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가 2027년 정부예산 심의를 앞두고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대기업 지원이 아닌 공공서비스 확대와 노동권 강화에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 예산 삭감과 사회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부족을 비판하며, 공공부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공공돌봄 확대를 위한 재정 투자를 요구했다.
국회는 30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11월11월 4~5일 종합정책질의, 9~12일 부처별 심사, 16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2027년도 정부예산안을 확정하고,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 국회 앞에서 ‘2027년 정부예산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재정의 우선순위를 기업 중심의 성장 지원에서 국민의 안전과 기본권, 노동자의 고용과 처우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부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 원을 넘어섰지만 노동자와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년 취업자 수가 47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원이 재벌과 반도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기석 직무대행은 추가 세수의 사용 원칙으로 의료·돌봄·교통·에너지 등 필수 공공서비스 확대, 공공부문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공공투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제시했다. 그는 “호황의 과실은 재벌·대기업에게 몰아주고, 노동자·서민에게는 쭉정이도 없다면, 민심의 파도는 더 성나고 거세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재정이 국민의 보편적 권리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지하철 노동자들은 시민 안전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김정섭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상임의장은 “2027년 정부예산안에서 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며 복원을 요구했다. 아울러 연간 7천억~8천억 원에 달하는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과 2인 1조 안전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황병래 사회보장기관협의회 의장은 건강보험 일반회계 지원 비율이 법정 기준인 14%에 못 미치는 12.3%에 그친다며 지원금 1조 6,300억 원 증액과 국고지원 일몰 조항 폐지를 요구했다. 국민연금 운영비에 대한 국가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종연 국방전문상담관지부장은 국방부가 과거에 적립하지 못한 퇴직급여를 현재 사업비에서 지급하면서 임금 인상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3년간 물가가 8.2% 오르는 동안 상담관 기본급은 3% 인상에 그쳤다며 퇴직급여와 임금 인상 예산을 별도로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원 이후 공공돌봄 기반이 약화됐다며 핵심 사회서비스의 공공 공급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정협의를 통해 일부 돌봄노동자의 기본급 인상이 반영됐지만,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요구가 기획예산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추가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인공지능과 산업전환에 대한 정부 투자가 대규모로 늘어나는 만큼 노동자의 고용유지와 재교육, 임금보전 등을 위한 예산도 함께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공교통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지역 돌봄과 재난안전 기반 구축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공공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주요 예산 요구를 담은 2미터 높이의 대형 가상 결재서류 조형물에 도장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공공서비스 확대와 노동권 강화를 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