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드디어 돌아오다

공항에 나온 정리해고 피해자들, “김우중을 구속하라”

김우중, 도피 5년 8개월 만에 드디어 입국

  입장 발표를 위해 미리 준비한 쪽지를 살피고 있는 김우중 전 회장 [출처: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 8개월간이 도피생활 끝에 입국했다. 베트남 하노이 시로부터 14일 오전 새벽 5시 30분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우중 전 회장은 공항에서 대검 중수부 수사관들에게 체포되 곧바로 대검 중수부로 압송됐다.

최종 도피처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김우중 전 회장은 “책임을 지기 위해 입국을 결정했다”라고 짧게 말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책임을 지겠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선 “미안하다” “몸이 좋지 않다”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공항에 울려 퍼진 “김우중을 구속하라”


그런데 5년 8개월 만에 입국한 김우중 전 회장을 처음으로 맞이한 사람들은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원상회복 투쟁위원회 소속 노동자들이었다. 민주노동당, 사회당 당원들과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원상회복 투쟁위원회 소속 노동자들 100여명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공항경찰 측은 피켓이 너무 많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기는 했으나 적극적으로 시위를 막아서지는 않았다.

“경제파탄 주범 김우중 귀국 빌미 삼아 비리 재벌총수 사면 기도 반대한다!” “대우부도 진짜주범 김대중, 김우중을 처벌하고 국정조사 실시하라!” 등의 요구사안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온 시위대와 김우중 경호에 나선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200여명의 경찰력은 한때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예정보다 일찍 김우중 전 회장이 모습을 보이자 순식간에 시위대, 취재진들이 한 덩어리가 되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경미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날 집회에 참여한 김 인 사회당 기획국장은 “김우중이 모습을 드러내자 우리가 ‘김우중을 구속하라’등의 구호를 외쳤고 순식간에 취재진과 뒤섞여 학생당원 한 명이 약간의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판단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대검찰청 앞에는 전직 대우 임직원 약 40여명이 김우중 전 회장을 맞이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여론을 의식한 듯 특별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으나 김 전 회장에게 힘을 실으려는 듯 대검 주위에 늘어섰다.

긴급체포된 김우중,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

  김우중 전 회장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대검으로 향했다 [출처: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기자]

김 전 회장의 수사를 맡은 대검 중수부에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공언하고 있지만 김 전 회장 사건을 수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펌 ‘김&장’의 변호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김 전 회장은 기소중지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형식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긴급 체포자에 대한 구속 기간이 48시간인 점을 감안할 때 내일 저녁 경에는 구속 영장이 발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장 발부 이후 20일 이내 기소여부가 결정되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초순 에는 김우중 전 회장이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과연 김우중 전 회장이 ‘법의 심판’이라도 제대로 받게 될지 아니면 재벌들에 대한 수많은 전례와 마찬가지로 형집행정지-사면 복권의 수순을 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