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경기침체로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

마틴코어(Martin Khor), 제3세계네트워크(Third World Network)

“일년전 아시아 금융위기는 태국 바트화의 평가절하로 시작되었다. 예기치 못

한 금융위기, 특히 통화와 주식시장의 폭락은 한때 가장 강성했던 지역 경제의

기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의 자료들은 생산의 하락, 실업과 인플레이션

의 고통이 아시아 국가들을 강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실상 가장

비관적인 예상보다 훨씬 심한 것이다.”

– 마틴 코어(Martin Khor), 제3세계 네트워크(Third World Network) –

아시아의 위기는 새롭고 훨씬 고통스러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는 98년 1

월, 지역 통화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은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문제는 97년 후반의 금융 위기로

시작되었고, 현재 금융위기는 경제공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

에서 생산은 떨어진 반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높아지고 있다.

최초의 금융위기는 통화가치와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감지되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했는데, 이유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기반은 튼튼하다고

여겨져 왔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앞다투어 모방할 만큼 경제적 모델로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성장률, 낮은 인플레이션, 충분한 정부 예산,

높은 재정적자 역시 감소되고 있었다.

역설적으로, 경제의 기초가 금융수준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대신에 통화와 주식시장에서 자발적인 금융의 흐름이 현재 경제기반을 쇠퇴시키

고 있는 것이다. 지역통화가 다소 하락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처럼 날카로운 곡

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타이와 한국,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의 통화는 최고 40∼50%까지 떨어졌으며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500∼600%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지역통화에 있어서 지불해야할 외자에 대한 이자를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고 외자를 빌린 외국 은행들과 회사들에게 악몽을 가져왔

다. 이들중 대부분이 현금유통에 있어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되거나 파산하였

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강요된 정책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에서 많

은 문제들을 발생시켰다. 정부예산이 삭감되고, 이자가 증가하였으며 은행의 신

용은 후퇴하게 되었다……

말레이시아는 국제통화기금에 자금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신용대출을 축소하는 등 어느정도는 국제통화기금의 처방을 따

르고 있다. 다행히도 말레이시아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자유롭게 정책결정

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 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만일 IMF의

통제하에 있었다면 더욱 극심하게 이자가 인상되었을 것이다.

최근의 금융위기가 인접한 나라들의 실물경제에 현재,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계속 알려지고 있다. 상황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 말레시시

아에서는 98년 1사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 1.8%

감소했고, 80년대 중반 공황이래 첫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피해를

입은 분야는 건설, 농업, 제조업분야로 각각 10%, 2.8%, 2.4%가 감소되었다. 이

수치는 97년 1사분기동안의 8% 성장과 98년도에는 2-3%의 예상성장률과 비교된

다. 현재 이와같은 낙관적 전망이 충족될 지의 여부는 논의의 지점이다.

말레이시아에 있어서 긍정적인 부분은 무역수지에 있어서 놀라운 전환기를 맞

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98년 1월에서 4월까지 124억의 흑자를 기록했고, 이는

97년 같은 기간동안 1억8천만 적자와 대비된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97년 국

내총생산의 5%에 해당하는 무역수지적자는 0%로 줄어들거나 98년 내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다. 이처럼 아마도 경제위기 직전의 최악의 상태는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전환기는 많은 대가를 치루어 왔다. 즉 경기침체는 소득을 감

소시키고 이는 수입감소를 초래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것이다. 인도

네시아는 97년 1사분기에 비해 98년 같은 기간동안 국내총생산이 6.2%가 떨어졌

으며, 97년 4사분기에 비해 8.5% 하락했다. 중앙통계청(Central Bureau of

Statistics)의 대표 수지토 수위토(Sugito Swito)에 의하면 98년을 통틀어

1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그의 말에 의하면 98년 5월의 평

균물가는 일년전에 비해 52%이상 올랐으며 85%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고 한

다.

상황은 이미 98년 4월에 계획된 예산안보다 훨씬 나빠져 5%의 국내총생산의

하락과 45%의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실업은 갈수록 증가되고 있다. 인도네시

아 인력관리장관(manpower minister) 화미 이드리스(Fahmi Idris)는 98년도에

154만명, 즉 9천만 노동력중 17%가 실직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1년전의 2천6백만달러 흑자에 비해 3월에 불과 19억 7천만의 흑자를 보았

으며, 게다가 경기침체와 가치하락으로 인해 수입이 38%나 떨어졌기 때문에 국

가의 지불비용이 매우 증가했다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98년에 국내총생산이 4.0%∼5.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

조업분야의 생산은 1년전부터 지난 3월까지 32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동안 수

출은 3.5% 줄어들었다. 실업은 280만으로 노동력의 8.8%로 증가할 것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9.5%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11∼12%로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한국에서의 거대 경제의 침체는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운 일이다. 국내총생산

은 1사분기 동안 3.8%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 18년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다. 이

것은 또한 98년동안 한국에 대해 IMF가 예견했던 것보다 1%더 증가한 것이다.

98년의 남은 기간동안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왜냐하면 1년전에 비해 1

사분기동안 제조업자들의 투자는 41%로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1년전의

2.8%에서 6.7%로 증가했고 98년 4월말에는 140만의 실업자가 생겨났다. 무역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다. 지난 4월 무역수지는 전년도 17억에 비해 39억의 흑자를

보았다. 1사분기동안 수출이 31% 증가한 반면 수입은 28% 감소했다.

놀랍게도 많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었던 홍콩이나 싱가포르경제도

역시 매우 안좋은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홍콩은 13년만에 처음 1년전에 비해 2%의 국내총생산이 감소되면서 경기침체

가 시작되고 있다. 홍콩의 경기침체는 방문객들의 감소와 97년에 비해 물가가

40% 하락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1사분기동안 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이는 98년동안 2.

5∼4.5%가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나 선데

이타임즈(Sunday Times)의 13명의 공공부문 분석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98년도에

단지 평균 1.5%의 경제성장을 예견했었다. 지난 97년의 4사분기동안에는 4,278

명, 1사분기동안에는 1,582명, 98년 1사분기 동안 7,131명의 노동자들이 직업을

잃었다.

싱가포르 역시 최근 경기침체와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불안정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은행에서 인도네시아로 흘러들어간 돈은 39억에 달하고 있다. 싱

가포르주재 회사들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투자원이며 거물인 리엠 시오에 리옹

(Liem Sioe Liong)과 수하르토 가족중 몇명을 포함한 인도네시아의 사업가들은

수도인 싱가포르에서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중 일부분은 인도네시아 상황

에 의해 불리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제에 미친 중요한 영향 중의 하나는 일본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는 것이다. 일본은 자국의 금융위기와 현재 경기침체로 인해 수렁에 빠져들었

다. 동아시아로부터 수출요청의 감소와 지속되는 엔화의 약세는 그 지역에 악영

향을 끼치고 있다. 3월달까지 일본의 가정지출은 5.7% 감소했다. 4월달에는 50

건에 달하는 건출계약이 1년전보다 15% 하락했고 실업율은 4월에 4.1% 증가했

고, 지난 2월달에는 3.6%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일본수상은 만약 공공부문 지출

이 1조2천억 증가하면 최소한 일본이 경제공황으로 빠져드는 것을 방어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경기의 후퇴는 일본으로 하여금 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훨씬 감소

시키게 할 것이다. 일본으로 가는 총 수출비율은 인도네시아 23%, 중국 17.5%,

필리핀 16.2%, 태국 15.1%, 말레이시아 12.6%, 한국 10.9%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여전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

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98년초 3개월동안 전년도대비 7.2% 증가했다. 그

러나 이것은 96년도의 9.7% 성장과 97년도 8.8% 성장, 주룽지 수상이 98년동안

8% 성장률을 예견했던 것에 비해 낮은 성장률이다.

이 지역의 중국외 다른 국가들의 두려움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특히 중국의 수

출이 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감소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위

안화의 평가절하를 가져올 것이며 다른 나라 통화의 가치하락을 야기하게 될 것

이다.

위의 각국 통계수치들은 일년전에 시작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현재 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의 실물경제를 갉아먹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생산,

직업, 물가에 대한 심각한 악화를 반영하는 것이며 또한 ‘경제적 기초’를 보여

주는 척도인 것이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떠한 정책이 현재의 상황을 호

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특히 재정 및 통화정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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