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 노조가 지난 30일 파업돌입 5시간 만에 파업을 끝내 방송가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가지 않고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를 파업이 시작되고 나서야 해결한 데 대해 노사 모두 협상력 부재와 구태의연한 힘겨루기,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공사 노조(현상윤 위원장)는 30일 새벽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가 5시간40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40분 파업을 풀었다.

파업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는 기록적이었다. 전체 조합원 4677명 가운데 89% 투표(4156명), 93% 찬성(3877명)은 방송공사 파업사상 가장 높은 참여율과 파업 찬성률이다.

그러나 이런 열기와는 다르게 노사가 대립한 쟁점들은 노사 협상이 진행될수록 의견접근 가능성이 큰 것들이었다.

파업의 주요 쟁점은 임금문제와 공정방송위원회의 위상강화, 관리자 능력급제 도입 등 세 부분이었다.

우선 임금의 경우 회사는 9.1% 삭감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아이엠에프 이전인 97년 수준 회복(98년대비 8%)인상을 고집했지만 파업 직전 이미 노사는 각각 임금동결과 3.3% 인상으로 후퇴했다.

공방위의 경우 회사는 현행대로 유지를 고수했고, 노조는 사장 참가 등 위상강화를 요구해왔으나 이 또한 파업직전에 공방위의 징계권을 강화한다는 조건으로 현재와 같이 운영하기로 의견접근이 됐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제시한 관리자 능력급제 도입과 관련해 노조는보완장치로 관리자에 대한 상향평가제를 주장했으나 노조쪽의 평가 반영비율을 회사는 10%, 노조는 10%로 하되 앞으로 20%로까지 늘릴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넣어줄 것을 요구하는 정도의 미세한 시각차이를 보였다.

노사는 결국 파업 직후 들어간 협상에서 △임금 97년 수준 회복 △내년부터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관리자 능력급제 실시 △전문직제 도입 협의 등에 합의해 싱거운 파업을 끝냈다.

150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공영방송으로서 선뜻 임금을 인상하기 어려웠던 회사가 노조의 파업을 명분으로 슬그머니 임금인상에 동의해줬다는 지적과 함께 노조 또한 언론개혁과 연결된 현안보다는 임금문제를 우선 쟁점으로 하는 명분없는 파업을 벌였다는 비판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현상윤 노조위원장은 “임금회복 등은 중앙노동위의 조정결과에 따른 것으로 회사의 양보라고 볼수 없으며 노조로선 임금보다 중요한 여러 문제들에서 당초 입장이 많이 관철돼 파업을 푼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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