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 규제 완화 조항을 철회하고, 내년도 예산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공공서비스 강화를 위한 재정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와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종 확대가 특구를 넘어 전체 노동시장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과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은 14일 국회 앞에서 ‘메가특구 노동개악 저지·공공성 강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청와대 앞에서 정부를 상대로 노동권 보장과 공공성 강화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날은 국회에 노동권 후퇴를 막고 관련 예산을 확충할 것을 촉구했다.

출처: 민주노총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방안,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등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지난 8월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노동 특례가 도입되면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고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반도체 산업 호황과 기업 실적 개선에도 노동자와 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소득 연구·전문직의 노동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거론하며 “그들에게 잔업, 특근, 야간 노동을 시켜서 중국을 이겨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후진적”이라고 말했다.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기간을 2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늘어난 국가 재정을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강화에 사용해야 한다며 “메가특구에서 노동권이 훼손되는 것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고은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금속노조도 찬성한다”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의 청사진 어디에 지역 주민과 노동자의 삶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고은하 부위원장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자들이 여전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조 전 지부장이 지난 12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황을 언급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면서도 기존 산업 현장의 노동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메가특구가 전국 5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자동차·조선·기계·철강·전자산업 등 주요 제조업 벨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고은하 부위원장은 “특구 내의 예외 조항은 순식간에 전국적 표준이 될 것”이라며 노동권의 하향 평준화를 경고했다.

출처: 민주노총

박현숙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공공서비스 강화와 공무원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그는 “공공은 효율과 수익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가치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돌봄·의료·교육·주거·안전 등 필수서비스를 시장에 맡겨 온 정책을 비판했다. 박현숙 부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적 기본권이 제한된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이 안심하고 일하며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받을 때 비로소 시민을 향한 행정의 질도 높일 수 있다”며 온전한 노동 3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특구에서 시작된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확대는 결국 전체 노동시장의 기준을 끌어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에 노동 특례가 담긴 메가특구특별법안을 원천 차단하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위한 예산을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820조 9천억 원 규모다. 민주노총은 늘어난 재정을 교육·의료·주거·돌봄 등 공공서비스 강화에 사용해야 한다며 “노동권을 희생시키는 성장, 불평등을 키우는 성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권을 지키는 법과 공공성 강화 예산이 마련될 때까지 국회를 상대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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