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 코스피가 하루에 7.57% 빠져 5,554로 마감했고 두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인공지능에 쏟아부은 돈의 값을 왜 서울이 먼저 치르는지는 오늘의 심층 ①이 따라간다.
- 육아휴직에서 돌아온 지 두 달 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이 ‘탁월’에서 최하등급 ‘미흡’으로 떨어져 승급에서 탈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이 ‘삶의 질’ 인구전략을 선포한 날 저녁의 보도였고, 심층 ②는 규정이 빠뜨린 것을 찾아간다.
-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는 하루 2,080만 배럴에서 사흘 만에 290만 배럴로 줄었다. 배들은 추적 장치를 끄고 지나고, 유엔은 비료가 막히면 남아시아 농가가 다음 파종기를 놓친다고 경고했다.
- HL만도 익산공장에서 14일 작업자가 끼임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졌다. 7월 평택공장에서 하청노동자가 숨진 지 석 달이 되지 않은 재발이다.
- 샐리 루니의 책이 영국에서 더는 팔리지 않는다. 금지한 법은 없다. 팔레스타인 액션을 계속 후원하겠다는 작가의 말이 출판사에는 징역 14년의 위험이 됐을 뿐이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AI에 넣은 7조 달러의 계산서, 코스피가 먼저 받았다
「‘검은 목요일’ 코스피 7.57% 폭락…코스피·코스닥 동반 서킷브레이커」 경향신문 · 10/15 함께 볼 기사 「또 증시 덮친 ‘AI 수익성’ 논란…GPU 감가상각비 급증 ‘위험’」 한겨레 · 10/15 함께 볼 기사 「금융위 “주가 하락 속도 과도”…유관기관 긴급 점검회의」 한겨레 · 10/15 함께 볼 기사 「증시 꺾이고 부동산 거래 줄자 가계대출 올해 들어 첫 순감」 경향신문 · 10/15
무슨 일이 있었나
코스피가 15일 하루에 454.59포인트, 7.57% 떨어진 5,554.22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7.65% 내렸고, 두 시장 모두 매매를 20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7월 29일 이후 두 달 반 만이다. 지수는 6일부터 7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10월 2일 7,003.74에서 이날까지 20.7%가 빠졌다. 삼성전자는 9.48% 내린 21만 원, SK하이닉스는 11.06% 내린 126만 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조 6천억 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이 1조 3천억 원, 기관이 1조 7천억 원어치를 받았다.
왜 하필 지금인가
방아쇠는 미국에서 당겨졌다. 14일 나온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7%가 예상을 넘겼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3%까지 올랐다. 더 깊은 원인은 인공지능 투자의 수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7조 달러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만 데이터센터 관련 AI 매출은 최대 3조 6천억 달러에 그친다고 추산했다. 한겨레가 전한 수치다. 엔비디아 칩을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매출 25억 달러에 장비값을 해마다 나눠 비용으로 적는 감가상각비만 13억 달러를 넘겼고, 회사채 금리는 연 15%까지 뛰었다. 그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7,000을 세웠다. 같은 이유로 5,500까지 끌어내렸다.
누가 값을 치르나
금융위원회는 이날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하락 속도와 수급 측면에서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내놓은 것은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관리, 시세조종과 불법 공매도 엄단, 내용을 밝히지 않은 비상대응계획이고, 손실이 어디로 가는지는 없다. 개인은 9월 한 달 주식 12조 4천억 원을 팔고 신용대출을 3조 원 줄이며 빠져나왔다. 가계대출이 올해 처음 줄어든 배경의 하나가 그 매도다. 그 개인이 이날 다시 1조 3천억 원어치를 샀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 지금 더 살 돈은 적고, 들고 있는 주식은 떨어진 값을 그대로 맞는다. 정부는 내년 예산 820조 9천억 원을 국세가 194조 원 더 걷힌다는 전망 위에 짰고, 그 전망의 바탕은 반도체 호황이다. 이날 동아일보 사설도 ‘반도체 초호황’에서 출발했다. 호황을 전제로 세운 예산과 연금과 지면 가운데, 값을 먼저 치른 쪽은 떨어지는 주식을 받아 낸 개인이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금융당국이 꺼낼 비상대응계획의 내용이다. 2020년처럼 증시안정펀드와 공매도 금지로 간다면 그 돈이 누구의 손실을 메우는지가 쟁점이 된다. 둘째, 미국 AI 기업들의 3분기 실적과 감가상각이다. GPU 수명을 5~6년으로 적은 회계가 2~3년으로 고쳐지는 순간, 투자자 마이클 버리 등이 ‘순이익 거품’이라 부른 숫자가 꺼진다. 셋째, 국회 예산 심의다. 반도체 이익이 꺾이면 그다음 해 세수가 줄고, 194조 원을 더 걷는다는 전제로 짠 820조 예산의 어느 칸이 먼저 깎이는지가 쟁점이 된다. 노동과 복지가 그 칸이 된 전례는 많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AI버블 #가트너 #삼성전자 #국민연금 #금융위원회
‘불이익 없도록’ 적어 둔 기관이, 복직 두 달째 연구원에게 ‘미흡’을 줬다
「[단독] 육아휴직자에 불이익 준 국가기관? 국립환경과학원 성차별 논란」 참세상 · 10/14 함께 볼 기사 「육아휴직 복직자에 ‘최하점’… 국립환경과학원 공무직 승급 탈락 논란」 참세상 · 10/15 함께 볼 기사 「육아휴직 18만명 시대… 동료 지원금 못 쓰는 장벽 걷어야」 여성신문 · 10/15 함께 볼 기사 「‘출산율’ 뺀 첫 인구전략…삶의 만족도 7.0점·경제활동참가율 74% 목표」 파이낸셜뉴스 · 10/14
무슨 일이 있었나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에서 4대강 수질을 분석하는 공무직 연구원 A씨는 1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4월 28일 돌아왔다. 공무직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민간인 노동자다. 7월 초 근무성적평정이 있었고, 9월 2일 그는 최하등급 ‘미흡’과 승급 탈락을 통보받았다. 휴직 전 등급은 최고인 ‘탁월’이었다. 평정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인데 A씨가 일한 기간은 두 달이다. 배점이 20점으로 가장 큰 업무량 항목에서 1년 일한 직원은 주 1회 시료 분석 52회를 적을 수 있었고, 복귀 10주 차 A씨는 10회를 적었다.
과학원은 뭐라고 답했나
녹취에 남은 설명은 분명하다. 평가에 관여한 연구관은 9월 3일 면담에서 육아휴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되는 줄 안다면서도, 점수를 “육아휴직한 사람에게 조금 적게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대평가라 누군가는 ‘미흡’을 받아야 하고, 1년 내내 일한 직원이 휴직자보다 낮으면 불만이 나온다는 이유였다. 평정을 결재한 센터장은 22일 통화에서 “상대평가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과학원이 스스로 세운 올해 평정 계획에는 ‘육아휴직자의 근무성적 평가에 불이익 없도록 조치’하라는 문구가 있다. 기관의 공식 답변은 없었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인사위원회 사항이라 비공개라고만 했다.
규정은 무엇을 빠뜨렸나
공무원에게는 실제 근무 기간이 두 달 미만이면 평가하지 않는 규정이 있다. 공무직 운영규정에는 육아휴직자 조항이 없고, 평정 계획에 ‘복직 후 1개월 이내 제외’만 있다. 두 달을 갓 넘긴 복직자는 어느 규정에도 걸리지 않는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3항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 제40조는 복직자를 “정상 근무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라고 적었다. 법도 협약도 계획도 같은 말을 하는데 점수표만 다른 말을 했다. 노조는 센터가 총액인건비, 곧 정부가 기관마다 정해 내려주는 인건비 총액을 맞추려고 휴직자를 승급에서 뺀 것은 아닌지 묻는다. 면담에서 간부가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선포했다. 출산율 목표 대신 삶의 만족도를 6.6점에서 2030년 7.0점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날 저녁 참세상 기사가 나왔다. 만족도 7.0점을 적은 계획서에도 과학원의 평정 계획에도, 돌아온 지 두 달 된 사람을 어떻게 셀지는 적혀 있지 않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노조가 검토하는 노동위원회 진정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 인정되면 공공기관 공무직의 육아휴직 평정 기준을 바꾸는 사례가 된다. 둘째, 유사 사례다. 노조는 과학원 안에서 비슷한 불이익이 여러 건 있었다고 보고 모으는 중이다. 셋째, 규정이다. 공무직 평정에 공무원과 같은 ‘두 달 미만 제외’나 휴직자 조항이 들어가는지가, 이 사건이 한 사람의 구제로 끝날지 제도로 남을지를 가른다.
#육아휴직 #국립환경과학원 #공무직 #남녀고용평등법 #인구전략 #공공운수노조 #근무성적평정
03 한 장의 세계
호르무즈를 지난 배는 일주일에 143척, 대부분은 항로를 지우고 간다
자료: 알자지라 AJLabs 인터랙티브 그래픽(마린트래픽 집계, 2026.10.14 게재) · 원문 보기 →
호르무즈를 지난 배는 일주일에 143척, 대부분은 항로를 지우고 간다
알자지라 데이터팀이 마린트래픽 집계로 그려 14일 실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선은 요동쳤고, 그래픽에 따르면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통과는 143척으로 전주 203척보다 29.6% 줄었다. 8월 말 이후 통과선 대부분은 추적 장치를 끄고 지나 어느 항로로 갔는지조차 남지 않는다. 같은 기사에서 크플러 집계로 하루 원유 통과량은 8일 2,080만 배럴에서 11일 290만 배럴로 떨어졌다. 전쟁 전 하루 1,710만 배럴이 지나던 바다가 290만 배럴과 꺼진 신호로 남았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크레인 농성 보름째, 첫 원청교섭은 상견례로 끝났다, 21일 정오에 모인다
9월 30일 크레인에 오른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농성이 보름째다. 8일 열린 첫 원청교섭은 상견례로 끝났고, 민주노총이 원청교섭을 요구한 644곳 가운데 교섭이 열린 곳은 22곳이다. 21일 선각삼거리 집결은 그 숫자에 대한 현장의 답이다.
추모대회가 끝나자 유족은 다시 노동청 앞으로 갔다
고 장덕준 씨의 부모 박미숙·장광 씨가 서울노동청 앞에서 쿠팡 산재 은폐 감독 결과를 공개하라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1시 40분부터 한 시간이다. 6년째 사과도 감독 결과도 없는 사건에서 책임을 묻는 일은 행사가 아니라 출근이 됐다.
오늘의 논쟁
대통령이 ‘정상가족’이라는 말을 내려놓자, 한쪽은 법안을 꺼냈고 한쪽은 청기백기를 꺼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인구전략 선포식에서 혼인신고를 한 남녀만 ‘정상가족’이라 부르면 나머지는 비정상이 된다며 “용어를 바꾸자”고 했고, 새로운 가족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심각한 논란이 벌어질 것 같아 멈추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멈춘 자리를 채운 것은 이용자들이다. 한 이용자의 “생활동반자법 갑시다”는 리포스트 900건을 넘겼고, 전지윤은 ‘건강가정기본법’을 ‘가족기본법’으로 바꾸라며 “국회는 일 좀 해라”고 했다. 반대편은 “뭔 청기백기도 아니고”라며 용어 교체를 말놀이로 깎아내렸다. 용어를 바꾸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생활동반자법이든 가족기본법이든, 어떤 동거를 가족으로 세어 지원할지를 법에 적는 일이 남았다.
샐리 루니의 책이 영국 서점에서 사라졌다, 금지한 법은 없고 징역 14년의 위험만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팔레스타인 액션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지정 단체에 돈을 대면 최대 징역 14년이다. 루니가 후원을 이어 가겠다고 하자 출판사 페이버는 인세를 전할 수 없다며 영국 공급을 접었고, 노바라 미디어가 이를 전했다. 정부 쪽 논리는 지난해 11월 고등법원에서 나왔다. 지정은 권리와 공동체 이익 사이의 “공정한 균형”이고 가자 항의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빈은 지정의 “완전한 부조리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해제를 요구했고, 오언 존스는 반테러법으로 책을 막는 것이 제정신의 표시였는지 물었다. 체포된 사람은 3,700명을 넘었고 대법원 심리는 11월 4일 시작된다.
오늘의 단어
6×1 브라질에서 일주일에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 편성을 부르는 말이다. 14일 상원은 이를 없애는 헌법개정안을 두 차례 표결 모두 75 대 1로 통과시켰다. 주 5일, 휴무 이틀, 주 40시간을 헌법에 적고 임금은 줄이지 않는다. 처음 두 달은 42시간, 1년 안에 40시간으로 간다. 이 표결을 의원들이 먼저 만든 것은 아니다. 2023년 릭 아제베두가 시작한 ‘일 너머의 삶’ 운동이 지난해 200만 명이 넘는 서명을 상원에 냈고, 표결 당일 노총 CUT는 상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법은 의회가 공포해야 효력이 생기고, 일이 있을 때만 부르는 간헐 근무의 시급 계산 같은 세부는 정부 시행령이 정한다. 같은 주 한국 국회 앞에서는 민주노총이 메가특구법의 주 52시간 예외와 기간제 4년 연장을 두고 “특구에서 시작된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확대는 결국 전체 노동시장의 기준을 끌어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은 하루를 돌려받고, 한국은 하루를 더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는다.
오늘의 말
[비판] 소방관을 ‘재정 빨대’라 부른 도지사, 국가직 전환 뒤 인건비는 정부가 지방에 남겼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3일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 “1조 1천억 원을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15일 오후 전한 후폭풍은 한국노총·공노총·민주노총 소속 소방 노조와 독립 노조가 이틀에 걸쳐 잇달아 낸 사과 요구다. 한국소방안전공무원노조는 “정부는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며 생색을 내놓고, 정작 인건비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는 지방 재정 부담을 강조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해명이 맞다면 문장의 주어가 틀렸다. 2020년 국가직 전환 뒤에도 인건비를 지방에 남겨 둔 것은 정부의 결정이다. 재정이 새는 구멍을 짚겠다면 그 구멍을 뚫은 쪽을 불러야 한다.
05 오늘의 주장
1. 원전 수명연장을 두고 15일 시민사회가 낸 요구는 답하지 못한 안전 쟁점부터 풀라는 것이다. 신규핵발전소저지와핵없는사회를위한전국행동은 이날 아침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답하지 못한 안전 쟁점 남겨두고 수명연장부터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심의를 멈추라고 했다. 녹색당도 이날 “수명연장 심의를 즉각 중단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원안위는 멈추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오후 성명 “안전을 위한 질문은 남긴 채 거수로 끝낸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에서 원안위가 이날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을 찬성 7, 반대 2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단체가 짚은 쟁점은 구체적이다. 9월 30일 회의록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여러 호기가 동시에 중대사고를 겪을 때의 피폭선량을 평가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녹아내린 노심이 바닥을 뚫지 못하게 막는 콘크리트 희생부재는 두께 20센티미터에 계산상 최대 침식 깊이가 18센티미터인데 실물 규모 실험은 없었다. 원안위 위원장은 위원회가 규제 행정기관이지 과학 논쟁의 장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국행동은 전했다.
2. 수사와 공소를 맡은 기관이 권력과 어떤 거리를 둬야 하는지를 두고 15일 하루 두 갈래 요구가 나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오후 논평 “‘공정성의 외관’ 훼손을 우려한다”에서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이 국무회의에 정례 참석하는 일을 삼가라고 했다. 공소청과 중수청은 검찰청이 문을 닫은 뒤 기소와 수사를 나눠 맡은 두 기관이다. 올해 1월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참석해 왔고, 지난해 12월 대통령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도 다 참여하라”고 했다는 것이 논평이 적은 경위다. 대통령실은 국무회의에서 개별 수사나 공소를 논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꾸린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이날 “경찰 개혁, 민주적 통제 강화와 권한 분산 이루어져야”에서 14일 출범한 국무총리실 경찰개혁위원회를 향해 국가경찰위원회를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수사와 무관한 정보 활동을 폐지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과 수사기관 사이의 접점을 줄이라 하고,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찰 위에 공식 통제 장치를 세우라 한다. 그사이 절차는 빨랐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는 14일 청문회를 치렀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일 오후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청문회가 끝난 지 하루가 안 된 시점이다.
3. 17일 빈곤철폐의 날을 이틀 앞두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도움보다 문턱을 먼저 세운 사례가 하루에 셋 나왔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아침 논평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건강권을 차별하지 말라”에서 연장승인제 폐지를 요구했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외래·입원·투약 일수가 연간 상한을 넘으면 시·군·구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심사한 557만 8,005건 가운데 불승인은 140건이었다. 논평은 “의료급여의 목적은 재정 절감이 아니라, 빈곤층의 건강권 보장에 있다”고 썼다. 홈리스행동은 오후 “서울역광장 금주구역 지정 시도 즉각 중단하라”며 서울 중구와 용산구의 행정예고가 ‘술’을 핑계로 홈리스를 내모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비마이너는 14일 저녁 국정감사 기사에서 안양에 사는 30대 중증장애인이 부모 집 공시가격이 오른 뒤 생계급여를 잃은 사례를 전했다. 소득이 그대로여도 집값 통계가 오르면 급여가 끊기고, 99.99%가 승인되는 절차의 수고는 수급자 몫으로 남는다.
한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미국의 부당한 ICC 제재에도 침묵하는 한국 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9일 국제형사재판소를 제재한 뒤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8개국 외무장관이 반대 성명을 냈는데 한국은 정부 차원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14일 저녁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 조합원 100여 명의 부분파업을 알리며 부당노동행위 압수수색을 받은 대표이사의 사퇴와 민형배 시장의 해결을 요구했고, 지부장과 사무장은 12일부터 광주청사 앞에서 단식 중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일 “또 다른 마리카르멘·최옥란은 없어야 한다”에서 9월 23일 마드리드의 집에서 쫓겨난 뒤 숨진 87세 여성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을 추모하며 빈곤을 국가와 자본이 만든 문제로 규정했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노벨상 폐지론보다 센 것은 빚 갚는 돈을 소비로 세지 않는 한 줄이다
「금융자본 이익 대변하는 노벨 경제학상, 이제 폐지해야 한다」 마이클 허드슨 참세상 · 10/15
이 칼럼의 힘은 제목의 폐지론보다 가계부채를 계산에 넣지 않는 경제학을 겨눈 데 있다. 허드슨은 2020년 코로나 때 지급된 수표를 대다수 미국인이 신용카드 빚과 부채를 갚는 데 썼다고 적고, 올해 수상자의 소비 이론이 앞으로 갚을 빚을 빼놓았다고 비판한다. 또 다른 수상자가 1985년 ‘단일세율’을 주장했을 때 그 수혜자가 지대 수취자와 금융 자산운용자였다는 지적도 같은 선 위에 있다. 다만 2008년 이후 늘어난 부의 거의 전부가 상위 10%에 갔다는 핵심 수치는 출처 없이 제시되므로 필자의 주장으로 읽을 일이다. 코스피가 하루 7.57% 빠진 15일, 빚내서 주식을 산 사람의 사정이 어느 이론에도 없다는 지적은 한국에서 더 아프게 읽힌다.
[비판] 호황을 전제로 쓴 사설이 폭락한 날 지면에 실렸다
「“반도체 다음은 서비스 산업”… 일자리 리스타트 할 때」 동아일보 · 10/15
이 사설이 실린 15일, 코스피는 7.57% 떨어진 5,554.22로 마감했고 금융위원회는 원인으로 금리와 인공지능·반도체 업종의 수익 전망 불확실성을 꼽았다. 사설은 ‘반도체 초호황’으로 올해 3%대 성장 복귀와 수출 1조 달러가 유력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를 주문한다. 법안 4건이 3월부터 법안소위에 묶여 있고 여야가 15년째 제정을 미룬다는 질타는 있지만, 서비스업 일자리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저임금 일자리의 온상이라는 선입견’이라는 한 구절로 지나간다. 청년 일자리 사업에 3년간 7조 4천억 원을 쓰고도 청년 고용률이 2.0%포인트 떨어졌다는 수치는 지원을 줄이자는 근거로 쓰이는데, 같은 기간 경기와 견준 대목은 없다. 사설이 근거로 든 ‘2026 리스타트 잡페어’는 동아일보와 채널A가 연 행사이고, 제목의 ‘리스타트’도 그 이름이다.
[비판] 세입자 고통을 제목에 올리고 처방에서는 뺐다
「집값 못 잡고 세입자 고통 더 키운 ‘10·15 대책’ 1년」 조선일보 · 10/15
제목은 세입자의 고통을 내세우지만 처방에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하나도 없다. 사설이 요구하는 것은 강북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를 지역별로 느슨하게 하고, 책임 있는 공직자를 문책하라는 세 가지다. 공공주택 공급이나 임대차 보호, 집주인 쪽 변수는 한 줄도 없다. 전세 매물이 1년 새 17% 줄고 전셋값 상승률이 2.4%에서 9.9%로 뛰었다는 수치는 세입자의 부담을 보여 주지만, 사설은 이를 갭투자가 막힌 탓으로만 설명한다. 사설의 숫자를 그대로 계산하면 서울 아파트값 87주 연속 상승은 대책이 나오기 35주 전부터 이어진 흐름이고, 사설 스스로 대책 전 1년에도 6.6% 올랐다고 적는다. 그래 놓고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고 쓴다.
[주목] 말을 바꾼 후보자를 사설은 지켜보겠다고 했고, 국회는 하루 만에 보고서를 채택했다
「초대 중수청장 적격성 우려 해소 못한 김지용 후보자」 한겨레 · 10/15
“결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지용 후보자는 한동훈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검사 사건의 기소 결재를 두고 그동안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결재를 안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해 왔다. 한겨레 사설은 14일 청문회에서의 이 말 바꿈과,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에서 “저에게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 인정을 들어 후보자가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동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의원을 ‘정치검사’로 든 점은 긍정적이라고 균형을 잡는다. 결론은 “국민의 엄정한 평가는 그 결과를 보며 내려질 것”이라는 유예다. 그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청문회 하루 만에 보고서를 채택했고, 미디어오늘은 이르면 당일 임명 재가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설이 기다리겠다고 한 평가의 시간은 임명 뒤에야 시작된다.
[논쟁] 조선일보와 참여연대가 같은 날 같은 결론에 닿았다, 걱정하는 것은 다르다
「“수사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당연하다”는 위험한 인식」 조선일보 · 10/15
대통령이 중수청장·공소청장·경찰청장 직무대행의 국무회의 참석을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하자, 조선일보 사설과 참여연대 논평이 15일 같은 쪽에 섰다. 사설은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에 남은 ‘구체적 사건은 기관장을 통해서만 지휘’ 조항을 들어 역대 정권이 검찰총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다. 여기까지는 참여연대의 ‘공정성의 외관’ 논평과 겹친다. 갈라지는 지점은 걱정의 대상이다. 사설이 끝에 꺼내는 것은 재판이 중단된 대통령 자신의 사건과 6월 국무회의의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 발언이다. 참여연대는 올해 1월부터 이어진 직무대행들의 참석 관행을 문제 삼는다. 사설은 이 대통령을 겨누고, 논평은 제도를 겨눈다. 독자가 따질 것은 어느 쪽이 정권이 바뀌어도 남을 주장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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