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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의 양면: 핵무기와 핵에너지
WISE 509/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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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산업계에서는 핵무기와 핵무기의 평화적(시민적) 이용 사이에는 어떤 연관도 없다는 주장을 펼쳐 왔었다. 그러나 핵무기와 핵무기 기술의 확산을 핵확산이라고 할 때,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이야말로 이러한 핵확산의 원천이 되어왔다.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것이 단지 신화에 지나지 않음은 이제 만천하에 명백한 사실이 되었다.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에너지 산업의 전과정 – 우라늄의 채취에서 농축, 재처리에 이르기까지 -이 군사적 핵 산업의 과정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유일한 차이라면 ‘핵무기를 생산하는 공정’이 빠져있다는 점 뿐이다. 그러나 민간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도 역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기술적인 차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재처리 과정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해내는 공정 역시 마찬가지다. 핵산업계가 만들어 내고 있는 또 하나의 신화는 핵발전소에서 나온 플루토늄은 핵 폭탄 생산에 사용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사실과는 다르다. 시민적혹은 원자로 수준의 플루토늄도 핵무기처럼 ‘폭발’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핵산업계는 IAEA(국제 원자력 에너지 기구)라는 국제 조직과 NPT(핵확산금지조약)이라는 국제협약을 내세우고 있다.
IAEA(국제 원자력 기구)
비엔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IAEA는 미국의 공식적인 핵 경비견이라고 할 수 있다. IAEA는 주로 미국의 주장에 따라 1958년 만들어져 ‘핵 에너지의 시민적 이용’을 가능하게 한 조직이다. IAEA는 그 동안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은 대부분 핵에너지의 상업적 이용을 증진시키는 것과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보호한다는 두 가지 모순된 과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에서 나온 것들이다.
IAEA는 주된 임무를 핵에너지 진흥으로 이해하고 있다. 핵 안전 규제시스템은 주로 시민적 핵 산업이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안전규제는 비핵무기 국가들의 통제 아래에 있는 핵 물질과 핵시설에 대해 이루어진다. 핵 분열 물질의 의미 있는 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IAEA의 주된 과제이지만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IAEA는 세가지 결점을 갖고 있다 :
1) IAEA는 민간 핵 시설과 물질 만을 통제한다. 더욱이5대 핵 보유 국가에 대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핵 물질을 이 다섯 국가가 보유하고 있고 핵확산의 대부분도 이 국가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2) IAEA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라크, 북한 등의 비밀 핵 무기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발견하지 못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핵무기 제조에 성공했고, 이라크와 북한도 거의 성공했다. 이라크와 북한 역시 IAEA 회원국이었기 때문에 IAEA가 이들 국가의 핵 시설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사실상 그렇지 못했다. 이들 국가에서 자신들의 핵 시설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세 국가의 밀수와 비밀스러운 거래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례가 공개적인 문헌으로 나와 있었지만 IAEA는 이런 사실을알면서도 침묵을 지켰음에 틀림없다. 이 기간동안 IAEA가 펴낸 안전 규제 연례 보고서에는 어떤 핵확산 사례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3) 유럽연합에서는 Euratom이 지역 내의 핵 시설과 핵 물질에 대한 안전규제를 하고 있다. IAEA는 Euratom의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율통제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의 자율 통제를 원하는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사례이기도 하다. 이런 식의 자율 총제가 IAEA의 예산 절감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 IAEA의 안전 규제 예산은 지난 15년간 정체상태에 있어 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핵 시설과 핵 물질의 양은 50% 이상 증가해 왔다.
NPT(핵확산 금지 협약)
NPT는 1968년부터 25년을 기한으로 체결된 국제 협약이다. 70년은 5rorr의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때였다. 95년 열린 검토 회의에서 NPT는 무기한 연장된 바 있고, 5년 마다 점검 회의를 열어 NPT의 기능을 평가하고 보다 많은 실천, 특히 5개국에서의 군축 진행에 대해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NPT는 전 세계적인 핵 확산 방지의 구조적 틀
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수많은 허점을 안고 있다.
만약 어떤 국가가 ‘ 의미 있는 핵분열 물질의 양’이하로 매년 조금씩 핵물질을 보유해 간다면 몇 년이 지나 핵무기 제조에 충분한 핵 물질을 얻을수 있지만 NPT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NPT의 ‘의미 있는 양’이 규정하는 수치도 이젠 낡은 것이 되었다. 최근에 디자인되고 있는 핵무기는 NPT가 규제하고 있는 8kg이 아닌 3-4kg의 플루토늄 만으로도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드러난 또다른 허점은 핵 폐기물에 포함된 넵튜늄-237과 아메라륨-241과 같은 NPT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동위원소가 핵무기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지난 50년 동안 이사실을 알면서도 은폐해 오다가 지난해 말에야 이 사실을 공표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 같다. 90년대 들어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고준위 폐기물 처리를 위해 이 물질들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 물질들이 이미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공개적인 시장에서 거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계선은 없다.
핵의 평화적(시민적) 이용과 군사적 이용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은 없다.최근에 미국이 핵 발전소에서 핵무기 생산을 위한 트리튬을 생산하기로 했다는 사실에도 이런 점은 분명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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