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부인, “성희롱 피해” 호소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 강행 방침 아래, 노동자 가족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4일 현대자동차 가족대책위(회장 이영자)는 “회사가
가족들에게 협박과 회유를 섞어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으며, 남편
을 만나러 온 조합원 부인들과 아이들에게 용역경비를 동원해 거친
행동을 하는 등 폭력까지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현대자동차측은 해고통지서를 가정으로 발송한 후 전화통화
로 희망퇴직을 강권하는 등, 주로 노동자 부인들을 상대로 정리해고
공세에 벌여왔으며, 그 과정에서 임신부가 유산하는 등 무리가 잇따랐
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근속사원의 부인이 남편의 정리해고문제로
회사 이사를 면담하던 중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사측의
무리한 해고전략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직원 박 아무개 씨(생기부)의 부인은 지난달 26일 회사측 최 아무개
이사와 박 아무개 부장으로부터 면담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21년간 근속하며 4번이나 포상을 받았던 남편이 회사측의 희망퇴직
권고를 거절한 직후의 일이었다.
박 씨의 부인은 “회사 간부들의 희망퇴직 요청을 거절한 뒤 남편이
정리해고 된 사유를 물었지만 ‘재수없이 걸렸다고 생각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여라’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식사도중 ‘애인은 있느냐’, ‘춤은 출 줄 아느냐’ ‘그런 것도 못하고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등의 인격 모독적인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
했다. 그는 심지어 “간부들이 단란주점으로 데리고 가 종업원의 몸을
더듬으며 함께 춤을 추자고 하는 등 모멸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박 씨의 부인을 성희롱한 이사 최 씨를 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으며, 최 씨는 이에 대해 “고발만은 취하해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가족대책위측은 “지난달 24일 한 부인이 아기를 데리고
남편에게 도시락을 전해주러 왔다가 30여명의 용역경비에게 거칠게
제지를 당했으며, 같은 날 사내집회에 참석한 가족들이 정문에서 경비
들에게 떠밀려 아들을 보러온 노모가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고 아이
들을 비롯한 10여명이 온몸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는 등의 피해가 있었
다”고 주장했다. 또한 29일 울산시청을 방문한 김정길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서한을 전달하려다 전경들에게 강제로 끌려나오던 부회장
하현숙 씨와 회원 5명이 전치 4주에서 2주의 상처를 입는 사건도 발생
했다.
한편 당국은 29일 사건과 관련, 가족대책위 집행부에 대해 ‘불법시위
‘ 혐의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이에 대해 집행부들은 “집회신고
를 하려해도 받아주지 않고 무조건 ‘불법’ 운운해 체포영장을 발부하
는 것은 오는 6월 김대중 대통령의 울산 방문시 가족들의 발을 묶어놓
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1998년 8월 5일 수요일 제1181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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