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프랑스 정부가 가장 조용히 깎은 예산은 학교였고, 그 교실에서 나온 학생들이 거리의 다수가 됐다. 마크롱의 연설은 질서를 말했고 생활비는 말하지 않았다. 심층 ①이 긴축의 순서를 따라갔다.
  2.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7개월, 첫 원청 상대 파업이 하필 노동부 장관이 ‘모범’이라 부른 부산지하철에서 22일 시작된다. 교섭을 요구한 원청 열 곳 중 여덟 곳은 마주 앉지도 못한 까닭을 심층 ②가 짚었다.
  3.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19일 열렸다.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라 부른 추미애 경기지사는 엿새 만에 국감장에서 사과했고, 국비 비중 10%대의 ‘반쪽 국가직’은 그대로다. 온라인 광장과 사설 비평이 그 돈의 구조를 따진다.
  4.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는 발언에 유엔사는 18일 주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발언의 철회와 사과는 없었다.
  5. 전장연 시위 시간이 서울 마라톤 교통통제 시간보다 짧다는 글 하나가 7만 번 읽혔다. 누구의 불편은 참아 주고 누구의 불편은 욕하는지, 온라인 광장의 논쟁이 그 기준을 묻는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프랑스가 가장 조용히 깎은 예산은 학교였다, 체포된 8,000명의 85%가 그 교실에서 왔다

「민생대책 빠진 마크롱 연설에 좌우 모두 싸늘···“사회적 요구 외면” “국가 통제력 상실”」 경향신문 · 10/19 함께 볼 기사 「파리 현장보고: 10월 17일, 프랑스 노동자와 청년들이 길을 보여주다」 참세상 · 10/19 함께 볼 기사 「기후 위기는 어떻게 프랑스를 뒤흔든 청년 시위에 불을 붙였나」 How the Climate Crisis Fueled the Youth Protests Roiling France · Inside Climate News · 10/17 함께 볼 기사 「고교생 시위가 프랑스 대선 판을 바꿀 수 있다」 High School Protests Can Transform France’s Election Campaign · Jacobin · 10/16 함께 볼 기사 「프랑스 전역에 바리케이드가 세워졌다, 이제 노동자들이 나설 차례」 참세상 · 10/19

무슨 일이 있었나

17일(현지시간) 토요일 프랑스 전국에서 시위가 열렸다. 내무부는 110곳 55만 명, 학생노조는 1,750곳 80만 명이 참가했다고 집계했다. 파리에서는 상점 약탈과 방화가 벌어졌고, 내무부는 하루 동안 약 2,4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헌병 약 1,000명이 다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분노와 수치”를 말했다. 파괴한 자는 대가를 치르고 약탈한 자는 배상하게 하겠다고 했고, 어려운 사람을 긴급히 돕는 위기 대응 조직을 약속했다. 비상사태 선포는 없었다. 사의를 밝힌 누녜스 내무장관의 사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활비, 유가, 청년 대책은 연설에 없었다. 보수지 르피가로조차 시위대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시위는 어디서 시작됐나

출발점은 고등학교다. 9월 해외 영토인 기아나와 마요트의 고교 봉쇄에서 시작해 수천 개 학교로 번졌다. 요구는 교사 충원과 학급 규모 축소, 무너지는 시설의 개선이다. 올해는 프랑스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집계됐고, 여름 폭염 초과사망은 약 8,000명이었다. 봄에 교실 온도는 화씨 100도, 섭씨 37.8도를 넘었고 학생들은 기절과 코피를 보고했다. 3주 동안 체포된 약 8,000명의 85%가 미성년자다. 조선일보 사설도 이 대목을 적었다. 정치권에 막힌 마크롱 정부가 저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여긴 교육 예산을 긴축했고, 투표권도 대변해 줄 세력도 없는 학생들의 미래가 먼저 희생됐다는 것이다. 참세상에 실린 파리 현장보고는 그 위에 생활비와 집세, 전기요금에 지친 노동자와 노란 조끼가 합류한 ‘분노의 교차로’를 전한다. 경찰이 던진 수류탄에 손을 잃은 청년과 파리에서 숨진 참가자 한 명의 이야기도 거기에 있다.

아낀 돈은 누구의 교실에서 나왔나

프랑스의 공공지출은 GDP의 57%, 국가부채는 118%다. 2년 사이 총리 두 명이 긴축 예산을 밀다 의회에 막혀 물러났다. 부유세는 의회에서 막혔고, 연금 개혁은 거리의 반발 끝에 올해 유예됐다. 가장 조용히 깎을 수 있던 자리가 학교였다. 예산이 줄어든 학교에 폭염이 겹쳤고, 거기 앉은 사람들은 투표권이 없었다. 한국 신문들은 같은 장면에서 다른 것을 읽었다. 조선일보는 ‘퍼주기 중독’의 끝을 보았고, 긴축이 가장 먼저 닿은 자리가 학교였다는 대목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그 사설은 아래 사설 비평이 따로 따진다. 대선은 6개월 뒤다. 르펜 진영은 1차 투표 35%가 예측되고, 멜랑숑은 처음으로 결선 진출이 예측된다. 극우는 시위의 책임을 이민자에게 돌리고, 총리는 극좌에 돌린다.

앞으로의 전망

11월 5일 노조들이 예고한 파업일에 학생 운동과 노동운동이 합쳐지는지가 이 시위의 크기를 정한다. 마크롱이 약속한 긴급 지원이 학교 예산과 생활비 대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연설은 질서 회복 선언으로만 남는다. 한국에서는 프랑스의 장면이 벌써 예산 논쟁의 근거로 쓰이고 있다. 아낀 돈이 어디로 갔는가라는 물음은 프랑스 교실에서 나왔고, 그 물음은 한국의 예산표에도 그대로 옮겨진다.

#프랑스시위 #마크롱 #고교생 #긴축 #교육예산 #폭염 #노란조끼


장관이 ‘모범’이라 부른 지하철에서, 노란봉투법 첫 원청 파업이 시작된다

「공공운수노조, 막힌 원청교섭 파업으로 뚫을까…“총궐기 나설 것”」 참세상 · 10/19 함께 볼 기사 「“공공부문도 원청교섭 제자리”…하청노동자 6500명 공동파업」 경향신문 · 10/19 함께 볼 기사 「부산지하철 하청노조, 원청 상대 ‘쟁의권 확보 파업’ 첫 사례 되나」 한겨레 · 10/19 함께 볼 기사 「노동장관이 꼽은 ‘모범’ 파업 기로…공공부문 원청교섭 갈등 커지나」 노컷뉴스 · 10/19 함께 볼 기사 「‘크레인’까지 올라간 HD현대重·한화오션 노조..파업에 고공농성까지」 머니투데이 · 10/19

무슨 일이 있었나

공공운수노조가 19일 서울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교섭 공동파업을 선포했다. 부산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LG유플러스 네 곳의 하청·간접고용 노동자 약 6,500명이 22일과 23일 파업하고, 24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1만 명 규모의 총궐기대회를 연다. 먼저 나서는 곳은 부산지하철의 청소·시설관리 자회사 노동자들이다. 9월 29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더 중재할 것이 없다며 조정을 멈추면서, 이들은 원청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합법 파업의 권리를 얻었다. 개정 노조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3월 10일 시행된 뒤 원청을 상대로 이 권리를 확보해 파업에 들어가는 첫 사례다.

모범 사례는 왜 파업으로 갔나

부산교통공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법 시행 17일 뒤인 3월 27일 ‘원청교섭 모범사례’라며 찾아간 곳이다. 노조에 따르면 7월 22일부터 여섯 차례 열린 교섭에서 공사는 휴게실과 안전시설 개선 요구에 ‘적자’를 이유로 별도 예산 편성을 거부했다. 인건비 원가 산정 방식과 안전인력 충원은 노동부 지침을 근거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은 96.5%였다. 인천공항공사도 의제를 ‘산업안전’으로 한정하고 2022년에 합의한 교대제 개편은 자회사 경영권이라며 논의를 거부했다. 공공운수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원청 약 70곳 가운데 실제로 교섭이 열린 곳은 18곳이다.

벽은 몇 겹이고 누가 세웠나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개정법이 “무력화되고 있다”며 원청교섭이 세 겹의 벽에 막혀 있고 그 뒤에 정부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꼽은 세 겹은 이렇다. 원청이 버티면 노동위원회에서 원청이 사용자가 맞는지부터 판정받아야 하고, 여러 노조 가운데 누가 대표로 교섭할지 정하는 창구 단일화를 거쳐야 하며,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도 원청은 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산업안전만 의제로 받는다. 벽 뒤의 정부는 두 가지 모습이다. 하나는 법 조문을 어디까지로 볼지 정한 노동부의 해석지침이고, 그 지침이 의제를 좁히는 근거로 쓰인다. 다른 하나는 돈이다. 노동부 관계자도 부산시와 연결된 문제라고 말하고, 노조는 자회사 인건비가 부산시 생활임금에 맞춰 짜였다고 주장한다. 교섭 상대는 공사인데 지갑은 시청에 있는 셈이다. 공공부문이 절차와 의제와 돈에 막혀 있는 동안 민간 조선소는 교섭장 대신 크레인을 골랐다. 거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은 9월 30일부터, 한화오션지회장은 10월 8일부터, 울산 HD현대중공업지부장은 18일 저녁부터 크레인 위에 있다.

앞으로의 전망

첫째, 21일 마지막 교섭이다. 공사가 인건비 원가와 인력 충원을 의제로 올리면 파업은 멈출 수 있고, 지침 뒤에 머물면 22일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법 시행 뒤 첫 원청 상대 파업으로 기록된다. 둘째, 노동부의 선택이다. 노조는 원청이 교섭 요구에 응하도록 공공기관에 내리는 응낙 지침과, 의제를 제한하는 해석지침의 폐지를 요구한다. 장관이 모범이라 부른 곳에서 파업이 시작되면 지침을 고칠 명분과 압력이 동시에 생긴다. 셋째, 24일 총궐기와 조선소 크레인이다. 공공과 민간의 하청노동자가 같은 주에 같은 요구로 거리와 크레인에 선다.

#원청교섭 #노란봉투법 #부산지하철 #공공운수노조 #사용자성 #해석지침 #크레인고공농성


03 한 장의 세계

빈곤철폐의 날, 다섯 나라의 가난이 종로에서 같은 현수막을 들었다

자료: 비마이너 이재민 기자 촬영, 10월 17일 서울 종로 ‘1017 빈곤철폐 투쟁대회 · 2026 아시아 빈민대회’ 행진, 10월 19일 게재 · 원문 보기 →

빈곤철폐의 날, 다섯 나라의 가난이 종로에서 같은 현수막을 들었다

10월 17일은 유엔이 정한 빈곤 퇴치의 날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 필리핀의 가난한 사람들과 활동가들이 이날 서울 종로에서 ‘불평등에 맞서 평등을’이라는 현수막을 앞세워 행진했다. 대회가 채택한 공동선언의 한 줄은 “비용이 아니라 생존과 권리가 먼저다”였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해고 5년째의 걸음은 내일 교육부 앞에 선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걷기 행진 ‘희망뚜벅이’가 20일 세종 교육부 청사 앞 결의대회를 예고했다. 길 위에서 올라온 한 줄에는 구호 대신 소망 한 줄만 적혔다. 해고된 사람이 5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이 어디인지, 내일 그 앞에서 확인된다.


“자기들 직원 아니다”, 죽은 노동자를 두고 공장은 사흘 만에 돌아갔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9일 김포 월곶면에서 숨진 필리핀 노동자의 회사에 전화한 결과를 그대로 옮겼다. 빈소도 없고 가족 연락도 없었으며, 책임을 묻자 “자기들 직원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썼다. 사망 사흘 만에 공장은 가동됐다. 19일에는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가 대구 성서공단에서 숨진 이주노동자 고 뚜안의 1주기 행진과 추모제를 25일 공장 앞에서 연다고 알렸다. 숨진 사람의 회사를 찾는 데 종교 단체의 전화 한 통이 필요했다.

오늘의 논쟁

전장연 시위는 마라톤 교통통제보다 짧다, 그런데 욕은 한쪽만 먹는다

서울에서 10월과 11월에만 마라톤이 67번 열린다는 커뮤니티 글을 두고 한 이용자가 “전장연은 왜 욕먹었나”라고 되물었고, 탱굴은 전장연 시위 시간이 마라톤 교통통제 시간보다 짧다는 사실을 나란히 놓았다. 조회 7만 회, 리포스트 1,800회를 넘겼다. 논쟁의 축은 불편의 크기보다 누구의 불편을 참아 주는가에 있다. 마라톤은 즐길 거리가 되고 장애인의 이동은 민폐가 되는 기준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를 이 글은 건드렸다. 전장연은 19일 땅에 몸을 던져 기어가는 포체투지를 시청역에서 11일째 이어가며 활동지원 조사 제도를 따지는 성명을 냈다. 그 숫자는 아래 오늘의 주장에서 잇는다.


‘사과를 바라시니까’, 엿새 뒤의 사과와 그대로인 국비 10%

추미애 경기지사가 13일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부른 뒤, 17일 순직 소방관 빈소에서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18일 빈소 영상을 올린 채터와 가피우쓰는 그 말을 억지 사과로 읽었고, 보수지 사설도 같은 편에 섰다. 추 지사는 19일 영결식 뒤 국감장에서 “상처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말했다. 두 번의 사과 사이에서 빠진 것은 발언이 나온 자리다. 소방관은 2020년에 국가 공무원이 됐지만 월급은 여전히 경기도가 주고, 국비는 소방 예산의 10~12%다. 지사의 말을 꾸짖는 동안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노 킹스’ 시위 당일, 주최 측 계정이 90분 동안 사라졌다

17일 미국 50개 주 3,000곳 가까이에서 ‘노 킹스’ 시위가 열린 날, 주최 측 인스타그램 계정이 약 90분 동안 사라졌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를 억만장자의 언론 소유가 뜻하는 바라고 썼고, 조회 85만 회를 넘겼다. 메타는 자동 보안 시스템의 오류라며, 계정에 연결된 인공지능 도구가 평소의 네 배 속도로 게시물을 읽어 봇 트래픽으로 분류됐다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사고인지 검열인지보다 오래 남는 사실은 하나다. 수백만 명의 집회 통로가 한 회사의 보안 규칙 안에 있고, 그 회사의 주인은 지난해 1월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아 앉아 있었다.


오늘의 단어

커밍아웃의 날 10월 11일은 1988년 미국에서 시작된 ‘커밍아웃의 날’이다. 무지개행동은 올해 이날부터 한 주 동안 매일 한 사람의 커밍아웃 영상을 올렸다. 작가 김규진은 아내와 세 살 아기를 말하는 영상을 올리며 “커밍아웃 진짜로 천 번쯤 한 거 같다”고 썼고, 그 글은 4만 회 넘게 읽혔다. 천 번을 해야 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나라에서는 한 번 밝혀도 직장과 병원과 학교에서 매번 다시 밝혀야 하고, 밝힌 뒤의 불이익을 막아 줄 법이 없다.

오늘의 말

[주목] ‘긁으면 100퍼센트 당첨되는 로또’, 소방관이 조의금을 셈하는 법

순직 소방관의 가족이 조의금으로 ‘로또’를 맞는다는 말이 돌자, 소방관의 시점으로 쓴 이 글이 18일 아침 올라와 조회 18만 회를 넘겼다. 글쓴이는 로또라는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 말이 왜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지는 글이 직접 말한다. 가족의 생계를 순직에 걸어야 불 속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는 직업이 있고, 그 직업의 예산을 ‘골치 아픈 빨대’라 부른 지사가 같은 주에 있었다.



05 오늘의 주장

1.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자리가 공공부문의 기자회견장과 조선소의 크레인으로 나뉘었다. 금속노조·조선업종노조연대는 19일 「크레인 위 목숨 걸고 외치는 노동자의 절규, 조선 자본은 들어라!」에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동자에 이어 한화오션지회장과 HD현대중공업지부장이 크레인에 올랐다고 밝히며 “조선소의 크레인은 조선산업 발전의 상징이 아니다”라고 썼다. 공권력 투입이나 법적 대응으로 답하면 모든 책임이 원청 자본과 경영진에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차 구사대 이수기업 폭력사건 진상조사단은 18일 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누리집에 올린 「현대차는 파견노동자 직접고용 즉각 이행하라! 구사대폭력 비호하는 고용노동부 규탄한다!」에서 노동부가 10월 8일 이수기업 해고자 29명의 직접고용을 시정지시하고도, 회사가 노조를 막으려 동원한 구사대의 폭력은 폐업한 회사의 해고자가 노조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법이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한 뒤에도 해석 한 줄로 노동자가 노동자에서 빠지는 구조를 두 문서가 하루 사이에 가리켰다.

2. 순직 소방관을 두고 여야 논평은 지사의 말을 따졌고, 공장을 물은 논평은 하나였다. 정의당은 17일 논평 「부천 공장 화재 소방관 순직, 사업장 안전관리 책임을 엄중히 물어라」에서 화재 현장에서 인화성 물질 용기 180여 통이 나왔고 공장은 위험물 취급 허가 이력이 없었으며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도 아니었다고 짚었다. “소방관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되는 재난 대응 체계를 바꾸십시오”라는 문장은 발언의 품격을 다투는 여야 논평에는 없는 문장이다. 소방 재정과 사업장 안전은 같은 사건의 두 얼굴인데 국회의 논평은 한쪽만 봤다.

3. 장애 복지의 문턱은 조사표 안에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9일 성명 「장애인은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전면 개편,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에서 국정감사에 나온 수치를 들었다. 최근 5년 활동지원 재조사 이의신청 1만 135건 중 5,128건, 절반이 넘는 사례에서 지원 구간이 올라갔고, 조사관이 시설을 나와 지역에서 사는 장애인에게 “왜 시설에서 나왔냐”고 힐난한 증언도 있었다.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가 “처음부터 ‘가짜 폐지’였다”며 세부 기준과 심사 매뉴얼 공개, 24시간 활동지원 제도화를 요구했다.

4. 메가프로젝트의 속도와 빈곤의 속도가 나란히 놓였다. 노동당은 17일 「재벌에는 ‘전격전’, 가난에는 ‘검토’」에서 반도체 공장의 전력·용수·산단에 2조 1천억 원을 내놓으면서 영구임대·국민임대 기금 예산은 0원으로 두고, 2027년 기준중위소득은 3년 전 실제 중위소득보다 낮게 정했다고 비판했다. “자본의 미래에는 ‘선제적’과 ‘전격전’이 붙고, 가난한 이들의 현재에는 ‘단계적’과 ‘검토’가 붙는다.” 녹색당은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 가덕도 신공항 반대 농성장을 찾아 “실패한 핵심 공법, 예견된 중대재해 가덕도 신공항 11월 우선착공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기본계획 취소소송 뒤 농성에 들어간 당원이 경찰의 물품 반입 제지로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글은 덧붙인다.

5. 한편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19일 공동성명 「연계정보의 대안은 국민 ‘범용’ 식별성 제거에 있다」에서 티빙 1,953만 명, 신한은행 2만 5천 명 등 올해 잇따른 연계정보 유출을 들어 유효기간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연계정보는 한 사람을 모든 사이트에서 같은 번호로 알아보게 하는 식별자다. “‘범용’ 식별성을 제거하지 못하는 CI 제도 개선은 또다른 주민등록번호의 창출일 수밖에 없다”며 폐지와 목적별 식별자 전환을 요구했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IMF가 ‘회복력’을 말한 자리에서, 투자가 왜 줄었는지를 먼저 묻는다

「AI가 떠받친 세계경제, 회복력은 끝나가나」 마이클 로버츠 참세상 · 10/19

IMF 반기 회의가 ‘회복력’을 핵심어로 내놓은 주에 그 단어의 바닥을 파는 글이다. 세계 성장률 3.1%, 인플레이션 4.7%라는 숫자 뒤에 저자는 1995년 1.4%에서 팬데믹 뒤 0.4%로 떨어진 생산성 증가율과 1980년대 초 저점을 넘지 못한 자본 수익성을 놓는다. 미국 성장을 떠받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기술이 올리는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증거는 없고, 닷컴 수준의 조정이면 미국 가계자산 20조 달러가 사라진다는 IMF 고피나트의 추산까지 옮긴다. 공공부채만 걱정하고 기업부채는 말하지 않는 IMF의 침묵을 짚은 대목이 이 글의 고유한 지점이다. 코스피가 먼저 받은 청구서를 다룬 지난 목요일 이 지면의 심층과 나란히 읽히는 글이다.

[주목] 반도체가 벌어 준 성장은 일자리로 가지 않았다, 숫자가 그렇게 말한다

「‘취업자 증가’ 6년 만에 최소, 일자리에 총력을」 한겨레 · 10/19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올린 해에 고용 전망은 내렸다는 사실을, 이 사설은 숫자 세 개로만 적고 형용사를 쓰지 않았다. 9월 취업자 증가 11만 3천 명, 청년 취업자 47개월 연속 감소, 제조업 취업자 1~9월 5만 1천 명 감소다. 반도체 호황이 제조업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았고 보건·사회복지업이 고용을 홀로 떠받친다는 분석은 정확하다. 사설이 멈춘 곳은 처방이다. 서비스업 육성에 ‘불안정·저임금 일자리 확산을 막을 방안’을 붙이라고는 했지만, 늘어나는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인지, 그 조건을 누가 정하는지는 사설 밖에 남았다. 숫자는 일자리 없는 성장을 보여 줬고, 그 일자리의 질은 다음 사설의 몫으로 넘어갔다.

[비판] 교육 예산을 깎아서 폭동이 났다고 쓰고, 결론은 한국도 지출을 줄이라는 것이다

「청년들 분노가 삼킨 프랑스, ‘퍼주기 중독’ 한국의 미래다」 조선일보 · 10/19

사설의 셋째 문단이 넷째 문단 이후를 반박한다. 정치권에 막힌 마크롱 정부가 저항이 가장 적을 것으로 본 교육 예산을 긴축했고,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교실에 방치된 학생들의 분노가 폭동의 불씨가 됐다고 사설은 스스로 적었다. 체포된 사람의 86%가 투표권 없는 미성년자라는 숫자도 붙였다. 그러고 나서 한국의 국가채무가 GDP의 50%를 넘는다며 ‘퍼주기 중독’을 끊고 정부 지출을 줄이라고 끝맺는다. 프랑스에서 분노를 만든 것은 깎기였고, 깎인 자리는 투표권 없는 사람들의 교실이었다는 자기 문장을 결론이 지웠다. 반도체 호황의 골든타임에 할 일이 노동·교육 구조 개혁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프랑스 교실이 보여준 교훈과 정확히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비판] 지사의 말은 꾸짖었다, 소방관 월급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협의할 문제’로 접었다

「“사과 바라니 사과” 소방관 두 번 울린 추미애 지사」 중앙일보 · 10/19

이 사설은 소방기본법과 소방회계법 조문을 들어 경기도의 부담이 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썼다. 경향신문 사설이 같은 아침 적은 숫자는 국비 비중 10~12%, 피복비 지역 격차 3배, 5년째 동결된 심리치료 예산 5억 6천만 원이다. 법조문을 인용한 쪽과 예산표를 인용한 쪽 중 어느 사설이 소방관의 월급을 다뤘는지는 분명하다. 추미애 지사의 ‘재정 빨대’ 발언과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한다’는 태도를 비판한 대목은 옳고, 그 비판은 경향신문도 같이 했다. 차이는 그다음이다. 돈의 구조를 ‘각자의 권한과 재정 여건을 따져 협의할 문제’로 접은 사설은, 순직 소방관의 이름으로 지사를 꾸짖으면서 그 소방관의 월급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묻지 않았다.

[논쟁] 가난한 청년의 처방이 ‘대립적 노사관계’다, 그 청년이 일할 하청의 교섭은 적지 않았다

「4만 달러 시대의 ‘가난한 청년들’」 동아일보 · 10/19

청년의 가난을 다룬 사설이 처방 자리에 ‘대립적 노사관계’를 놓았다. 긴급복지 지원금을 신청한 20·30대가 3년 새 38.4% 늘었다는 수치, 성장률 전망은 올리면서 취업자 전망은 내린 정부의 표를 나란히 놓고 시작해, 교섭권 확대와 정년 연장 논의가 노동시장에 들어오지 못한 청년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진입 문턱을 높인다는 결론으로 끝맺는다. 논쟁거리는 여기다. 청년이 들어갈 일자리의 다수는 하청과 자회사, 콜센터다. 그 일자리의 조건을 정하는 교섭을 청년의 적으로 놓는 결론이 성립하는지가 이 사설이 독자에게 남긴 검산 문제다. 교섭이 열리지 않는 하청에서 청년이 받는 월급이 얼마인지, 사설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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