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나토의 위선적 선서
안드레 군더 프랑크(Andre Gunder Frank) 4/4
미국 정부는 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정 하에 유고슬라비아 정부에 의해 억류되어 있는 3명의 미군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법에 호소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국이 이끄는 나토 19개 국가는 -4월 2일 베오그라드 중심부의 2개 건물을 포함하여- 유고슬라비아의 군사, 민간 목표물을 제멋대로 폭격하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중립국가들이 상업 해운에 이용하는 주요 국제 항로를 고의적으로 봉쇄하고, 노비사드의 다뉴브강에 있는 문화적으로 소중한 다리를 폭격, 강물 속으로 쳐박아버림으로써 국제법을 극악무도하게 위반하고 있다-아니 이미 위반하였다.
나토 국가들은 유엔 기구 전체를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유엔, 특히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분쟁의 논의와 해결을 위해 마련한 협의절차를 파기해버리고 있다. 여기에는 특히 인권을 보장하는 절차와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에 관한 과정이 포함된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국제법의 기둥을 -위반하는 정도를 넘어- 뻔뻔스럽게 폐기해버리고 있는 것이다.
나토와 특히 미국은 사실상, 그리고 아마도 법률상으로도 보스니아 나토군의 관할 하에 있던, 집단학살과 인권침해로 기소된 범죄자들을 체포해서 헤이그 전범재판소로 송환-나토 회원국들은 미국 데이턴에서 해결의 일부분으로 체포와 송환을 결정한 바 있다-하지 않음으로써 국제형법을 가로막아 왔다.
데이턴 협정을 보장, 이행할 책임자로 데이턴에서 선출, 지지받은 밀로셰비치 자신이 악마로 화해 유고슬라비아 전체에 대한 불법적 나토 공습의 구실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는 이미 십년전에 코소보의 자치권을 폐기해버렸으며, 서구가 유고슬라비아의 붕괴를 야기하고 이를 지지함으로써 밀로셰비치에게 기회를 제공한,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독재통치가 시작된 것은 십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미국/서구가 처음에는 지지하다가 나중에 비난한 사담 후세인과의 차이를 비교해보라. 밀로셰비치는 이제서야 그와 비교되고 있다.)
나토의 공습은 밀로셰비치와 그의 통치에 반대하는 세르비아 세력-이들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정치적 해결과 코소보를 포함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거주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정책을 촉진하는 최선의 기회와 기제를 만들고 있었다-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켰다. 세르비아의 평화, 여성, 민주주의 운동들은 밀로셰비치에 대한 이러한 국내적 반대를 오랫 동안 이끌어왔다. 이들이 몇 달에 걸친 겨울밤 동안 수십만명의 사람들을 거리로 조직하고 그 결과 밀로셰비치로 하여금 수많은 반민주적, 불법적 조치들을 무효화하도록 강제했을 때, 이들은 전세계에 평화적 동원의 모델이 되었다. 만약 나토 강대국들이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를 포함하여 유고슬라비아 어느 땅에서건 민주주의나 인권을 도모하는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은 유고 국내 운동의 기를 꺾기보다는 그들과 함께 행동했어야 했다.(이라크 또한 마찬가지 경우였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CIA와 미국방성이 예측하는 바에 따르면, 나토 공습은 코소보 알바니아인들의 삶, 재산, 가정, 조국의 빈곤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증가시켰다. 나토 공습과 세르비아의 박해로 이웃 나라들로 내팽겨쳐진 알바니아인들-나토의 인도주의적 관심사는 이들을 돌보기 위한 아무런 준비도 해놓지 않았다-의 재산을 어떤 조치로 얼마만큼 복구할 수 있는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세르비아로부터 도망쳐나온 알바니아 난민들의 숫자는 세르비아로 도피한 세르비아인들의 숫자-이들 역시 나토의 정책이 유발시키고 지지한 인종청소로 인해 크로아티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다-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제 막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러한 두가지 난민의 흐름을 비교하고 이들간의 관계를 고찰해볼 때 단순한 위선 이상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만약 나토의 도움으로 고국에서 쫓겨나고 아직도 뿌리내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인들이, 역시 나토가 알바니아인들올 몰아내도록 도운 후 세르비아의 코소보에 정착하게 된다면, 이는 무시무시한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나토 회원국들은 모든 ‘테러주의’ 군사, 준군사 세력을 비난하고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물론 인도차이나에서 아프가니스탄, 앙골라를 거쳐 콜럼비아, 과테말라, 니카라과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그들 자신이 훈련, 무장시키고 자금을 대준 세력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코소보 알바니아 운동의 군사 세력은 ‘자유투사’가 되었음에도, 애석하게도 이들은 10일간에 걸친 나토의 공습과 세르비아의 군사공격 이후 코소보에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또한 몇몇 나토 회원국의 경찰당국이 국제법을 위반한 대규모 마약밀매로 기소한 바로 그 알바니아계 조직들을 나토가 지원하고 보호하려고 했던 사실도 아이러니컬한 위선이다.
코소보의 대량학살에 대해 비난을 조장하고 있는 미국의 논의에도 적어도 얼만큼의 위선이 존재한다. 미국 정부는 국제인종학살협약에 서명하는데 40년을 허비했으며, 그 사이에 과테말라에서 대량학살을 야기했고(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이를 시인했다) 인도차이나에서는 융단폭격을 통해 대량학살을 자행했으며(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국민들은 융단 밑으로 쓸려내려갔을까?), 다른 식으로 모욕당한 베트남인들이 캄보디아에서 대량학살을 멈추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또한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국내 및 국외 쿠르드족에 대한 인종학살 정책에 눈을 감는 등, 살육을 지지하거나 다른 식으로 바라보았다.
사실 이라크에서 폭격과, 감손성이지만 방사능을 보유한 우라늄의 피해와 독성, 그리고 이라크 경제와 사회서비스를 마비시킨 십년간의 통상제재로 수십만의 남성, 여성, 어린이들을 죽인 것은 바로 미국이었다. 왜 그랬을까? 첫째이자 가장 주요한 이유는 이라크의 석유를 최대한 세계시장에서 몰아냄으로써 이미 낮은 수준의 유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최근 구유고슬라비아의 다른 지역들에서도 여전히, 미국과 나토 동반국가 일부는 보스니아에 ‘안식처’를 세운 다음 대량살육과 인종청소를 감시하기 위해 ‘속수무책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안전한’ 지역들이 (동일한 유고슬라비아 군대의 지원을 받은) 보스니아 세르비아인들에 의해 접수되고 이들이 스레브레니카와 다른 지역에서 이슬람 공동체를 전부 학살하고 그들의 재산을 약탈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수십만의 세르비아인은 이와 유사하게, 하지만 훨씬 거대한 규모로, 부를 챙긴 크로아티아인들에 의해 축출되었다. 아마도 미국은 인종학살협약에 너무 늦게 서명하였기 때문에 이를 구실삼아 개입할 여지가 없었던 듯하다.
서구의 주요 나토 강대국들이 유고슬라비아의 붕괴와 이른바 오랜 ‘인종적’ 기원을 가진 붕괴의 끔찍한 결과들을 피하거나 치유하는데 계속적으로 실패했다는, 아니 심지어 이를 거부했다는 점 또한 부끄러운 위선이다. 오히려 각 시기마다, 너무 길어 요약하기가 불가능한 일련의 도미노 같은 사건들을 일으키고 묵과한 것은 이들 서구 강대국과 그들의 정책, 혹은 정책의 부재였다. 게다가, 매번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해결책의 수용을 (고의적으로?) 거부한 것 또한 서구 강대국들이었으며, 그 결과 이미 상황은 너무 진전되어 오웬스계획이나 데이턴협정과 같은, 유혈사태가 일어나기 몇 년전에 거부된 것과 꼭같은 해결책만을 남기면서 힘의 정치가 낳은 수많은 죽음과 결합되어 버렸다.
랑불레에서 서방 강대국들이 유고슬라비아가 받아들일 수 없음이 틀림없다는 점을 자신들도 알고 있던 ‘해결책’을 끝까지 요구하고 있을 때, 파리에서는 알바니아계를 포함한 유고슬라비아의 모든 주요 정당이 모여 서구 열강이 거부한 협정에 도달했다. 따라서 나토는 위선적으로 공언하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기 때문에 폭격을 시작했으며, 이는 다른 모든 선택수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나토의 폭격이 시작되자마자 러시아 수상은 베오그라드로 날아가 코소보의 알바니아인들에 대한 박해와 그들의 탈출을 막을 수도 있었던, 즉각적인 휴전을 가능케할 수 있었던 협정을 논의하였다. 그러나 물론 이는 나토 주요 강대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는데(일부 강대국이 아닌 나라들은 수용할 수 있었겠지만), 왜냐하면 알바니아인들의 참상이 발칸반도에 대한 미국의 나토 공세를 위한 위선적 구실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p.s. 나토 제일강국의 퍼스트레이디인 힐러리는 며칠전 모로코에서 연설을 하면서 유고슬라비아의 비극을 애도했다. 하지만 그녀는 진실을 왜곡시키고 역사를 위조하는 이들 때문에 훨씬 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그녀는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에게만 이러한 위선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면서 자신의 믿음직스럽고 진실된 남편인 미국 대통령에게서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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