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신축 증축, 컴퓨터 구입, 앨범, 수학여행 등 모든 학교 일에는 99% 이상 뒷거래가 있다고 보면 된다.”

20년 이상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주임교사의 자조섞인 고백이다. 서울 ㅈ고등학교 김 모 교사는 “3박4일 동안 저녁에는 최고의 식사와 술상이 마련됐다. 수학여행을 마치고 서울에 왔을 때, 학년주임이 돈이 남았다고 10만원씩 봉투에 넣어 나눠주었다”며 “돈 받고 술대접을 받는 정도는 오랜 관례이고 액수도 작아 문제제기 자체가 어색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수련회나 극기훈련의 경우, 이벤트회사가 30% 정도 챙기고 나머지를 학교측에 리베이트로 준다”며 “학교마다 교장과 서무주임, 학년주임, 담임 등에게 전달되는 양식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김 교사에 따르면, 화성 씨랜드처럼 시설이 낙후된 곳은 대부분 뇌물이 오간다고 보면 틀림없고, 평교사들은 이 돈을 대부분 회식비로 쓴다고 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기초에 회식을 했는데 앨범업자가 내는 거라고 해서 ‘앨범업자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무슨 얘기냐’고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며 교장에게 얼마가 건네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담임인 자신에게는 60만원이 건네졌다고 고백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는 학교급식의 경우, 납품업체가 교장이나 학교측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요구받는 것은 이미 알려진 비밀이다. 교장에게 주고, 운동부 지원하고 … 결국 업체는 부실한 재료를 공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보화 교육을 위해 대량으로 구입하는 컴퓨터나 각종 실험기구, 기자재 등에도 리베이트가 오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학교 신축 보수 등의 공사에도 대부분 수백에서 수천 단위의 뇌물이 건네진다”고 말했다.

오랜 관행이 되어버린 리베이트에 교사들은 너무 무기력해져 있다. 물론 일부 교사는 받은 돈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자율학습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선물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지혜로운 현실 극복 방안이란다.

그러나 개인의 양심으로 해결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도의 한 학생주임 교사는 “학교예산의 세부내역을 학교운영위에서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면 음성적인 리베이트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반, 제291호 9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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