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의 극빈층 원조 협의그룹: 세계 극빈층 여성에게 기회인가 부담인가?
[지속가능한 에너지·경제 네트워크(www.seen.org)]
낸 도킨스 스컬리·다프네 와이스햄
극빈층 원조 협의그룹(Consultative Group to Assist the Poorest; CGAP, 이하 협
의그룹)은 “소액금융의 자원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세계은행이 창설한 복수
공여자 조정 프로그램(multi-donor pilot program)이다. 1995년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세계은행 간부들은 원래 2억 달러의 예산을 발표했었다. 이 가운데
3천만 달러는 세계은행에서 제공한 현금 기부금이고 나머지 1억 7천만 달러는 협의그
룹의 회원 공여자들의 기존 또는 계획된 소액신용 프로그램들의 포트폴리오였다. 협
의그룹은 원래 회원 공여자 프로그램들의 포트폴리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1997년 1월 현재 회원 공여자들이 원래 약속한 프로그램 리스트도, 협의그룹의 출범
이래 시작된 새로운 프로그램 리스트도 제공할 수 없었다. 협의그룹의 실제 예산은
세계은행이 처음에 약속한 3천만 달러의 현금 기부금이 전부이다.
협의그룹은 빈곤층 차용자들에게 직접 대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보다는 선별된 소액신용 프로그램들에 대해 자금을 보조하고 공여자 조정을 향상시
키며 소액신용 대출업자들에게 ‘최선의 실행’을 장려하는 것을 추구한다. 협의그룹은
지금까지 960만 달러의 지불금을 승인해주었다. 대략 800만 달러가 대출업자들에게
할당되었으며 잔여액은 ‘최선의 실행’과 정책개혁 워크샵들에 쓰여졌다.
이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규정한 바, 즉 “전세계 극빈층 시민, 특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협의그룹을 검토하고자 한다. 전세계 빈민의 3분의
2가 여성이다. 여성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이러한 빈곤을 계속 유지시키는 요인들은
보건의료와 교육 및 직업 기회, 신용에 대한 접근권과 토지소유권의 결핍 등 복합적
이다. 소액신용은 빈곤근절을 위한 만병통치약이나 보건, 교육 등 사회부문 지출의 대
용물이 아니긴 하지만 -대부분 남반구로부터 등장한- 일말의 희망일 수는 있다. 바로
이곳 남반구에서 빈민층 대변자들이 극빈층 여성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종종 여성
들만을 대상으로- 소액신용 기관들을 설립하고 있다. 이들 기관 대다수는 여성이 빈
곤 근절을 위한 적절한 투자 대상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
다. 확실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신 가족을 위한 식품, 교육, 보건 등- ‘사회 자본’
에 자신들의 소득을 투자한다.
표면상 협의그룹은 여성이 빈곤 근절의 핵심 행위자라는 세계은행의 인식이 증대된
결과 창설되었으며 세계은행이 이름을 떨친 전통적인 대규모 기간시설, 구조조정 차
관과의 분명한 결별을 상징한다. 협의그룹이 출범할 당시 세계은행은 여성에 대한 관
심 증대의 증거이자, 극빈층 여성들에 혜택이 돌아가는 신용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확대를 오랫 동안 요구해온 여성 대변자들의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이를 선전했다.
이 보고서의 필자들은 원래 세계은행과 협의그룹이 선택한 듯이 보였던 방향에 고
무되었으며 협의그룹의 잠재성은 전세계 극빈층 여성뿐만 아니라 세계은행의 대부와
실행의 전반적인 개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세밀하게 검
토해본 결과 우리는 소액신용을 촉진시킨다는 협의그룹의 전략이 세계은행의 발전 이
니셔티브의 전통적인 본질-민영화, 탈규제, 그리고 양자간 공여자와 민간은행, 초국적
기업을 비롯,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으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의 의제를 선호하는 정책
개혁 등-에 입각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협의그룹의 전략은 자유시장에서 이용가능한
신용 공급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며 이러한 증대의 혜택이 자연스럽게 극
빈층 여성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그릇된 가정을 하고 있다.
협의그룹은 젠더 이슈에 관한 세계은행의 빈곤한 실천을 바로잡는다는 시도라는 엄
청난 홍보 효과를 거둬들였다. 그러나 사실상 세계은행 간부들은 여성들의 요구를 적
절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협의그룹을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협의그룹이 자신의 이름값과 세계은행이 여성들에게 공개적으
로 선포한 약속에 걸맞지 않은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는 협의그
룹의 정책과 절차와 관련하여 다섯 가지 영역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최선의 실행’
협의그룹의 정책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일차적 목적은 소액대출의 ‘최선의 실
행’을 수립하는 것이다. 협의그룹의 ‘최선의 실행’은 상업적 생존능력(즉 수익성)에 신
속하게 다다를 수 있는 대부자의 능력을 강조한다. 이는 대부자들로 하여금 극빈층
여성들에 대한 소액 대부에 드는 고비용을 보상하기 위해 고리대금에 가까운 고금리
를 부과하게 만들며, 그리고/혹은 고객의 상당 부분을 빈곤층이 아닌 차용자(보통 남
성이거나 가난하지 않은 여성)로 채우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또한 대부자들에게 사업
규모를 확장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사실 협의그룹의 자격요건은 소규모 대출업
자들을 배제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흔히 신용 서비스와 함께 직업훈련, 상담, 육
아 등을 제공하는 원주민 여성들의 권능향상(empowerment) 기관들이다. 소액 대부자
들의 ‘최선의 실행’이라는 이러한 비전은 모든 대출업자들, 특히 극빈층 여성에 대한
서비스를 목표로 삼는 소규모, 원주민 대출업자들 사이의 전지구적 합의를 대표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협의그룹의 ‘최선의 실행’은 극빈층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하는 소규
모 풀뿌리 소액신용 시도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향후 이러한 프로그
램들이 확산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
극빈층 여성들에 대한 미약한 약속
대다수 소액신용 주창자와 대출업자, 연구자들은 극빈층 여성에게 신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업적 생존능력을 획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점에 의견을 모
으고 있다. 상업적으로 생존가능한 신용 서비스가 빈곤을 현저히 감축시킬 수 있으려
면 대부자들이 분명하게 극빈층 여성을 대출 대상자로 삼아야 한다. 협의그룹의 자격
기준은 이러한 점에서 여성들에 대한 미약한 약속을 보인다. 고객의 50%가 여성인
모든 기관은 협의그룹에 자금을 신청할 자격을 갖는다. 이러한 기준은 세계은행의 3
천만 달러에만 적용되며 회원 공여자들의 프로그램은 여성과 관련된 협의그룹의 자격
요건에 제한받지 않는다. 게다가 협의그룹의 자격기준은 담보 요구 포기와 같은, 여성
들에게 유리한 대출 요건을 마련할 것을 대출업자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정책 개혁
협의그룹의 정책문서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각국 정부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
해서 소액신용 대출업자들에게 유리하다고 간주하는 정책들을 장려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책개혁은 민영화와 탈규제, 보조금 철폐, 민간은행들을 위한 시장을 마련하
는 입법 개혁 등 세계은행이 선호하는 거시적 차원의 조치들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
는 세계은행의 -이른바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협의그룹 활용이 수많은 연구자
들이 남반구 여성들에게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비난하는 것과 똑같은 경제 조치를
장려하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 이러한 유형의 개혁이 야기한 적대적인 반응을
감안한다면 세계은행은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이런 개혁을 장려하기에 앞서 그에
영향받는 사람들과 조심스럽게 협의해야만 한다. 우리는 금리 상한선(고리대금법) 철
폐, 보조금을 받는 소액신용 프로그램 철폐, 채무금 수금법 강화 등 세 가지 영역의
개혁 제안이 잠재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협의그룹은 금리 상한선의 철폐(즉 고리대금법의 폐지)를 제안하고 있다. 대다수 소
액신용 대출업자들은 필요한 정도만큼만, 그리고 금리 상한선이 소액신용 공급자들에
게 도저히 지탱할 수 없는 장벽일 경우에 한해서만 상한선 인상을 지지한다. 그러나
상한선을 완전히 철폐하는 것은 금융시장을 탈규제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러한 성
격의 개혁은 대부분 민간은행과 이윤을 좇는 대부자들의 이해에 기여한다. 아울러 고
리대금 수준의 금리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빈민층을 채무 악순환의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이는 빈곤 경감이라는 공언된 목적에 반대되는 결과이다).
협의그룹은 소액신용 대출업의 전면 민영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생존가
능한 대출업자들과 경쟁하는 보조금 지원 소액신용 대출업자들의 제거를 주장하고 있
다. 이러한 정책이 추진될 경우 극빈층 여성들에게 소규모, 비수익성 대출을 제공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수년간 보조금에 의존해온 대출업자들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
다. 이는 또한 극빈층 여성들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조달을 추구하는 신설 기관과 지
역 고유의 소규모 계획들의 확산을 가로막을 수 있다.
협의그룹은 채무금 수금법(특히 담보법)의 강화를 주장한다. 전통적 은행가들에게는
채무금 수금법의 강화가 중요하지만 이는 -상환률이 높고 담보란 말은 들어보지도
못한- 지방 차원의 빈민 여성들에 대한 소액대출이라는 개념과는 맞지 않는다. 우리
는 채무금 수금법이 엄격해질 경우 가난한 차입자들을 희생시키고 위험에 처하게 만
들면서 민간 대부자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불충분한 참여
세계은행과 협의그룹은 자신들의 정책자문단(PAG)이 참여적 접근의 증거라고 주장
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자문단에는 광범위한 대출업자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연대
조직과 여성 권능향상 조직, 지방에 뿌리를 둔 소규모 원주민 대출업자들은 정책자문
단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한다.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소액신용 정상회담에서 아프
리카의 43개 소액신용 기관들의 연합은 이러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우리는 공여자들
에 의해 설립된 중요한 전지구적 소액신용 기금이 이미 [우리 지역에서] 태동중인 원
주민 조직들을 무시하고 있음을 우려하는 바이다.” 극빈층 여성 차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적절히 대변되려면 협의그룹의 정책자문단에 이러한 조직들이 참
여하는 게 필요하다.
여성들에 대한 책임
협의그룹의 구조는 궁극적으로 여성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세계은행을 보호하는
방패의 역할을 한다. 첫째, 협의그룹은 직접적으로 대부를 퍼뜨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조직들에 보조금을 제공한다. 이는 세계은행이 상대적으로 소액신용에 투자를 적게
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된다. 기금
을 받는 대부자들에 대한 엄격한 보고 기준(이러한 정보에 대해 대중이 접근할 수도
없다)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협의그룹이 빈민층 여성들에게 얼마만큼의 타당성을
갖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둘째 협의그룹의 포트폴리오, 즉 회원 공여자들의 프로그램의 대다수는 협의그룹이
관리하지 않으며 세계은행의 책임도 아니다. 실제로 1997년 1월 현재 협의그룹은 공
여자들이 기금을 조성한 프로그램들의 명단을 제시하지 못했다. 협의그룹에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빈민층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원칙에 동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회
원 공여자들은 빈민층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일차적 관심사에 덧붙여 우리는 차관 조건으로 세계은행이 구
조조정 프로그램을 계속 강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론상 소
액신용은 빈곤을 감축시키고 거시적 차원의 긴축개혁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경감하
는 데 잠재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액신용과 협의그룹 모두를 전체적 시
야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소액신용은 빈곤 근절을 위한 마법의 탄환이 아니며 보건,
교육, ‘사회 자본’에 자원을 할당할 필요성을 대체할 수도 없다. 아울러 협의그룹은 세
계은행의 총 대부액의 0.01%에도 못 미친다. 한편 파괴적인 구조조정 차관은 수십억
달러나 되는 규모로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세계은행이 비정부기구들과 함께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재평가하려
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안도를 표하며 소액신용의 잠재력에 고무감을 느끼고 있
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여성과 극빈층에 대한 실질적인 약속을 보여주려면 그에 걸맞
게 자신의 지출을 재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지출-특히 소액신용과 관련된-의
질 또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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