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노동계의 연말투쟁, 마지막 고비를 좌우할 변수들

노동계의 연말 공세가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노동계의 투쟁

은 크게 두 개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는 전임자 임금문제를 둘러싸

고 한국노총과 경영계가 벌이는 힘겨루기이고, 또다른 하나는 근로시간 단

축 등 개혁입법을 주장하는 민주노총과 정부·여당과의 전선이다.

먼저 전임자 임금문제를 보자. 이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힘겨루기는 실

질적으로 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되, 쟁의대상에서 제외하고, 유급전임자

수에 제한을 두는 내용의 노사정위 중재안이 제시되면서 급류를 타고 있다.

노사 양측이 강한 반대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물밑의 공기’는 사뭇 달라

보인다. 협상에 대한 한국노총의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고, 정치활동을 통

해서라도 전임자 임금문제만은 양보할 수 없다던 경영계도 사뭇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노사 양측에서는 유급전임자수의 상한선을 어떻게 둘 것인지, 기존

유급전임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각론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은 총론에 대한 가닥이 잡혀나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질적으로 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는 방향 아래 구체적인 계수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전임자문제가 해결되려면 아직도 많은 난관이 있다. 일차적으로는

법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한국노총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각종 집회와 17일 경고성 총파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런 계획은 ‘총력압박’ 작전을 펴기위한 한국노총의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 경영계도 언론을 통해 전임자 임금지급의 부당

성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기세싸움은 한국노총과 경영계의

물밑협상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법개정 일정도 쟁점과제다. 현재 한국노총은 연내 법개정을 강조하고 있

고, 정부는 국회일정상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노총으로서

는 내년 초 임시국회가 열릴지, 열린다고 해도 법안이 제대로 통과될 지에

대해 자신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식으로

올해 안에 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면 뭔가 확실한 보증이 없는 한, 한국노총이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하나의 과제는 노사정위 중재안을 놓고 노사정위에서 과연 합의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노사정이 합의를 한다면 그만큼 국회통과는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노사정위 탈퇴를 이미 선언한 바 있는 한국노총으로서는 이

방식은 다시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부담이 있다

. 한국노총은 일단 ‘장외거래’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경영계가 ‘제3의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영

계로서는 전임자 임금문제를 둘러싼 거래는 ‘잘해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애초부터 방어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

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

이 크다. 가뜩이나 언론에서도 전임자임금지급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

장을 견지하는 만큼 경영계로서는 이번 거래가 손해였음을 오히려 과시

(?)함으로써 이후 다른(!)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전임자 임금문제에 대한 해법의 내용과 시기는 이런 변수들에 의해 상당

한 진폭을 두고 우여곡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이번 주가 그런 진폭의 크기를 가름하는 마지막 고비가 될 것 같다.

민주노총과 정부여당의 갈등 구도는 민주노총이 근로시간 단축과 개혁입

법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는 선에서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클 것 같다. 민주

노총은 13일 2차 대국회투쟁 선포식을 하면서 18일까지 개혁입법촉구대회

국회 앞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주 민중대회에서 물리적

인 충돌에 대해 언론에서 ‘폭력시위’ 장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일

단은 근로시간 단축과 개혁입법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

로 예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번 회기안에 법개정이 안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민

주노총의 요구로 확실하게 부각시키겠다는 태도다. 그만큼 지금 당장 뜨거

운 쟁점은 안되겠지만 긴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저 자] 이성희 편집국장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12.13

[발 행 처] (주)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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