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남반구 여성의 과제

시민지원 금융거래 과세연합(ATTAC) 국제회의 발표문 1999/6 지타

센**

내가 하려고 하는 바는 아시아 금융위기라는 폭넓은 맥락에서 세계화를 고찰해보는 것이다. 나는 전지구적 경제체제와 그와 관련된 정치, 문화적 과정들이 실제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방식에서 오늘날 무엇이 새로운 것인가에 관해 같이 토론하고 싶다. 나는 또한 세계화와 그것이 남반구의 여성인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 사이의 연관성을 우리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세계화는 확실히 단순한 용어가 아니다. 세계화라는 말에는 많은 함축된 의미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여성의 발전 대안(Development Alternatives with Women for a New Era, 이하 DAWN)’에서 하는 일은 그러한 다양한 측면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DAWN 초기에 우리는 세계화의 일부측면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는 확실히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최근의 세계화 과정에서 ‘오래된’ 특징과 ‘새로운’ 특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첫째로 전지구적 생산체제의 측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전지구적 생산체제는 명백히 지난 30-40년간 일어난 두 가지 기술혁명을 배경으로 확장되고 변화하고 있다. 이 중 하나는 정보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공학 혁명이다. 내가 이것들을 혁명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경제학자나 기술자들이 기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것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에 대해 경제나 생산체제의 어떤 분야에서 일어난 약간의 변화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다양한 변형과 결합을 지닌 전체 생산체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고 실제로 바꾸고 있는 엄청난 변화이다.

전지구적 조립생산 라인에서 읍내 양복점의 소멸에 이르는 모든 것은 정보기술 혁명과 연결된 통신 과정의 속도와 효율성에 의존하는 완전히 새로운 생산방식의 결과이다. 훨씬 더 새롭고, 그 결과에 대해서 우리도 이 시점에서는 아직 알지 못하고, 그 양상이 막 나타나기 시작한 또 다른 혁명은 바로 생명공학이다. 우리는 이것이 전지구적 생산체제의 성격에 미칠 막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생명공학을 생물종 다양성이나 지적재산권, 또는 이것이 남반구 자원의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는 예를 들어 생산체제 내의 모든 화학 재료들이 생물 재료로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한다.

두 번째 주요 변화는 은행, 주식시장, 보험, 통신과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 또한 생산체제에 영향을 주었던 기술혁명과 관계가 있다. DAWN이 전지구적 경제와 구조조정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한 15년 전만 해도, 매일 수조 달러가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를 넘나들지는 않았다. 금융 흐름을 지원하는 몇몇 서비스 영역의 내부 연계는 국가들과 세계 경제기구들이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의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계화의 세 번째 핵심 측면은 무역과 자본이동에 대한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는 분명 브레튼우즈 기구들과 같은 세계화의 핵심 행위자에 의해 매우 의식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채무국에 대한 IMF와 세계은행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부과는 주권국가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약화시켰다. 거의 동시에 즉, 1980년대 중반부터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은 WTO와 새로운 일련의 규칙들을 만들어냄으로써 국제무역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리고 다자간투자협정(MAI)을 통해 국제적 자본 흐름에 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생산과 서비스 분배 체제 모두를 세계화시키려는 노력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종의 논리적 진전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세계화 시대의 여성 이슈와 젠더 문제

세계화가 남반구의 여성과 젠더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리는 세계화 내의 이러한 연계들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젠더는 세계화와 관련된 우리의 관심범위에 걸쳐 중요한 요소이다.

우선 여성의 노동과 고용의 문제가 있다. 전지구적 조립생산 라인과 라틴 아메리카와 마찬가지로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이른바 서비스 영역에서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여성이 현 생산체제에서 중심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반구와 마찬가지로 남반구의 많은 지역에서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여성들이 노동력의 일부가 되고 있고 고용 문제가 우리에게 지금 당장의 핵심 이슈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성들의 이주와 이민법의 성격은 이와 관련된다. 이전에 국제적 이민이 대부분 남성이었던 반면, 현재 이민자들은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여성이다. 또한 우리가 다루는 이슈의 측면에서 갖는 중요성은 이 지역에서 명백하게 보인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세 번째 영역은 민중의 삶이다. 자원 식민화 증대의 결과로 농촌 여성, 특히 공공재와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토

착적 지식을 기반으로 자원을 관리하던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점점 더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은 또한 초국적 생산체제에 의한 주변화나 혹은 그 내부로의 통합의 결과로 변화된 비공식 부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네 번째 영역은 사회적 재생산 전체의 장이다. 그것이 세계화된 산업화 과정에 직면하여 연료나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는가와 관계되든 아니면 보건, 교육, 육아와 모성보호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의미하든 여성은 영향을 받는다. 이것들은 젠더와 여성의 지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여성들의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문화적으로 규정된다.

또 다른 영역은 무역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무역을 이끈 동력은 여성의 노동이었다. 수출의 동력 또한 여성 노동력이었다. 출발부터 그러했다. 여성 노동력은 아시아가 이름을 떨친 수출기반 산업화 모델에서 계속해서 절대적인 중심을 차지해왔다.

마지막으로, 세계화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국가간이든, 여성이 극도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곳에서의 인종 분쟁이든, 근본주의 경향의 등장으로 불가피하게 여성에게 적대적인 사태가 일어나는 국가적 차원이든간에 다양한 수위의 폭력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폭력은 가계와 가족의 차원에서도 벌어지는데, 이 경우 남성들은 그들 자신의 문제들, 수입, 생계, 고용, 그리고 “자기 여자”가 더 이상 “자기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반대급부로 점차 폭력에 호소한다. 그들의 아내들은 여기저기 떠돌며 돈을 벌고 가계를 보조하고 있으며, 더 이상 “그들의 여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경제관리의 정치학 비판

양차대전이 끝나고 정치적 이슈만을 다루던 국제연맹이 실패한 후에, 강대국들은 경제를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각성은 유럽 재건을 위한 마샬 플랜으로 귀결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개발 협력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시작되었다. 자본주의 내부의 경쟁을 위해 전지구적 체제의 경제적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세계화 기구들이 만들어졌다.

전지구적 관리에 대한 현재적 접근의 맥락에서 볼 때, 우리가 직면한 것은 무엇인가? 유엔은 어느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이러한 광신적인 금융체제를 지금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 환경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려 하는가? 우리는 전세계적 양극화와 불평등이 이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고, 참여할 수도 없으며, 체제 밖으로 버려지는 점점 더 많은 주변화된 집단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전지구적 체제의 상층부에 있는 권력자들은 이러한 모든 문제가 어디에선가 다루어져야만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것이 첫 번째 관심사이다.

두 번째 관심사는 민족국가이다. 민족국가의 수준에서 우리는 논쟁의 성격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류 이데올로기의 논쟁은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에서 “국가 대 시장”으로 점차 움직이고 있다. 이와는 전적으로 다른 이데올로기적 논쟁이 있는데 그것은 “국가가 효율적인 시장 후원자가 되고 성장을 보증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주류의 논쟁은 대안적 패러다임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장에 기반한 효율성 패러다임 안에서의 움직임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국가들이 얼마나 시장을 인간화하려는 의지가 있을까? 이러한 과정 내에서 우리는 사실상 얼마나 많은 인간 발전을

이룰 수 있을까?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만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분명 이들 논쟁에는 매우 흥미로운 다른 각본들도 있다. 가령 종종 민족국가나 정부들이 자율권을 주장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마하티르와 수하르토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들이 정말 ‘국가 대 시장’이라는 오랜 논쟁을 재개하고 있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마하티르든 수하르토든 경제성장에 반대하지 않는다. 둘 모두 경제성장이 국가 기관과 정책의 측면에서 아시아 지역에 의미하는 내용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나아가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이들의 논쟁은 전리품의 분할에 관한 것인가? 체제가 진행된 방향으로부터 ‘지방적으로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가’ 대 ‘전지구적으로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가’에 관한 것인가?

여성운동의 현재적 과제

전세계 여성들은 세계화가 낳은 문제들을 관리하거나 완화할 전지구적 능력이 부재한 위기의 시기에 살고 있다. 남반구 여성들 또한 “도래한 세계화”의 노선을 따라 발전 전략을 규정하는 정부들과 싸워야만 한다.

시민사회의 과제는 풀뿌리 공동체 수준의 활동과 참여로부터 성장한 조직과 기관들이 어떻게 일국적, 지역적, 전지구적 차원에서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역량의 측면에서 실제 심각한 함의를 갖는다. 특히 여성 조직들에게 있어 매우 커다란 이슈이다.지난 20-25년간 우리는 국지적 경험을 일국적 수준으로 확대시키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의 일국적 경험들을 전지구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그 역을 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는 못 했다. 즉 전지구적, 지역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태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지방 공동체에 기반한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번역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에 관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여성의 발전 대안(DAWN)의 지속적인 활동

DAWN의 ‘세계화의 정치경제에 관한 주제연구’는 식량, 에너지, 외채 위기에 관한 일련의 연구에 착수한 8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일국적 수준의 정책으로서의 구조조정에 대한 분석으로 나아갔지만 이는 전세계적으로 청사진 모델처럼 퍼져나갔다. 그 결과 우리는 브레튼우즈 기구들이 처방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양상과 양식을 지닌 세계화가 보다 심원에 자리잡고 있었다. 세계화에 관한 우리의 연구는 베이징회의를 위해 만든 {진행중인 이정표}라는 제목의 소책자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지난 해 DAWN은 여태까지 한번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는 분야인 교육을 통한 역량 구축으로 천천히 중심축을 옮겨갔다. 우리 성원들은 인도, 남아공, 캄보디아 등에서 세계화에 관한 교육 워크샵을 수행하였다. 여성운동을 하루 아침에 경제학자들로 전환시킬 순 없지만 우리는 최소한 이 분야에 관한 역량을 심화시킬 수는 있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단체 이외의 주류, 진보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세계화에 관한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들은 젠더 분석에 취약한 동료들이 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기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세계화에 관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다른 여성조직들과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WTO든 다자간투자협정이든, 아니면 발전 과정에서의 여성이든간에 몇몇 네트워크가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과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남반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뒤쳐지지 않을 수 있

다.

*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여성의 발전 대안(DAWN) 동남아시아 지부와 아시아태평양 발전센터(APDC) 젠더와 발전(GAD) 프로그램이 주관하여, 1998년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 금융위기의 정치,경제, 사회, 문화적 영향에 관한 여성 원탁토론회’에서 발표된 글이다.

**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여성의 발전 대안(DAWN, http://www.dawn.org.fj) 연구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