 “국회의원이 주민들의 고통을 들으려고 찾아왔는데 주민들과 함께 사격장에 못 들어가게 하는 대한민국 국방부는 뭐하는 곳이냐”며 국방부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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