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우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실시

– 대우 계열사 해외 헐값매각과 노동자에 대한 대량 정리해고 가속화

대우그룹 102개 채권금융기관들은 26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고 대우그룹

25개 계열사 가운데 ㈜대우,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등 핵심 12개 계열사에 대

한 워크아웃을 결정했다. 워크아웃 대상 계열사는 3개사 외에 대우통신, 대우자

동차판매, 대우전자, 대우전자부품, 쌍용자동차, 대우캐피탈, 경남기업, 오리온

전기, 다이너스클럽코리아 등이다. 대우증권 등 금융계열사는 워크아웃 대상에

서 제외됐다. 워크아웃 대상 12개 계열사는 채권·채무가 3개월 간 동결되며,

채권단으로부터 1조 1천억 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받게 되었다. 신규 자금지원은

대우 계열사에 수출금융지원 형식으로 7억 달러가 지원되고 협력업체 진성어음

교환을 위해 3천억 원이 즉각 지원된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그룹의 원활한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

해 워크아웃을 실시한다”며 “김우중 대우 회장도 워크아웃에 동의했다. 그러나

대우의 구조조정 골격은 대우와 채권단이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그대

로 진행되며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의 경영권도 존중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도 27일 12개 대우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조치

와 관련, “(대우 계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점에서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와 입장을 함께한다”고 발표하고 “대우의 재정상황 안정화를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대우의 워크아웃 조치에 대해 동의를 표

했다.

언론에서는 대우에 대한 워크아웃이 전격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으

나 정부는 이미 오래 전에 워크아웃 방침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중 정부는 지난 3월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구조조정을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자 워크아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대우가 발행

한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에 발목잡힌 투신사를 고려해 그 실행시기를 미뤄왔다

는 것이다. 그러다가 8월 22일 청와대 관련장관회의에서 최종결정이 내려졌고

25일 대우의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과 의견을 조율하여 26일에 발표한 것이다.

국내외 채권단의 이해가 보장되는 워크아웃

이번 워크아웃 결정의 주된 이유로 대우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점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대우의 구조조정 가속화 실천방안을 발표하면서

4조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으나 10일 만에 바닥이 났으며, 그 동안 제일은행이

제공한 2조 원의 콜자금으로 대우는 겨우 연명해 왔다고 한다. 대우의 협력업체

들은 대우에 물건을 팔고 받은 진성어음마저 결제가 되지 않아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으며 대우에 대해 납품을 중단하는 일까지 있었다. 금융권은 대우에

대한 신규지원을 하지 않고 부채의 만기연장만을 해 주어 대우의 자금난에 실질

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현상이다.

그 동안 해외 및 국내 채권단은 대우의 부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할 것으

로 계속 요구해 왔으며, 이에 대해 23일 금융감독위원회 김영재 대변인이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의 채권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지급보증하겠다고 밝혔다. 대우

부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한 상태에서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이다. 국내

채권단은 지급보증 약속을 받아낸 이후 대우에 대해 워크아웃을 하자고 적극적

으로 제기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대우 워크아웃 결정이 정되었던 외양의 이면에는 그 동안 대우문제 처리에 대하여 초국적 자본이 김대

중 정부의 적극 개입을 요구해 온 것을 정부가 전면 수용한 측면이 주되게 자리

잡고 있다. 정부의 적극 개입이란 다름아닌 대우의 부채에 대해 김대중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며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대우에 대한 채권을 안전하게 회수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 것이다. 대우에 대한 워크아웃 결정이 갖는 중요한 의

미는 제도언론에서도 보도했듯이 국민세금을 쏟아부어서라도 대우부채를 해결하

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인 것이다. 그래서 대우 워크아웃 결정은 무엇보다도

국내외 채권단, 특히 해외 채권단의 이해를 보장하는 대우문제 처리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해외 헐값매각, 대량 정리해고 등 대우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대우 채권단은 이번 주 워크아웃 대상 12개 계열사에 자금관리단을 파견하는

등 채권단 주도의 대우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제일, 한빛, 외환, 조흥, 서울,

산업은행 등 6개 전담은행은 31일까지 채권 신고를 받고 이번 주 내 워크아웃

대상 12개 기업별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자금관리단 파견여부와 자산, 부

채 실사 및 회계법인 선정, 신규자금 지원 여부 등을 결정한다. 그러나 채무조

정은 통상 3개월이 걸리지만 대우에 대해선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으로 일부

계열사에 대해선 1개월 이내에 끝낼 예정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기업의 결정권은 사실상 채권단이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제 대우 12개 계열사들은 채권단의 주도 아래 보다 신속히 해외매각과 내부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워크아웃은 채무조정만을 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

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채권단은 기업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

워 인원정리, 임금삭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훨씬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

다.

채무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이다.

대우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무조정이 이루어진다. 기업회생을 위해 추가대

출, 부채탕감, 출자전환, 이자감면 등의 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

한 채무조정의 결과 금융권이 필연적으로 부실화될 것이고 이에 대해 정부는 공

적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을 쏟아붓게 되는 것이다. 6월 말 현

재 대우의 은행권 여신은 23조 원이고 투신사의 대우 채권은 25조 원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우 워크아웃 과정에서 최소 10조 원에서 최대 50조 원의 공

적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의 부채 규모가 정확하게 밝

혀지지 않고 있고 자산평가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편차가 생기고 있

다. 실사과정에서 숨겨진 해외부채가 드러나게 되거나 해외매각이 헐값으로 이

루어질수록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확대될 것이다.

예컨대 최근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대우자동차에 GM이 “대우와 50대 50이나

60대 40의 비율로 대우자판, 폴란드 대우-FSO, 군산공장, 우량 부품업체 등을

포함한 우량회사를 만드는 조건으로 투자를 하겠다”고 제의해 온 것으로 보도되

고 있다. 나머지 부실부문은 ‘배드 컴퍼니’로 분류해 ‘배드 컴퍼니’에 안겨진

부채와 부실채권, 우발채무 등은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

다. GM의 요구대로 매각될 경우 이 부실부문에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번 대우 워크아웃 결정으로 인해 대우 계열분리와 우량부문의 해외매

각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부실부문은 고스란히 남게 되고 이를 해결

하기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공식화되고 있다. 또 채권단의 주도로 노동자에 대

한 구조조정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할 명분이 강화되고 있다. 이제 대우 노동자

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이 강행될 것이고 정리해고가 대대적으로 또 신속히 이루

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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