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우 해외채권단, 정부 지급보증 요구하며 워크아웃 계획 거부

대우 해외채권단은 대우의 해외채무에 대한 정부와 국내 채권단의 지급보증과

대우 워크아웃에 대한 승인권을 요구하며 대우의 해외채무에 대한 지불유예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주)대우, 대우자동차 등 대

우의 4개 주력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 확정이 2-3주 후로 연기되었다. 그

래서 11월 10일 대우채권에 대한 대량환매 요구와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시장

해외채권단과의 협상 결렬

10월 28일 도쿄에서 열린 대우 해외채권단 전체회의에서 국내채권단과 기업구

조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지불유예안이 공식 동의를 얻지 못했다. 전체회의에서

해외채권단은 종전보다 더욱 강경한 자세로 선회했다. 이들은 해외채무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내 채권단이 지급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해외채권단은 또

워크아웃 계획을 승인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요구했다. 워크아웃 계획이 자신

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거부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달라는 것이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전체 채권의 10%에 불과한 기관(대우 총 부채의 10%선

인 67억 달러)이 워크아웃 승인권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해외채권단의 요

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외채권단이 국내채권단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해외채권단도 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해서 부채탕감, 이자감면, 신규자

금 지원 등 일정한 손실을 감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이미 해외채권단에 상당한 양보안을 제시했다. 외국금

융기관이 대우에 빌려준 자금에 대해서는 회사의 경영상태에 관계없이 2년 내에

우선적으로 상환해 줄 것을 보장한다는 방침을 해외채권단에 제안한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이러한 양보는 대우의 10조 원 담보를 우선적으로 해외채권단에게

배정하겠다는 양보에 이은 또다른 대폭적인 양보이다. 사실상 해외채권단이 그

동안 공식적으로 요구해 온 것을 국내채권단이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수용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채권단이 이를 거부하고 더 강경한 요구를 제시하면서

협상을 결렬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해외채

권단이 11월 10일 대우채권 환매 요구로 인한 한국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최

대한 이용하여 자신들의 채권에 대한 보다 확실하고 유리한 보장을 받으려는 것

으로만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으로, 해외채권단이 공표되지 않

은 해외채무(그 동안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로 존재할 것

으로 공인되고 있는 우발채무 등의 해외채무)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면서 거부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정부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국내채권단이 대우채무의 90%를 가지

고 있기 때문에 워크아웃을 진행하는데 큰 문제가 룹의 채권회수를 요구하면 대우는 법정관리나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해외채권단도 큰 손실을 입게 되므로 결국

협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채권단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대우의 핵심계열사에 대한 워크아

웃 개시를 2주 내지 3주 유보하기로 결정한 데서 드러나듯이, 해외채권단의 동

의 없이는 위크아웃을 추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우선 대우의 핵심 4개 계열사

의 해외부채는 4개 계열사 총부채의 25%가 넘는다. 워크아웃이 개시되기 위해서

는 신고채무액의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 4개 사는 해외채

권단의 동의 없이는 워크아웃 실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주력 4개 사의

부채는 50조 원 정도에 이르고 대우 총부채의 8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들 4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대우그룹 워크아웃이란

별 의미가 없게 된다.

이처럼 대우 워크아웃에 대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해외채권단은 “어떤 경우에

도 대우 계열사에 대한 채권을 안전하게 상환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보다 명

시적인 보증을 요구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채권단은 채권회수

요구, 국가신인도 하락 등을 무기로 한국금융시장을 불안에 몰아넣을 것을 위협

하고 있다.

따라서 11월 10일이 하나의 분기점이 되어 타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때 큰

혼란이 없더라도 그 이후에도 해외채권단과 정부의 협상이 쉽게 타결되기 어려

울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쉽게 해외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고, 해외채권단은 자신들의 채권에 대한 안전한 회수가 보장될

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버틸 것이기 때문이다.

대우 실사 결과, 주력 계열사들의 손실규모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대우계열 주력 5개

사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 결과 부채가 자산보다 22조여 원 많은 것으로 드러났

다. 이들 5개 사의 장부상 총자산 74조6000억 원 중 45%인 34조 2000억 원이 회

수불가능한 부실자산으로 판명됐다. (주)대우의 경우 자산이 11조 8000억 원,

부채가 26조 3000억 원으로 평가돼 자산초과 규모가 14조 5000억 원에 달하고,

대우자동차의 경우 자산이 12조 원, 부채가 15조 원으로 평가돼 자산초과 규모

가 3조 원에 달했다. 기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규모는 △대우중공업 1조

4000억 원 △대우전자 2조 9000억 원 △대우통신 9300억 원 등이다. 그러나 채

권은행들은 “이마저도 잠정적인 수치이며 정확한 실사결과는 계열사간 대차거래

와 지분, 공동소유자산 등을 모두 정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부

실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우 워크아웃 대상 계열사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자력으로 감당해

갈 수 있는 ‘적정 차입금’ 수준은 국내 총부채 59조 원의 40% 수준인 22조 원인 것으로 국내 채권단은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적정차입금을 넘어서는 36조 원

의 채무에 대해 출자전환, 금리감면,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을 해 주어야 할 것

으로 밝히고 있다. (주)대우의 경우 채무의 80%인 18조 원을 채무조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대우자동차는 8-9조 원, 대우중공업은 3-4조 원, 대우전

자 2-3조 원 등). 그 결과 대우부실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실률이 40-5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신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개시되다

정부는 대우채권 손실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실사결과가 알려지자 시장불안 심

리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26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한국투신과 대한투

신, 서울보증보험 등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방침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

면, 대한투신과 한국투신에 3조-3조 5천억 원 가량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한다.

또 정부는 3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

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시장안정대책은 한국투신

과 대한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뿐만 아니라 투신사에 대한 환매요구 대비책

으로 유동성 공급의 확대방안, 금융기관별 손실처리 방안 등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8조 원에 이르는 대우 무보증채를 대우 계열사에 대한 손실률

만큼 할인한 뒤 성업공사 채권으로 교환해 유통하는 방안,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25조 원의 국공채, 통안증권을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하는 방안 등 투신사

안정화 대책이 주요하게 제시될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