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노동] 농성장의 한맺힌 정년퇴임식

44명이 굶어죽을 뻔 했던 20일동안의 단식, 넉달에 걸친 서울역 노숙투

쟁…. 포항제철에 대한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복직요구 투쟁이 오는 16일로

꼭 3년째를 맞는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 민주노총 농성장에서는 이들 노동 자 가운데

57살 동갑내기인 강성철, 이만수, 지유광씨 등 3명의 `농성장 정년 퇴임식’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 75년과 76년 당시 `잘 나가는 대기업’이던 삼미특수 강에 입사

해 30여년동안 청춘을 바쳐 일했다. 그러나 지난 96년 부도위기에 몰린 삼미

그룹이 삼미특수강을 포항제철에 매각하면서 이들은 정든 직장에서 쫓겨났다.

포철이 전체 노동자 2342명 가 운데 587명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고난에 찬 복직싸움 끝에 이들은 지난 97년 12월 중앙노동위원회 에서 “부

당해고이므로 원직에 상응하여 복직시키라”는 판정을 받아낸 데 이어, 지난

1월엔 서울고등법원에서도 “포철은 소송을 낸 182명 전원을 복직시키라”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포철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고, 대법원 판결도 차일

피일 미뤄지고 있다 .

조합원 송철원씨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부의 구조 조정정책

의 발가벗은 자화상이자, 외환위기사태에 가위눌린 노동 자들의 눈물어린 기

록”이라며 “이혼과 아이들의 가출 등 해고노 동자들의 가정파탄이 심각한 지

경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 제 지난 6월 함께 싸우던 이광수씨가 가정파

탄을 비관해 목을 매 어 자살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 구리시 원진녹색병원은 13일 삼미특수강 창원공장 해고노동자

12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81%인 101 명이 질병을 앓고 있으

며, `정상’은 19%인 24명에 계속될 경우 위암 및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매우 많다”며

“지나친 스트레스 와 불규칙한 식사, 열악한 위생환경 등이 원인이므로, 하루

빨리 복직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firib@hani .co.kr

◐ 99년12월13일19시25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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